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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화학지식 50
    Books 2020. 4. 30. 00:04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290477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화학지식 50

    삶 속의 화학을 만나다!『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화학지식 50』은 화학에서 현실과 관련 있으면서 흥미로운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쓴 책이다. 이 세상 거의 모든 것의 핵심에는 화학이 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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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억 초는 우리가 태어나 만 33세 생일이 될 때까지의 기간이다. 소금 알갱이 10억 개면, 보통 크기의 욕조를 가득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원자 10억 개는 우리 몸을 이루는 전체 원자의 10억분의 1의 10억분의 1도 안 된다.
    • 화학의 관심 대상은 원자보다 더 작은 아원자입자, 특히 원자의 바깥층을 이루고 있는 전자의 활동에 있다.
    • 원자를 복숭아라고 가정해보자. 이때 복숭아씨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핵이며, 즙이 많은 복숭아 과육이 바로 전자들이다. 이처럼 원자의 공간 대부분은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 원자가 흩어지지 않고 한 덩어리를 유지하는 것은 조그만 원자핵 덕이다. 원자핵의 양성자는 양전하를 띠는데, 음전하를 띤 전자가 사방으로 도망쳐버리지 않도록 끌어당겨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 산소와 탄소를 각기 다른 원소로 만드는 것은 바로 양성자 개수 차이다. 산소가 가진 양성자는 8개로 탄소보다 2개가 더 많다. 물론 시보Sg이나 노벨륨No 같은 아주 크고 무거운 원소들은 원자핵 안에 100개도 넘는 양성자를 갖고 있다. 작은 원자핵 공간 안에 양전하를 띤 입자들이 억지로 빽빽하게 들어차다 보면, 양성자들이 서로 반발하고 밀어내는 힘이 커져서 균형이 쉽게 깨진다. 그렇기 때문에 무거운 원소들이 불안정한 것이다.
    • 어떤 종류가 되었든 한 종류의 원자는 원자핵 속 양성자와 같은 수의 전자를 갖는다. 만일 전자 1개가 떨어져 나가거나 덧붙는다면 원자의 양전하와 음전하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서 원자는 ‘이온ion’이 된다. 이온이란 전하를 띤 원자 또는 분자를 말한다.
    • 지구상에 존재하는 엄청나게 다양한 생물들 모두 예외 없이 한 가지 특별한 원자를 가졌다. 바로 탄소다.
    • 우리는 양성자와 또 다른 아원자입자인 중성자가 원자의 중심에 매우 작고 밀도가 높은 핵을 형성하고 있고, 전자는 그 주변에 구름처럼 분포하고 있으며, 양성자와 중성자는 그보다 더 작은 쿼크라는 입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어마어마하게 밀도가 높은 원자핵 안에 양전하를 띤 양성자와 중성인 중성자가 들어 있다. 그 주위를 음전하를 띤 전자가 돌고 있다.
    • 모든 수소 원자는 양성자 1개, 전자 1개를 가졌다.
    • 중성인 입자는 원자 전체의 전하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 무게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수소 원자의 핵에 중성자 하나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엄청난 무게 차이를 만들어 얼음을 가라앉게 한다.
    • 수소 원자에 중성자를 하나 추가하면 큰 차이가 생긴다. 라이트플라이급 원자 입장에서 중성자 하나가 들어오는 것은 핵입자의 수가 두 배가 된다는 의미이다. 그 결과 생긴 ‘무거운 수소’를 중수소(D 또는 2H)라고 부르는데, 이 원자도 보통 수소와 똑같이 산소 원자와 결합해 물 분자를 만든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물은 보통 물(H2O)은 아니다. 중수소로 만들어진 물 분자(D2O)는 중성자를 추가로 가진 물 분자로 중수heavy water 또는 산화중수소deuterium oxide라고 부른다. 인터넷으로 구매 가능한 이 중수를 얼음 틀에 넣어 얼린 뒤, 보통 물에 이 중수 얼음을 넣어보라. 얼음이 물 아래로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자연에는 수소 원자 6,400개당 1개꼴로 중수소가 존재한다.
    • 삼중수소는 원자핵에 양성자 하나와 중성자 2개가 들어 있는 수소의 동위원소이다. 이 삼중수소는 다른 방사성 원소처럼 안정적이지 못해서 방사성 붕괴를 한다. 이런 성질 때문에 수소폭탄에서 촉발 장치로 사용된다.
    • 많은 경우 ‘동위원소’라는 단어 앞에는 ‘방사성’이라는 형용사가 붙는다. 그래서 모든 동위원소가 방사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다. 앞서 살펴본 중수소와 같이 방사성이 없는-다시 말해서 안정적인-동위원소가 얼마든지 있다.
    • 불안정한, 즉 방사성을 가진 동위원소는 붕괴한다. 다시 말해서 원자가 그 내부로부터 물질을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형태로 방출하면서 해체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원자 번호가 바뀌고 완전히 다른 원소가 되기도 한다.
    • 주어진 시료에 들어 있는 특정 방사성 원자의 절반이 붕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한다.
    • 야세르 아라파트Yasser Arafat
    • 우리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되는 속도를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고대의 인공물, 죽은 동물, 얼음 속에 보존된 고대의 공기 따위로 그 안에 들어 있는 동위원소의 비율을 이용해 해당 시료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 모든 생물은 살아 있는 동안 공기 중에 일정 비율로 존재하는 탄소-14를 흡수한다. 이 과정은 생물이 죽으면서 멈추고, 그 순간부터 탄소-14는 붕괴하기 시작한다. 과학자들은 탄소-14의 반감기가 5,700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생물의 몸에 남아 있는 탄소 동위원소의 비율로 그 생물이 언제 죽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 주로 산소의 동위원소 산소-18과 산소-16의 비율로 과거 특정 시점의 온도를 추측한다. 산소-18이 산소-16보다 무거워 증발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기후가 따뜻해 바닷물의 수온이 높으면 산소-18이 상대적으로 많이 증발한다. 증발한 수증기는 강수 형태로 내려와 극지방에서 얼음으로 보존되는데 얼음층에서 산소-18/산소-16 비율이 높은 부분은 당시 온도가 높았음을 말해준다
    • 알파선은 2개의 양성자와 2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입자, 즉 헬륨 원자의 핵과 같다. 알파선은 비교적 약해 종이 한 장으로 차단할 수 있으며, 베타선은 고속의 전자로 이루어져 있어 피부를 뚫고 몸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 감마선은 빛과 같은 전자기 에너지electromagnetic energy로 두꺼운 납으로 만든 차폐장치로 막을 수 있다. 감마선은 매우 위험하며 높은 준위의 감마선은 암세포를 파괴하는데 사용된다.
    • “생명의 아름다움은 그것을 구성하는 원자들에 있지 않고 원자들이 어떻게 배열되었는지에 있다.” -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
    • 17세기의 연금술사인 헤니히 브란트Hennig Brand는 금을 만들어내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는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연금술사들이 수백 년 동안 찾아 헤맨 신비로운 힘을 지닌 물질 또는 광물-을  인간의 체액에서 합성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자그마치 5,700리터의 오줌을 모았다. 1669년, 마침내 그는 놀라운 발견을 해냈지만, 현자의 돌을 발견한 것은 아니었다. 오줌을 끓이고 각 성분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화학적 방법으로 원소를 발견한 최초의 인물이 된 것이다.
    • 1869년, 러시아의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Dmitri Mendeleev가 주기율표를 고안
    • 인간 역사에서 상당 기간 원소란 불, 공기, 물, 흙이었다. 그러다가 제5의 원소로, 별을 이루는 신비로운 ‘에테르aether’가 덧붙여졌다. 왜냐하면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천체가 지구상의 물질로 만들어졌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원소element’라는 단어는 라틴어 ‘elementum’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는 ‘첫 번째 원리’ 또는 ‘가장 기본적 형태’를 의미한다.
    • 원소는 양과 상관없이 근본적인 물질을 가리키고, 원자는 그 물질의 근본 단위이다.
    • 원자번호는 각 원소의 원자핵 안에 있는 양성자의 개수이다.
    • 주기율표 맨 오른쪽에 있는 세로줄을 예로 들어보자. 이 세로줄에 속한 원소들을 비활성기체 족noble gases이라 한다.
    • 모든 원자에서 전자들은 원자핵을 둘러싼 궤도, 또는 전자껍질이라는 층에 배열되어 있다. 이 전자껍질에는 정해진 수의 전자만이 들어간다. 그 수가 다 차면 추가적인 전자는 더 바깥쪽에 있는 새로운 층의 껍질을 채워나가야 한다. 원자번호가 증가하는 것에 따라 전자의 수가 증가하므로 각 원소들은 각기 다른 전자의 구성을 보인다. 비활성기체의 중요한 특징은 가장 바깥쪽에 있는 전자껍질에 전자가 가득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장 바깥쪽 전자껍질이 최외곽 전자수로 꽉 차 있을 때 그 원자는 매우 안정적이다. 다시 말해서 이 원자의 전자는 화학 반응에 참여하도록 꾀어내기 어렵다.
    • 주기율표의 왼쪽에서 오른쪽, 즉 비활성기체 쪽으로 갈수록 그리고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갈수록 각 원자로부터 전자를 떼어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떼어내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주기율표의 가운데는 주로 금속 원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왼쪽으로 갈수록 금속의 경향이 더욱 강하다.
    • 주기율표의 가로줄은 원소들의 체중에 따른 체급이라고 볼 수 있다. 주기율표 맨 위로 동동 떠오른 라이트플라이급 선수인 수소나 헬륨은 고작 한두 개의 양성자를 가진 가벼운 원소들이다. 반면 주기율표의 맨 아래쪽에 있는 슈퍼헤비급 원소들은 그 묵직한 체중 때문에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 원소 가운데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마지막 원소는 92번 원소인 우라늄이다. 우라늄이 자연 붕괴해서 플루토늄을 생성하지만, 그 양은 무시할 만큼 적다. 플루토늄은 원자로에서 찾아볼 수 있고 다른 슈퍼헤비급 원소들은 입자가속기 안에서 다른 원소들을 충돌시켜 만들어낸 것이다.
    • 둘 이상의 원소로 이루어진 물질을 ‘화합물’이라고 한다.
    • 각 원소의 원자들이 다른 원자들과 화학적 결합을 해야 비로소 화합물이 된다. 이런 화학적 결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그저 각기 다른 원소의 원자들을 이리저리 섞어놓은 칵테일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상태의 물질을 화학자들은 ‘혼합물mixture’이라고 부른다.
    • 산소 분자(O2)는 2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한 것이지만 혼합물은 아니다. 왜냐하면 단 한 종류의 원소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 화합물은 두 가지 이상의 원소를 포함한 물질이다. 물(H2O)은 화합물이다. 왜냐하면 수소와 산소라는 두 가지 원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은 또한 분자이다. 왜냐하면 둘 이상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현대적인 제품에 사용되는 물질은 화합물이자 분자이다.
    • 어떤 화합물은 그 안에 화합물을 포함한다. 화합물의 기본 단위가 여러 차례 반복해서 연결되어 마치 구슬을 꿰어 만든 목걸이와 같은 구조를 이룬다. 그런 화합물을 폴리머polymer 또는 중합체라고 한다.
    • 이 폴리머 안에서 반복되는 각 단위를 모노머monomer 또는 단량체라고 한다. 즉 모노머를 구슬 꿰듯 이어붙이면 폴리머가 되는 것이다.
    • 원자가 음전하를 띤 전자를 잃거나 얻으면 중성이었던 원자 자체가 전하를 띠게 된다. 이렇게 전하를 띤 원자를 이온이라고 한다. 분자 역시 전자를 잃거나 얻어 이온이 될 수 있다.
    • DNA 폴리머의 경우 ‘화합물 안의 화합물’에 해당하는 모노머가 핵산nucleic acid인데, 이것 자체도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 분자나 화합물 안의 원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전자-양전하를 띤 원자핵 둘레에 음전하의 구름을 형성하는 작은 아원자입자-를 이용해서 서로 결합한다.
    • 나트륨은 가장 바깥 껍질에 있는 전자를 쉽게 잃어버린다. 전자 하나가 없어지면 나트륨 원자 자체는 양전하(Na+)를 띤다. 염소는 가장 바깥쪽 껍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쉽게 외부의 음전하를 띤 전자를 받아들이는데, 그러면 염소 원자 자체가 음전하(Cl-)를 띤다. 반대 전하를 띠는 이온끼리는 서로 끌어당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화학 결합이 만들어지고 소금(NaCl)이 생긴다!
    • 원자들이 어떻게 결합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이 음전하를 띤 전자의 분포이다.
    • 공유결합covalent bonds
    • 같은 분자에 속한 원자들 사이에만 공유된다.
    • 이온결합ionic bonds
    • 반대 극끼리 끌어당긴다’는 원리에 따른 결합이다. 앞서 이야기한 소금, 즉 염화나트륨이 바로 그 예이다.
    • 금속결합metallic bonds
    • 반대 전하를 띤 원자끼리 끌어당긴다는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
    • 여분의 전자를 여러 원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이다. 음전하를 띤 전자가 둥둥 떠다니다가 양전하를 띤 금속 이온 중 하나에 잠시 머물렀다가 다시 빠져나와 유유히 돌아다닌다.
    • 아마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은 없겠지만 주전자의 물이 100℃에서 끓는 것은 사실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물의 끓는점은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분자에서 예상할 수 있는 끓는점보다 훨씬 높은 온도이다. 주기율표의 특징을 고려하면 산소가 같은 세로줄에 있는 원소들과 비슷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주기율표에서 산소 아래에 있는 세 원소를 수소와 결합해서 수소 화합물을 만들었을 경우, 주전자에 넣어 끓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세 화합물 모두 0℃ 이하에서 끓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세 화합물은 부엌, 즉 상온에서 모두 기체로 존재한다. 그런데 물은 0℃ 아래에서는 아예 고체 상태로 존재한다.
    • 물 분자 사이에서는 한 분자의 수소 원자와 다른 분자의 산소 원자 사이에 이른바 ‘수소 결합’이 이루어진다.
    • 물 분자를 들여다보면 2개의 수소 원자가 1개의 산소 원자와 같은 침대를 쓰는데, 산소란 녀석이 이불을 빼앗아가는 고약한 버릇을 가진 상황이다. 이불(전자)을 빼앗긴 수소 원자들은 부분적으로 양전하를 띠게 되고 그 결과 다른 분자에 있는, 이불을 둘둘 끌어안은(부분적으로 음전하를 띤) 산소 원자에 눈길을 주는 것이다. 모든 물 분자는 2개의 수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 두 수소를 통해 다른  물 분자와 수소 결합을 할 수 있다. 이 끈끈한 물 분자 사이의 수소 결합 때문에 얼음이 얼 때 격자구조가 생기고, 이렇게 물 표면에 발생한 표면장력으로 연못의 소금쟁이가 물 위를 떠다닐 수 있다.
    • 한 원자가 공유할 수 있는 전자의 수는 대개 가장 바깥쪽 껍질에 있는 전자수와 일치한다.
    • 그런데 이따금 원자가 다른 원자와 전자쌍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을 공유하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탄소와 탄소의 이중결합 또는 탄소와 산소의 이중결합 등이 만들어진다. 심지어 삼중결합도 있다. 두 원자가 3개의 전자쌍을 공유하는 결합이다. 그러나 모든 원자가 삼중결합을 만들기에 충분한 전자를 가지지는 않았다.
    •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이름을 딴 판데르발스 힘은 모든 원자 사이에 존재하는 매우 약한 힘이다. 판데르발스 힘이 존재하는 까닭은 안정적인 원자나 분자의 경우에도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전하 분포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분자에서 일시적으로 음전하를 띤 부분이 일시적으로 양전하를 띤 부분을 끌어당길 수 있다. 물과 같이 ‘극성polar’을 띤 분자의 경우 좀 더 지속적인 전하의 분리가 일어날 수 있으며, 그 결과 분자들이 서로 좀 더 강하게 이끌린다. 수소 결합이 그 예로서 특히 강한 분자 간 결합을 이룬다.
    • 어떤 물질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것을 화학자들은 열융합thermal fusion이라고 부른다.
    • 플라스마
    • 고체에서 기체가 되는 상변화를 승화sublimation라고 한다. 승화가 일어나면서 기체가 된 이산화탄소는 여전히 차가워  공기 중의 수증기와 응결해 안개를 형성한다.
    • 초콜릿의 주성분인 코코아버터는 트리아실글리세롤triacylglycerol이라는 분자이다.
    • 이 코코아버터는 자그마치 여섯 가지 각기 다른 형태로 결정화될 수 있다. 이 각기 다른 형태를 다형체polymorph라고 한다. 이 여섯 가지 다형체는 각기 다른 구조를 가지고, 녹는점도 서로 다르다. 초콜릿을 녹였다가 다시 굳힐 경우 처음과 다른 다형체가 형성되고 그 결과 맛이 달라진다. 그냥 상온에 두더라도 초콜릿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처음과 다른 형태-가장 안정적인 다형체-로 변한다. 화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상전이phase transition라고 부른다.
    • 초콜릿 표면에 생긴 하얀 가루는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코코아버터의 다형체 VI일 뿐이다. 어떻게 보면 모든 코코아버터는 다형체 VI가 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가장 안정적인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형태의 초콜릿은 맛이 그다지 좋지 않다. 초콜릿이 천천히 VI 상태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초콜릿을 온도가 낮은 곳, 예를 들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 액정이라는 이름이 암시하듯이, 액체와 고체 결정의 중간 상태이다. 대개 막대 형태인 분자들이 한 방향으로 불규칙하게 배열되어 있지만(액체와 비슷) 한편으로 규칙적으로 포개져 있다(결정의 성질). 이런 배열이 일어난 이유는 분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이 방향에 따라 그 세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액정의 분자들이 층을 형성하는 데 각 층은 다른 층 위로 미끄러져 움직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층 안에서도 불규칙하게 배열된 분자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다. 이처럼 운동성과 규칙적 배열이 조합되어 있어서 마치 액체처럼 행동하는 결정이 만들어진 것이다. LCD 화면에서 분자의 위치와 분자사이의 간격은 빛을 반사하는 방식과 어떤 색으로 보이는지에 영향을 준다. 전기를 이용해서 유리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액정 분자들의 위치를 변화시킴으로써 화면 위에 패턴과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 화학물질에서는 원자들 사이의 결합에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다. 화학 반응을 통해 그 결합이 깨지면 그때 에너지가 방출된다. 반대로 어떤 결합이 만들어질 때는 에너지를 흡수해서 생성되는 화합물 안에 저장한다.
    • 퍼텐셜 에너지는 물질의 위치에 저장된 에너지를 말한다. 화학적 퍼텐셜 에너지의 경우 화학 결합의 위치에 에너지가 존재한다.
    • 에너지를 규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략 열을 생성하거나 ‘일Work을 하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열역학 제1법칙이라고도 한다. 이 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새롭게 생성되지도 않고 있던 것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 한 가지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화할 뿐이다. 화학 반응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그밖에 다른 사건에서도 우주 안의 에너지 총량은 그대로 보존된다.
    • 모든 형태의 에너지가 공통으로 가진 것은 사물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 마마이트Marmite
    • ‘바킹독Barking Dog’
    • 바킹독 실험은 오늘날에도 관중 앞에서 시범을 보일 때 가장 눈길을 끄는 실험 중 하나이다. 폭발할 때 개가 ‘컹’ 하고 짓는 것처럼 큰 소리가 날 뿐만 아니라 반응이 일어날 때 환한 빛이 나온다. 이황화탄소(CS2)를 웃음가스로 잘 알려진 기체 아산화질소(N2O)와 섞은 후 불을 붙이면 일어나는 반응이다. 이 반응은 발열반응으로, 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 물질이 주위로 에너지를 내놓는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에너지의 일부는 크고 푸른 섬광의 형태로 방출된다. 바킹독 실험 시범을 보일 때는 보통 길고 커다란 시험관 안에서 반응을 시키는데, 반응이 일어나면 마치 잠깐 동안 광선 검에 불이 들어온 것처럼 보인다.
    • 우리 몸의 세포는 식물의 광합성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거꾸로 수행한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음식에서 얻은 당과 호흡으로 들이마신 산소를 반응시켜 원자들을 재배열해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생성한다. 광합성과 거울상을 이루는 ‘호흡 반응’은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화학 반응이다.
    • 식물은 조용히 햇빛을 모아서 그 에너지를 이용해서 이산화탄소와 물 원자들을 재배열해 당과 산소를 생성한다. 이것이 바로 광합성photosynthesis 반응이다.
    • 모든 화학 반응은 애초의 반응물질의 원자 배열이 새로운 배열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원소의 원자들이 분리되었다가 다른 형태로 다시 결합된다. 그 결과 새로운 화합물이 형성된다. 이전의 짝과 결별하고 새로운 짝과 전자를 공유하는 셈이다.
    • 가역적可逆的 반응
    • 화학에서는 이런 상황을 평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평형이 화학 반응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의 비율을 결정한다.
    • 반응물에서 생성물로 가는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 평형이다. 만일 화학 반응으로 만들어진 생성물의 일부가 사라진다면, 재빨리 반응을 촉진해 반응물을 생성물로 만들어 균형 잡힌 상태를 유지한다. 그런데 가역적 반응은 반대 방향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만일 어떤 이유로 생성물이 더 많이 생긴 경우 평형을 이루려는 힘에 따라 반응이 반대방향으로 진행되어 만들어진 생성물을 다시 반응물로 되돌린다.
    • 평형상태라는 것이 화학방정식의 양변, 즉 반응물과 생성물의 양이 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 물의 경우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보다는 물 분자 상태 쪽에 훨씬 가깝게 평형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므로 일시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곧바로 평형 원리가 개입해서 대부분의 물이 H2O 분자 상태로 존재하도록 한다.
    • 1969년 달 착륙
    • 세 우주인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
    • 산화제란 연료에 산소를 공급해서 더 강하게 타오르게 해주는 물질이다.
    • 자연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반응은 항상 평형상태를 지향한다.
    • 몸속의 혈액이 산성화되지 않고 항상 pH 7 정도를 유지하는 것도 혈액 내의 화학 반응이 평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 평형상태와 관련 있는 것은 폐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조절하는 가역적 반응이다. 이 반응을 통해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 아일랜드 서해안에 있는 둘린 동굴Doolin Cave의 천장에 매달린 거대 종유석은 7m가 넘는 길이로 세계에서 가장 큰 종유석 가운데 하나이다.
    • 가역적 반응에서 반응물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생성물로 변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평형상수equilibrium constant이다. 즉 평형이 어느 지점에 존재하는지를 말해준다. 평형상수는 K라는 기호로 나타내며, 그 값은 반응물에 대한 생성물의 비이다. 따라서 만일 생성물과 반응물의 양(또는 농도)이 같다면 K값은 1이 된다. 또 생성물이 반응물보다 더 많다면 1보다 커지고, 반대로 반응물이 생성물보다 많으면 1보다 작아진다.
    • 공업적으로는 화학 반응 시에 촉매를 이용해서 평형상수를 변화시킨다. 즉 생성물이 더 많이 생기도록 평형상수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암모니아 같은 유용한 화학물질을 얻기 위한 반응에서는 만들어진 생성물을 계속해서 제거해, 끊임없이 새로운 평형상태에 도달하려는 반응이 진행되도록 한다. 생성물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경우 반응물에 대한 생성물의 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비율을 K에 맞추기 위해서 순방향의 반응이 더 많이 일어나고, 그 결과 더 많은 생성물이 만들어진다.
    • 1884년 앙리 루이 르 샤틀리에Henri Louis Le Chatelier는 화학적 평형을 관장하는 법칙을 제안했다. ‘화학적 평형을 이루는 모든 시스템에서 평형에 관여하는 각 요인 중 하나에 변화가 생길 경우 다른 조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그 요인에 생긴 변화의 반대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평형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중 하나에 변화가 생긴다면 평형을 이루려는 원리에 의해 그 변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 CaCO3는 구멍이 많은 바위인 석회암의 성분 탄산칼슘의 화학식이다.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녹아들어 탄산이라는 약산을 생성하고, 그것이 석회암을 녹이고 탄산칼슘과 반응해 칼슘과 탄산수소염을 생성한다. 빗물이 바위의 구멍에 스며들어 갔다가 흘러나올 때마다 석회암의 일부를 녹여서 이런 이온을 함유한 채로 나온다. 이 반응은 매우 천천히 일어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거대한 석회암 동굴이 형성된다. 둘린 동굴의 거대 종유석과 같은 종유석은 칼슘과 탄산수소염 이온을 함유한 물이 계속해서 같은 곳에서 흘러 떨어질 때 만들어진다. 빗물이 떨어질 때는 암석을 녹일 때와 반대방향의 반응이 일어난다. 이온들이 다시 탄산칼슘과 물과 이산화탄소로 되돌아가고 석회암이 점점 쌓여간다.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천장에 석회암이 계속해서 만들어지면서 자라나다 보니 마치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고체의 종유석이 생겨나는 것이다.
    • 에너지는 결코 새로 생성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이 열역학 제1법칙이다.
    • 화학자들은 흔히 어떤 화학 반응이 진행될 때 에너지가 ‘손실’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에너지는 손실된 것이 아니라 그저 어딘가 다른 곳으로, 대개 열의 형태로 주위환경 속으로 가버린 것이다. 열역학에서 이처럼 열이 손실되는 반응을 발열반응이라고 하고, 반대로 주위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반응을 흡열반응이라고 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은 아무리 많은 에너지가 오고 가더라도 에너지 총량은 언제나 그대로 보존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법칙(열역학 제1법칙)의 본질이다.
    • 엔트로피는 보통 무질서의 척도로 알려져 있다. 무질서할수록 엔트로피가 높다.
    •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엔트로피는 언제나 증가하며 절대 감소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이 점점 더 무질서해진다는 의미다. 이 법칙은 모든 것에 적용되며 거기엔 우주 전체도 포함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우주는 결국 완전한 무질서 상태가 되어 종말을 맞을 것이다.
    • 많은 경우에 우리는 열을 가지고 열역학 제2법칙을 표현한다. 즉 열은 항상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따뜻한 차는 항상 주변의 대기에 열을 빼앗겨 차갑게 식는다.
    • 반응이 열역학적으로 타당한지 알아보기 위해서 화학자들은 ‘시스템(계)’ 안의 엔트로피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 그것만으로도 과자 봉지나 찻잔 속의 차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시스템뿐만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주위의 엔트로피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반되지 않는 한 반응은 일어날 수 있다.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화학자는 열역학 제2법칙에 맞추기 위해 무엇을 조정해야 할지 찾아내야 할 것이다.
    • 엔트로피가 실제로 측정하는 것은 몇 가지 핵심 변인이 주어졌을 때, 어떤 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수의 각기 다른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느냐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과자 봉지의 크기를 알고 있고 과자가 몇 개 들어 있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봉지를 위아래로 흔들고 나서 열어봤을 때 각각의 과자 조각이 어느 위치에 있을지는 알지 못한다. 봉지가 크다면 과자가 배열될 방법의 가짓수는 더 많아질 것이다. 과자 대신 분자가 관심의 대상인 화학 반응에서는 고려해야 할 변인이 훨씬 더 많아진다. 예를 들어 온도나 압력이 중요한 변인이다.
    • 이 법칙의 본질은 완벽한 결정-반드시 완벽해야 한다!-이 절대 0도에 이르면 엔트로피 역시 0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열역학 제3법칙을 다른 두 법칙에 비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너무 추상적으로 여겨지는데다가, 물질을 절대 0도까지 냉각시킬 수 있고 결정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나 유용한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냥 결정이 아니라 이상적인 결정의 경우에만!
    • 앙투안 라부아지에가 프랑스 혁명의 폭풍 속에서 기요틴의 이슬로 사라진
    • 그는 산의 산성도를 띠게 하는 원소가 산소(그 자신이 이름 붙인 원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이비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데이비는 전기 분해법을 이용해서 염산을 각 원소로 분해한 후, 이 산에 산소가 들어 있지 않고 단지 수소와 염소만 들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산을 산이게 하는 원소가 산소가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였다. 당시 무리아틱산muriatic acid이라고 불렸던 염산은 모든 화학 연구실 선반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우리 위장 속에서 음식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강산이다.
    • Svante Arrhenius
    • 아레니우스는 산이란 물에 녹아 수소 이온(H+)을 내놓는 물질이고, 염기는 물에 녹아 수산화 이온(OH-)을 내놓는 물질이라고 주장했다. 비록 염기에 대한 정의는 나중에 수정을 거치지만, 산은 수소 이온을 내놓는 물질이라는 그의 핵심 개념은 산을 이해하는 기초가 되었다.
    • 오늘날 우리는 산은 양성자를 내놓는 물질, 염기는 양성자를 받는 물질이라고 생각한다.(여기에서 양성자란 전자 하나를 잃어서 양이온 형태가 된 수소원자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따라서 산이 수소 이온을 내놓고 염기가 수소 이온을 받는다고 말해도 상관없다.) 산의 강한 정도는 분자가 양성자를 얼마나 잘 내놓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식초 성분인 아세트산(CH3COOH)은 샐러드에 뿌려 먹는 약산이다. 양성자는 끊임없이 떨어져 나갔다가 다시 붙기를 반복하면서 평형상태를 이루는데, 약산의 경우 항상 양성자(수소 이온)의 대부분이 분자에 붙어 있는 상태로 존재한다. 반면 데이비가 실험에 사용했던 염산(HCl)은 양성자를 매우 잘 내놓는 산이다. 물에 녹은 염산 분자는 거의 모두가 수소 이온과 염소 이온(Cl–)으로 해리된다. 다시 말해서 거의 완전히 이온화가 이루어진다. 산의 강도와 농도는 별개의 개념이다. 만일 똑같은 개수의 산 분자를 똑같은 양의 물에 녹였다면 염산
    • 산의 흥미로운 점은 산성이 강할수록 모든 것을 녹일 수 있다는 점이다.
    • 테프론Tefron
    • ‘초강산superacid’
    • 화학자들은 물질의 양을 나타낼 때 특이한 개념을 갖고 있다. 많은 경우에 그들은 물질의 무게가 얼마인지 대신 얼마나 많은 수의 입자가 들어 있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입자 수의 단위로 보통의 탄소 12g에 들어 있는 입자 수를 1몰 mole, M이라고 정했다. 따라서 산 용액이 들어 있는 유리병에 1M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면, 그것은 리터당 6.02×1023개의 산 입자가들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입자 수를 하나하나 셀 필요는 없다. 물질마다 몰 질량molar mass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 pH 척도에서 pH 7 이상인 물질을 염기로 분류한다. pH 7은 보통 0에서 14까지의 pH 범위에서 중간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단 pH가 마이너스이거나 14가 넘는 경우도 존재하기는 한다.) 염기를 물에 녹인 것을 알칼리라고 한다.
    • pH는 농도에 로그를 취한 값이므로 pH가 1만큼 커진다는 것은 물질이 열배 더 염기성이 강해진다는 의미이고 반대쪽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즉 pH 14인 염기는 pH 13인 염기보다 열 배 더 염기성이 강하고, pH 1인 산은 pH 2인 산보다 10배 더 산성이 강하다.
    • 일부 초강산은 유리를 부식시킨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알려진 초강산 중에서도 가장 강한 산에 속하는 카보레인carborane은 보통의 유리병에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산이 부식성을 갖는지 여부는 아레니우스가 산의 성질이라고 규정한 수소 이온 성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식성에 관여하는 것은 다른 분자다. 플루오린화수소산에서 유리병을 부식시키는 성분은 수소 이온이 아니라 플루오린 이온이다. 그런데 카보레인 초강산은 플루오린화수소산보다 더 강한 산이지만 수소 이온이 떨어져나간 후 나머지 부분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반응을 하지 않는다.
    • 촉매는 반응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줄인다.
    • 촉매는 반응을 통해 소진되지 않으므로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반응을 도울 수 있다.
    • 우리 몸속에서 비타민은 전이금속 원소의 촉매 성질을 이용해서 생리작용을 돕는다. 비타민 B12는 오랫동안 간에 들어 있는 신비로운 성분으로 알려져 있어, 간을 먹으면 사람이나 개의 악성빈혈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었다. 코발트의 도움을 받은 비타민 B12는 우리 몸의 대사와 적혈구 형성에 중요한 수많은 반응에서 촉매 역할을 한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이 분자는 X선 결정학으로 처음 발견된 금속 효소 중 하나이다.
    • ‘불포화unsaturated’ 상태의 분자(추가적인 수소 결합을 할 여유가 있는 분자)
    • 식품업계는 니켈 촉매를 이용해 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으로 고체 상태의 마가린을 만들었다. 그런데 니켈 촉매 수소화 공정의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 촉매반응 과정에서 만들어진 트랜스 지방(수소화가 부분적으로 일어난 중간 산물)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이고 심장병을 일으키는 등 건강에 해를 주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 복분해metathesis(두 가지 종의 화합물이 성분을 교환하여 새로운 두 가지의 화합물을 생성하는 반응-옮긴이) 반응
    • 로듐rhodium
    • 반응물과 다른 상phase에 있다고 할 수 있고, 이런 촉매를 불균일계 촉매라고 한다. 반면 반응물과 같은 상에 있는 촉매는 균일계 촉매라고 한다.
    • 레독스, 어딘가 액션영화 제목에 어울릴 것 같은 이 단어는 화학 반응의 한 종류인 산화 환원 반응을 가리킨다.
    • (영어 redox의 ‘ox’가 산소oxygen에서 비롯되었다.)
    • 어떤 원자나 분자가 전자를 잃으면 ‘산화oxidation’되었다고 하고, 반대로 전자를 얻으면 ‘환원reduction’되었다고 한다.
    • 철이 전자를 잃을 때 동시에 산소는 전자를 얻는다(환원된다). 여기에 수소 원자가 합쳐져서 수산화 이온(OH-)이 생긴다.
    • 철이 녹이 슬려면 이 단계 이후에 철과 수산화 이온이 반응해서 수산화철(Fe(OH)2)이 만들어지고, 이 분자가 다시 물과 산소와 반응해 수화산화철(Fe2O3·nH2O)이 만들어져야 한다.
    • 하버 공정
    • 건전지 안에서 전자는 하나의 반半전지half-cell에서 다른 반전지로 흐른다. 각각의 반전지 안에서 반쪽 반응이 일어나서 한쪽은 산화 반응을 통해 전자를 내놓고 다른 쪽은 환원 반응을 통해 그 전자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전자의 흐름 중간에서 전자 제품을 가동할 전력을 얻는다.
    • 산화 상태oxidation state
    • 산화 상태는 어떤 원자가 다른 원자와 반응할 때 얻거나 잃을 수 있는 전자의 개수이다.
    • 물의 경우 산소 원자가 2개의 수소 이온으로부터 전자를 하나씩 훔쳐서 가장 바깥쪽 껍질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산소의 산화 상태는 –2라고 할 수 있다.
    • 화학 반응에서 다른 물질로부터 전자를 빼앗는 분자를 산화제oxidizing agent라 한다. 산화제는 다른 분자를 산화시킨다. 마찬가지로 전자를 내놓는 분자는 환원제reducing agent라고 한다. 상대 분자는 환원제를 만나면 전자를 얻어 환원된다.
    • 하이포아염소산나트륨(NaOCl)은 매우 강한 산화제이다. 이 물질은 염료 화합물에서 전자를 빼앗아 그 구조를 바꾸어 색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표백제 기능을 수행한다.
    •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1만 8,000년 전에 맥주를 빚었다고 주장했다.
    • ‘배종설胚種說’ 또는 ‘매균설媒菌說’로 번역되는 세균 이론germ theory
    • 광견병 백신을 발명하고 저온살균법에 이름을 남기기도 한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 파스퇴르는 1857년 발표한 논문 <알코올 발효에 관한 연구Memoire sur la fermentation alcoolique>에서 효모와 발효 실험을 소개하면서, 발효를 통해 알코올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효모 세포가 살아서 증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당 → (효모) → 에탄올 + 이산화탄소
    • 당은 효모의 먹이이다. 효모의 효소가 천연 촉매 역할을 해서 과일이나 곡물 속의 당을 에탄올-알코올의 일종-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한다. 양조업자는 대개 술을 제조할 때 수십억 마리의 효모가 들어 있는 봉지를 집어넣는다. 그런데 곡물이나 과일에 자생하는 야생효모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 술을 빚을 때나 빵을 만들 때 모두 알코올이 생성된다. 그러나 제빵 과정에서는 알코올이 증발되어 사라진다. 빵의 부드럽고 탄력 있는 질감은 발효의 부산물로 나오는 이산화탄소 덕분이다. 이산화탄소 공기방울이 밀가루 반죽 안에 갇혀 반죽을 부풀게 하는 것이다. 기포는 샴페인의 주된 특성이기도 하다. 포도주 제조업자는 스파클링 와인(샴페인)을 만들 때 발효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기포 대부분은 빠져나가게 하다가 거의 완료될 무렵 병을 밀봉해서 기포를 가둔다. 덕분에 병 안에 압력이 형성되어 코르크 마개를 열 때 뻥 소리를 내며 튀어나가는 것이다. 샴페인 병 안에 갇혀 있는 이산화탄소는 실제로는 액체에 탄산 형태로 녹아 있다가 병을 딸 때 거품을 내면서 이산화탄소로 변한다.
    • 하우카르틀
    • 보통 발효라면 당을 알코올로 전환시키는 것을 생각하지만 발효 과정에서 산을 생성하기도 한다. 독일과 러시아에서 흔히 먹는 사우어크라프트는 양배추를 박테리아로 발효시켜 그 과정에서 생산된 산으로 절인 음식이다.
    • 화학적으로 알코올은 –OH기를 포함한 분자를 말한다.
    • 메탄올은 ‘나무 알코올’이란 의미의 목정木精, wood alcohol이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목재를 가열해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탄올은 실제로 에탄올보다 독성이 강하며 술에 섞여 있는 메탄올을 모르고 섭취했다가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 메탄올이 인체에 유독한 이유는 체내에 들어가서 메탄산-관용명으로는 개미산 또는 폼산-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물때를 제거하는 세척제로 쓰이거나 개미가 물 때 나오는 산으로 잘 알려진 물질이다.
    • 그라파 (포도주 찌꺼기를 증류한 브랜디-옮긴이)
    • 그런데 메탄올 중독을 치료하는 한 가지 방법은 에탄올을 섭취하는 것이다.
    • 암석 아래에 있는 화석화된 생물의 사체(원유)를 유용한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공정을 크래킹이라고 한다.
    • 등유
    • 등유 역시 원유를 증류해서 얻는데, 원유를 특정 온도까지 가열한 후 등유가 끓어서 증발하면 그것을 다시 응축해서 모았다. 당시 휘발유gasoline는 너무 잘 증발해서 쓸모없는 성분이라 여겨서 주변의 하천에 흘려버리곤 했다.
    • 1855년 종종 광산업이나 광물학에 대한 자문에 응해주던 미국의 화학 교수인 벤저민 실리먼Benjamin Silliman이 펜실베이니아 주 배낭고 카운티의 ‘석유rock oil’에 관해 보고했는데, 그 내용 가운데 일부가 석유화학업계의 미래를 예언했다. 그는 원유를 가열하면 무거운 석유는 며칠에 걸쳐서 천천히 증발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오는 그보다 가벼운 탄화수소 분자들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 크래킹은 처음에는 열분해법이 주로 사용되다가 증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등장하고, 마지막으로 합성 촉매를 이용하는 현대적인 촉매 크래킹 방법이 개발되었다. 
    • 열분해 크래킹에 대한 특허가 러시아에서는 1891년, 미국에서는 1912년에 주어졌다. 크래킹(crack은 뭔가가 소리를 내면서 갈라지거나 부서지거나, 뭔가를 쪼개거나 똑똑 부러뜨린다는 의미의 동사이다-옮긴이)은 화학적 공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글자 그대로 묘사한 이름이다. 긴 탄화수소 사슬을 좀 더 짧은 사슬로 쪼개는 공정이기 때문이다. 크래킹 공정은 원유를 증류해서 얻은 제품을 좀 더 정유업자의 요구에 맞는 형태로 가공할 수 있게 해준다. 그냥 증류 공정을 통해서도 휘발유(탄소수가 5개에서 10개 사이의 탄화수소 분자들로 구성)를 얻을 수 있지만 크래킹 공정을 거치면 더 많은 양의 휘발유를 얻을 수 있다.
    • 등유는 탄소 원자가 12개에서 16개 사이인데, 이 분자들을 쪼개면 더 많은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다. 
    • 크래킹 공정 초기에는 코크스라는 탄소 찌꺼기가 많이 나와서 이틀에 한 번 꼴로 청소를 해주어야 했다. 증기 크래킹 방법이 발명된 후, 첨가된 물이 코크스 문제를 해결해주었지만, 생산된 제품의 품질은 자동차 엔진을 무리 없이 가동시키기에 부족했다. 이런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촉매를 가지고 석유를 다양한 제품으로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였다.
    • 제올라이트zeolite(비석沸石)라는 점토질의 광물질을 촉매로 사용했다. 그 후 이 천연 광물 촉매를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냈다.
    • 촉매 크래킹에서는 탄화수소 사슬이 단지 짧은 조각으로 분해될 뿐만 아니라 아예 원자의 재배열이 일어나서 가지를 친 사슬 형태가 된다. 가지를 친 탄화수소 분자는 최상의 연료가 된다. 왜냐하면 연료에 일자형 사슬 분자가 너무 많으면 엔진에 ‘노킹knocking(내연기관의 실린더 내에서 이상연소로 망치로 두드리는 것과 같은 소리가 나는 현상-옮긴이)’을 일으켜 자동차가 순조롭게 주행하지 못하게 된다.
    •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마커스 훅에 최초로 촉매 크래킹 공장이 건설되었다. 덕분에 연합군은 독일의 루프트바페Luftwaffe(나치스의 공군)가 손에 넣지 못했던 수준의 연료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4,100만 배럴의 고품질 제트 연료는 연합군 전투기의 기동성을 강화시켰고, 하늘에서 전력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 등유 또는 파라핀은 구식 램프의 불을 밝히는 데 사용했던 묽은 석유이다. 지구상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조명이나 난방에 등유를 이용한다. 그런데 등유의 가장 중요한 현대적 용도는 바로 제트 연료이다. 등유의 성분은 주로 탄소수가 12개에서 16개 사이의 탄화수소 분자로 휘발유보다 무겁고 휘발성과 가연성이 낮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전등이나 난방 연료로 사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 휘발유는 끓는점이 더 낮기 때문에 더 낮은 온도에서 채집된다.
    • 2014년 화학자들이 이산화탄소와 물에 태양 빛을 집중시켜 제트 연료(등유)를 합성했다고 발표했다. 태양 빛이 이산화탄소와 물을 가열해서 수소와 일산화탄소가 혼합된 합성가스를 생성하고, 이 혼합물은 다시 유명한 피셔-트롭시 공법을 거쳐 연료로 탈바꿈한다.
    • 15크래킹
    • 비스코스 또는 레이온이라는 물질은 화학자가 처음으로 발명해낸 합성섬유이다.
    • 비스코스는 모든 식물이 가진 천연 화합물(셀룰로오스)과 동일한 물질이다. 하지만 우리는 비스코스를 밭에서 길러낼 수는 없다. 나무를 잘게 조각내서 얻은 셀룰로오스는 다양한 화학적, 물리적 공정을 거쳐 노란색 셀룰로오스잔토겐산염cellulose xanthogenate 또는 cellulose xanthate 덩어리로 변한다. 그런 다음 산으로 잔토겐산염을 처리해 분해하면 천연 면과 비슷한 섬유가 남는데, 이것이 거의 순수한 셀룰로오스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많은 경우에 비스코스를 면과 섞어서 직물을 생산한다.
    • 화학자들은 이렇게 자연에 의해 합성된 물질은 생합성biosynthesis 물질로 구분한다.
    • 듀폰DuPont의 과학자들이 이 제품을 생산해낼 실용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데 20년이 걸렸던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판덱스 섬유는 면섬유와 다른 놀랍고 뛰어난 몇 가지 성질을 가졌다. 원래 길이의 여섯 배까지 늘어났다가 금방 원래 상태로 복원할 수 있고, 내구성이 강해 장력(잡아당기는 힘)을 견디는 힘이 천연고무보다 더 세다.
    • ‘분자 다이얼Dial-A-Molecule’이라는 연구계획을 추진하는 영국의 과학자 집단은 어떤 분자든 ‘전화 다이얼을 돌리듯’ 간편하게 합성해낼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겠다는 거대한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연구자들은 8만 6,000가지의 화학 규칙을 이용해 최적의 합성 경로를 찾는 알고리듬을 장착한 ‘화학 구글’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우리는 보통 비료가 ‘반응성 질소reactive nitrogen’를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비료에 들어 있는 질소는 식물이나 동물에 흡수되어 단백질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반면 지구 대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질소 기체(N2)는 ‘비반응성 질소’이다.
    •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자 암모니아는 또 다른 이유로 중요해졌다. 암모니아가 니트로글리세린이나 트리니트로톨루엔TNT 같은 폭발물질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유럽이 사람을 살리기 위해 그토록 절실하게 원했던 비료의 원료 물질이, 이제 전쟁에서 사람을 효과적으로 죽이는 물질로 탈바꿈했다. 
    • 암모니아 합성 과정의 중요한 반응에서 두 반응물(질소와 수소)과 생성물(암모니아)은 계속해서 평형을 이룬다. 르샤틀리에의 원리가 예측하듯 이때 생성물을 제거해주면 평형상태의 균형이 깨지고 다시 평형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 반응물이 생성물로 변화하는 반응이 더욱 촉진된다. 그래서 하버 공정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할 때 반응이 일어나는 도중에 계속해서 생성된 암모니아를 빼내서 암모니아가 더 많이 생성되도록 한다. 하버는 반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산화철을 촉매로 이용했다.
    • 1909년 실험대에서 암모니아 한 방울을 얻어낸 후, 그의 동료인 카를 보슈Carl Bosch의 도움으로 합성 과정을 상용화했다. (그래서 하버-보슈 공정으로 불리기도 한다.)
    • 질소로 만든 비료 덕분에 농작물의 생산량이 두 배로 늘어났다. 하버 공정이 발견된 후 1세기 동안 40억 인구가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암모니아 합성법으로 생산된 비료로 재배된 농작물을 먹고 살았다.
    • 20세기, 무력 충돌로 1억 명 이상이 죽은 데는 하버 공정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 초석saltpetre이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광물로 반응성 질소, 또는 ‘고정된’ 질소를 함유하고 있다. 하버 공정이 발견되기 전까지 초석과 더불어 반응성 질소의 또 다른 주요 공급원은 페루의 구아노guano(페루 해변의 물새 둥지에서 채취한 새똥)였다. 19세기 유럽은 칠레 초석과 구아노를 비료로 수입했다. 한편 질소를 고정하는 다른 방법들이 있다. 번개가 칠 때 공기 중 소량의 질소로부터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초기의 질소 합성법은 번개를 모방하기 위해 전기를 이용했다. 그러나 그 방법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 클로버, 완두콩, 대두 같은 콩과 식물의 뿌리혹에 사는 일부 박테리아 역시 질소를 고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부들은 돌려짓기 또는 윤작輪作을 통해 고갈된 영양소를 보충해서 이듬해 비옥한 땅에 작물을 심었다.
    • 그 후에도 하버는 1915년 이프르 전투에서 프랑스 군인 수천 명을 죽인 염소가스 발명에 앞장섰다. 화학무기 연구를 그만두라고 남편에게 간청했던 하버 부인은 이프르 전투가 있고 며칠 후 권총으로 자살했다. 하버는 노벨상을 타기는 했지만, 후세는 그를 호의를 가지고 기억하지 않는다. 반면 르샤틀리에는 화학 평형에 관여하는 원리를 설명한 고귀한 업적으로 기억되었다. 오늘날에도 암모니아는 다량으로 생산되고 있다. 2012년 미국에서만 암모니아가 160억 kg이 생산되었다.
    • 2개의 분자가 겉보기에는 거의 똑같이 생겼는데 완전히 다르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특이한 화학적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분자비대칭성 또는 카이랄성chirality이라는 성질 때문이다.
    • 일부 분자는 마치 손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거울에 비친 듯 대칭이 되는 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느 한쪽과 그 거울상은 겹쳐지지 않는다. 동일한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겉보기에는 구조가 똑같아 보이지만, 한쪽은 다른 쪽의 거울에 비친 그림자와 같다. 이렇게 서로 대칭을 이루는 오른손잡이성 분자와 왼손잡이성 분자를 거울상이성질체enantiomer라고 한다. 그리고 거울상이성질체를 가진 분자를 분자비대칭성 분자 또는 카이랄chiral 분자라고 한다.
    • 오늘날 생성되는 약품의 절반 이상이 분자대칭성 화합물이다. 그중 상당수는 두 거울상이성질체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형태로 생산되어 시판되지만 대개 주로 약효를 발휘하는 것은 어느 한쪽이다.
    •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 1950년대 처음 시판되었을 때는 진정제로 처방되었던 이 약물은 곧 임신부의 입덧을 진정시키는 약으로 판매되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진정 효과를 가진 분자의 거울상에 해당되는 분자가 태아의 기형을 초래했다. 당시 임신부의 탈리도마이드 복용으로 1만 명 이상의 신생아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보고되었다.
    • 같은 원자로 만들어졌지만 배열순서가 다른 두 분자를 이성질체isomer라고 한다.
    • 분자비대칭성 화합물에서 두 이성질체는 원자의 배열순서까지 서로 똑같다. 이 경우에는 두 분자가 서로 거울상이라는 것을 빼고는 모든 면에서 똑같다.
    • 분자비대칭성 화합물, 같은 말로 카이랄 분자는 분자 자체에 대칭면이 없다. 그러니까 어떤 분자의 구조를 보고 그 중심에서 상상의 선을 그려서 반으로 가를 때 마치 색종이에 구멍을 뚫어 만든 중심선을 따라 눈꽃 모양을 자르듯 쪼개진 두 쪽이 서로 겹쳐지면 그 분자는 카이랄 분자가 아니다. 그러나 분자구조는 입체이므로 중심선을 찾아서 긋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1998년 아나스타스는 폴라로이드 사의 화학자 존 워너John Warner와 함께 ‘녹색화학의 12개 원칙’을 제안했다.
    • 미국에서 생산되는 유해 화학 폐기물의 양이 1991년아나스타스가 녹색화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해 2억 7,800만 톤에서 2009년 3,500만 톤으로 줄어들었다.
    • 크로마토그래피
    •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은 추출하려는 성분을 특정 물질에 달라붙게 하는 것이다. 즉 사용하는 약물은 그 약물에 특히 ‘부착성이 있는’ 물질에 달라붙게 하고 나머지 혈액 성분은 그냥 통과시키는 것이다.
    • 과학수사 용어로 분리해내려는 물질, 즉 이 경우 약물이나 클립 같은 추출 대상이 되는 물질을 ‘분석물질analyte’이라고 한다.
    • ‘크로마토그래피’는 ‘색으로 쓰다’라는 의미이다. 1900년대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처음 사용했던 과학자는 종이를 이용해 식물 색소를 분리했던 식물학자였다. 그러다 1941년 아처 마틴Archer Martin과 리처드 싱Richard Synge이 향수 제조업자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액체-액체 추출법과 크로마토그래피를 결합해서 현대적인 ‘분배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개발했다. 그들은 겔gel을 이용해서 아미노산을 분리했다.
    • ‘정지상stationary phase’
    • ‘이동상mobile phase’
    • 널리 사용되는 첨단 크로마토그래피 두 가지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와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로 높은 압력을 이용한다. 이 두 기기 모두 약물, 폭발물, 화재의 잔해 물질을 분리해낸다. 이 크로마토그래피에 질량분석계mass spectrometer를 연결할 수도 있다.
    • 전기영동이라고도 하는 전기이동electrophoresis 방법은 전기를 이용해서 단백질이나 DNA 같은 분자를 분리하는 데 사용하는 방법이다. 겔이나 액체에 시료를 넣고 전기를 걸어주면 분자들이 표면 전하에 따라 분리된다. 음전하를 띤 분자는 양극으로, 양전하를 띤 분자는 음극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한편 작은 분자들은 저항을 덜 받아 더 빨리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구성 성분은 전하와 더불어 크기에 따라서도 분리된다.
    • MRI와 NMR은 모두 특정 원자의 자연적인 성질에 기초해서 작동한다. 이 원자들의 핵은 작은 자석처럼 작동한다. 강한 자기장을 걸어주면 핵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데, 라디오파로 그 행동을 조절하면 NMR은 핵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MRI는 사례처럼 환자의 뇌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NMR 스펙트럼을 생성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소는 수소로, 물 분자에 들어 있다. 그러므로 혈장이나 우리 몸의 세포에도 들어 있다. NMR 기계는 이 수소 핵을 자석으로 이용해 환자의 머릿속 영상을 촬영한다. 1971년 라우터버는 한 의사가 발표한 암세포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종양 세포의 물 함량이 정상적인 세포와 다르다는 것이었다. 레이먼드 다마디언Raymond Damadian은 NMR이 암세포와 정상세포 사이의 차이를 식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 질량분석법mass spectrometry의 경우 스펙트럼 상의 각 피크는 각기 다른 분자조각, 즉 이온을 의미한다. 질량분석법은 높은 에너지의 전자빔을 분자에 쏘아서 이 분자조각들을 생성한다. 그래프에서 피크의 위치는 각 분자조각의 질량 또는 무게를 의미하고 피크의 높이는 해당 질량의 분자조각 개수를 나타낸다. 이 정보를 통해 연구자들은 미지의 물질 성분을 확인하고 각 조각을 퍼즐 맞추듯 끼워 맞추어서 전체 분자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 
    • 또 다른 중요한 분석 기술 중 적외선 분광법infrared(IR) spectroscopy이 있다. 이 방법은 분자를 이루는 원자들 사이의 결합이 더 강하게 진동하도록 적외선을 이용한다. 각기 다른 화학 결합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동하고 그 결과 적외선 스펙트럼에서 다른 모양의 피크를 형성한다.
    • 다이아몬드는 매우 강력한 X선을 방출한다.
    • X선이 어떤 물질에 부딪혀 산란되어 만들어지는 패턴은 그 물질을 이루는 분자 안의 원자들이 어떻게 입체적으로 배열되어 있는지를 알려준다. X선이 검출기에 부딪혀서 만든 점들의 분포로 산란 패턴을 해석한다.
    • 리보솜은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기구이다. 리보솜은 미생물을 포함한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에 존재한다.
    • 호지킨이 길고 긴 인슐린 연구의 여정을 시작한 지 60년 만에 NASA의 과학자들이 우주에서 인슐린 결정을 만듦으로써 그 구조를 더욱 명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중력이 약한 국제우주정거장의 환경에서 훨씬 질서정연한 결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늘날 과학자들은 1940년대 도로시 호지킨이 연구하던 결정보다 훨씬 작은 결정 구조의 정보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훨씬 강력한 X선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X선은 입자가속기에서 엄청난 속도로 가속된 전자에서 방출된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전자는 우리가 X선이라고 부르는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X선은 가시광선과 비슷한 전자기파이지만 가시광선보다 훨씬 짧은 파장을 가진다. 가시광선은 파장이 너무 길기 때문에 원자 수준의 구조를 밝히는 데 사용될 수 없다. 각 파장이 원자의 길이보다 길기 때문에 원자에 의해 산란되지 않기 때문 이다. X선 결정 분석 실험에서 결정을 핀 머리처럼 생긴 장치에 올려놓고 X선을 조사한다. 그러면 X선이 결정 시료를 통과하며 산란되는데, 이 현상을 회절diffraction이라고 한다. 그리고 검출기에 생성된 패턴을 회절 패턴이라고 한다.
    • 1875년에 과학자들은 새롭고 선구적인 기술인 전기 분해법으로 은색의 금속 갈륨을 발견했다. 이 방법을 ‘전기 분해 요법electrolysis’이라고 부른다.
    • 전기 분해법은 1800년 별로 알려지지 않은 화학자 윌리엄 니컬슨William Nicholson과 그의 친구인 외과 의사 안소니 칼리슬Anthony Carlisle이 발견했다. 그들은 배터리를 발명한 알레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가 그해 초에 실시했던 실험에 매료되어 그것을 재현해보기로 했다. 당시 볼타의 ‘배터리’는 단지 금속 원반을 여러 장 쌓아놓은 것을 젖은 헝겊으로 감싸서 전선을 연결시킨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들은 배터리에 연결된 전선이 물방울에 닿자 거품이 일며 수소 기체가 생겨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배터리의 전선을 관에 담긴 물의 양쪽 끝에 설치했다. 그러자 한쪽 끝에서는 산소 기체 방울이 다른 쪽 끝에서는 수소 기체 방울이 형성되었다. 그들은 전기를 이용해서 물 분자를 이루는 결합을 깨뜨려 각 구성 원소로 분해한 것이다.
    • 화학에서 염salt이란 양이온과 음이온이 서로 전하를 상쇄하면서 결합한 화합물을 말한다. 소금(염화나트륨)의 경우 나트륨 이온이 양전하를, 염소 이온이 음전하를 띠고 있다.
    • 염을 물에 녹이면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해된다. 이때 전기를 걸어주면 양이온과 음이온은 각각 반대 전하를 띤 전극으로 끌려간다. 음극을 통해서 전자가 전해액으로 공급된다.
    • 나트륨 이온은 은 이온과 마찬가지로 양전하를 띠고 있지만 훨씬 더 반응성이 강하다. 그래서 물에 녹아 염소 이온과 분리되자마자 수산화 이온(-OH)과 결합해서 수산화나트륨을 형성한다. 그러면 음극은 나트륨 이온을 끌어당기는 대신 수소 이온을 끌어당기고 음극에서 전자를 공급받은 수소 이온은 수소 기체가 되어 뽀글거리며 물 밖으로 나간다.
    • 19세기 중반까지 콜레라는 ‘나쁜 공기’, 즉 독기를 들이마셔서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런던에서 1854년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 의사인 존 스노John Snow가 발병 사례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여줌으로써 콜레라의 원인이 소호 지역의 오염된 상수도에서 공급된 물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 도금은 전기 분해를 이용해서 저렴한 금속 위에 값비싼 금속의 얇은 막을 입히는 방법이다. 도금을 할 금속이 전해조electrolytic cell에서 한쪽 전극과 같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숟가락을 은도금한다면, 숟가락을 배터리에서 나온 전선에 연결한 다음 시안은silver cyanide을 물에 녹인 용액에 담근다. 그러면 숟가락이 음극 역할을 해서 물속에 녹아 있는 양전하를 띤 은 이온이 여기에 달라붙는다. 계속해서 은 이온을 공급해주기 위해서 은 조각을 집어넣어서 양극 역할을 하도록 한다. 사실상 한쪽 전극에서 다른 쪽 전극으로 은이 이동하는 셈이다.
    • 전극을 담그는 용액을 전해액electrolyte이라고 한다.
    • 1948년 벨연구소는 저마늄으로 만든 최초의 트랜지스터를 공개했다. 이 소형 전자 스위치는 나중에 현대적인 컴퓨터 칩 안에 수억, 수십억 개가 빽빽이 들어차게 된다. 이 컴퓨터 칩은 규소Si, 즉 실리콘으로 만든다.
    • 1950년 무렵에는 확산 공정을 통해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 고온에서 실리콘이나 저마늄으로 만든 매우 얇은 웨이퍼wafer에 기체의 확산을 통해 불순물-물질의 전기적 성질을 바꿔주는 화학물질-을 첨가해준다. 그 당시에는 집적 회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벨연구소에서 프로슈와 데릭은 확산 공정을 개선하는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그들은 이미 저마늄이 아닌 실리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왜냐하면 저마늄은 쉽게 결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최적의 장비를 가지지 못했기에, 끊임없이 실리콘 웨이퍼를 태워 먹곤 했다. 그들은 웨이퍼를 용광로 안에 넣고 불순물을 함유한 수소기체를 흘려보내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실험실에 돌아온 데릭은 수소기체에 의해 웨이퍼에 불을 붙은 것을 목격했다. 웨이퍼를 자세히 살펴보자 놀랍게도 표면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산소가 흘러들어 가서 수소를 태우면서 증기를 생성했다. 그리고 증기가 실리콘과 반응해서 반짝이는 이산화규소silicon dioxide 막을 형성했던 것이다. 이 이산화규소층이 광식각 공정photolithography의 핵심이다. 이 방법은 오늘날 실리콘 칩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다.
    • 실리콘, 즉 규소는 가장 바깥쪽 껍질에 4개의 전자를 가졌다. 규소 결정에서 각각의 규소 원자는 4개의 전자를 다른 4개의 규소 원자와 공유하고 있다. 그러니까 원자마다 4개의 공유결합을 갖고 있다. 인은 가장 바깥쪽 껍질에 5개의 전자를 가졌다. 그래서 규소 결정에 인을 불순물로 넣어주면 규소 결정 구조 사이로 돌아다니며 전하를 띠는 ‘자유’ 전자를 제공한다. 이런 종류의 불순물 첨가, 즉 도핑 공정은 ‘n형’ 실리콘-전하를 띠는 것이 전자이므로 음전하를 나타내기 때문에 n형이라 한다-을 형성한다. 그와 다른 종류의 불순물 첨가 공정은 p-도핑이라 한다. p는 양전하를 의미한다. 이때 양전하는 전자의 부재로 발생한다. 뭔가 이상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런데 규소보다 최외각 전자수가 하나 적은 붕소-p형 불순물-를 첨가하면 결정 구조의 중간 중간에 빈자리, 즉 전자가 있어야 하는데 없는 ‘구멍’이 생긴다. 이 구멍이 실리콘 결정을 양전하를 띠게 하고 전자를 받아들이는 성질을 부여한다.
    • 이 집적 회로 또는 ‘칩’은 원래 저마늄 재질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산화저마늄은 보호막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실리콘이 선택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컴퓨터로 설계한 극도로 복잡한 패턴을 산화물을 이용한 마스킹 기법을 통해 실리콘 웨이퍼에 새겨 넣는다. 1965년 고든 무어Gordon Moore는 컴퓨터 칩에 넣을 수 있는 부품의 수가 매년 두 배로 증가하리라 예측했다가 나중에 2년에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 첫 번째 방법을 화학자들은 ‘하향식’ 접근법이라고 부른다. 어떤 물질의 덩어리를 구한 다음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조각해나가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상향식’ 접근법이다. 큰 덩어리에서 조금씩 줄여 작은 것을 만드는 대신, 작은 조각에서 시작해서 덧붙여서 키워나가는 방법이다.
    • 자연은 하향식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없다. 나무든, 동물의 뼈든, 거미줄이든 모든 자연의 물질은 분자 하나, 하나가 스스로 조립되어 만들어진다.
    • 현대적인 TV 스크린의 분자들은 대개 액정 상태이다. 즉 어느 정도의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고 있으면서 동시에 액체와 같이 흐르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 분자들은 자연적으로 특정 방식으로 조립된다. 그런데 전기장을 걸어주면 그 배열이 미세하게 바뀐다. 그 성질을 이용해서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을 조절하는 것이다.
    • 과학자들은 단순히 숟가락을 만들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숟가락을 만드는 물질을 설계한다.
    • 랩온어칩은 과학자들이 기존의 임상검사 실험실을 소형화할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마이크로칩 제조 기술의 아이디어를 빌려온 것이다.
    • 중합 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 ‘생체표지자biomarker’
    •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에 위치한 퀀텀 Dx라는 회사는 ‘생명 인터넷’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곳곳에서 랩온어칩 장치가 생산한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통합하려는 계획이다. 칩으로 수집한 DNA 염기 서열 분석 데이터는 그 데이터가 산된 장소를 꼬리표처럼 달고 있다. 그 결과 특정 자료의 지리적 위치를 지도상에 표시할 수 있다. 이것은 전염병 학자들이 실시간으로 질병을 추적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전례 없는 수준의 상세한 세부사항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 ‘카플러스 방정식’
    • 화학자들이 NMR 결과로 유기분자의 분자구조를 결정할 때 카플러스 방정식을 사용한다. 비록 그의 원래 공식은 그 후 수정과 개선을 거치긴 했지만, 오늘날에도 NMR 분광학에서 널리 사용된다.
    • 많은 경우 계산화학의 이론적 결과에는 실험 증거가 함께한다. 이론이 관찰의 토대를 만들고 관찰은 다시 이론을 지지한다. 이론과 실험이 함께할 때 둘 중 하나만 있을 때보다 훨씬 강력한 주장을 내놓을 수 있다.
    • 모든 생물 분자의 화학적 골격을 형성하는 원소가 바로 탄소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를 하나하나 세어본다면 6개 중 하나가 탄소이다. 탄소보다 더 수가 많은 원자는 산소와 수소뿐인데, 왜냐하면 우리 몸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 탄소를 포함한 화합물의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한 이유는 탄소가 같은 탄소끼리 그리고 또 다른 종류의 원자들과도 결합해서 고리나 사슬, 그밖에 복잡한 구조를 잘 형성하기 때문이다.
    • 이 모든 탄소화합물은 대부분 화학자들이 ‘유기화학organic chemistry’이라고 부르는 영역에 속한다.
    • 탄소를 함유한 화합물 대부분은 그것이 만들어진 장소가 식물 뿌리든, 박테리아든, 과학자의 실험대이든 간에 몇몇 두드러진 예외를 빼고는 모두 유기화합물로 분류한다.
    • 이산화탄소는 어떤 하위 분류체계 안에도 들어맞지 않는다. 이산화탄소는 탄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화학자들이 ‘작용기functional group’라고 부르는 것을 갖고 있지 않다. 대부분의 유기화합물은 탄소골격에 어떤 작용기나 원소가 붙어 있느냐에 따라 분류된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는 탄소에 단지 산소 원자 2 개만 붙어 있기 때문에 애매모호한 유기물과 무기물의 중간 지대에 놓여 있다.
    • 유기금속organometallics이라는 집단 전체도 예외에 속한다. 탄소를 포함한 화합물이긴 한데 탄소가 금속과 결합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 유기금속 화합물도 유기물과 무기물의 중간 지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보통 무기화학 영역에서 다루는 경우가 많다.
    • 탄소를 함유한 물질 중 또 다른 특이한 예는 다이아몬드이다. 다이아몬드는 오직 탄소로만 이루어졌지만 유기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 이상한 점은 다이아몬드와 흑연을 비교해보면 겉보기에는 전혀 닮은 구석이 없다는 사실이다. 두 물질 모두 순수한 탄소로만 이루어졌지만 배열 방식이 다르다.
    • 우리가 에너지를 얻으려고 태우는 화석연료는 탄화수소 물질이다. 석유나 석탄처럼 탄소를 함유한 연료를 태울 때 연소반응으로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이 연소반응은 수백만 년 동안 지하에 가두어져 있던 탄소를 대기 중으로 풀어놓는다.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는 지구에서 방사되는 적외선이 우주로 흩어져 나가지 못하도록 가두는 작용을 한다.
    • 다이아몬드에는 각 탄소 원자가 다른 탄소 원자 4개와 결합하고 있고, 흑연에는 각 탄소 원자가 다른 탄소 원자 3개와 결합하고 있다. 다이아몬드에는 탄소를 중심으로 각 결합이 공간 속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는데, 흑연에는 한 탄소 원자에서 뻗어 나간 결합이 평면상에 존재한다. 이것은 다이아몬드의 구조가 단단한 3차원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데 반해, 흑연은 탄소층들이 헐겁게 포개져 있음을 의미한다. 이 흑연층들은 판데르발스 힘이라는 약한 힘으로 서로 묶여 있는데, 이 결합은 쉽게 깨질 수 있다.
    • 이런 분자 수준의 구조 차이 때문에 다이아몬드는 매우 단단하고 흑연은 상대적으로 무른 성질을 보인다.
    • 우주에서 세 번째로 풍부한 분자가 물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상기시키곤 한다.
    • 첫째, 액체 상태의 물은 탁월한 용매이다. 물은 거의 모든 것을 녹일 수 있다. 물에 녹는 물질 중 상당수는 일단 물에 용해되어야 반응을 일으킨다. 우리 몸의 세포 안에 있는 다른 물질들이 서로 반응해서 대사 작용을 하는 것도 물이라는 환경 안에서 가능하다. 물은 또한 세포나 몸속에서 화학물질을 운반할 수 있고, 다른 화학물질에 비해서 특별히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물이 0℃에서 얼고 100℃에서 끓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이처럼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질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암모니아는 –78℃에서 얼고 –33℃에서 끓는다. 암모니아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천연 분자들은 지구에서 생명이 존재해온 온도에서 아예 액체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 물이 가진 또 다른 커다란 자산은 고체일 때보다 액체일 때 더 밀도가 높다는 특징이다. 그 이유는 얼음 상태에서 물 분자가 특이하게 배열하기 때문이고, 그 결과 얼음이 물에 뜬다.
    • 이산화탄소나 산소 같은 흔한 분자들과 비교해봐도 그 크기가 아주 작다. 즉 작은 공간에 엄청나게 많은 수의 물 분자를 채울 수 있다는 말이다. 1리터 용량의 병을 가득 채운 물에는 약 33×1024개의 물 분자가 들어 있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그것은 우주 전체에 있는 별의 세 배에 달하는 큰 수이다.
    • 물 분자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수소 결합은 매초마다 수조 번에 걸쳐 깨졌다가 다시 형성되곤 한다. 그러니까 분자들의 덩어리가 형성되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지곤 하는 것이다. 그에 비하여 물 분자의 증발은 상대적으로 ‘드물게’ 일어난다. 물 표면의 제곱나노미터당 1초에 약 1억 번 정도 일어난다.
    • 상대적으로 드물게 일어나는 증발 작용은 물 표면에서 물 분자 하나하나가 수소 결합을 끊고 탈출해야 하는데, 이 현상을 아직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물은 그 구조에 기초해서 세운 이론적 모델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적외선 복사를 흡수한다(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 말고도 수증기, 메탄도 포함되어 지구온난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옮긴이). 예상되는 흡수량과 실제 흡수량 사이의 차이는 대기에 물의 이합체(물 분자 2개가 쌍을 이룬 것)가 떠다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 범종설panspermia
    • 최초의 생명 형태는 무생물로부터 출현했을 것이다. 보통의 화학물질이 서로 충돌하다가 적절한 방식으로 결합해서 생물 분자를 이루었을 것이다.
    • 그는 시카고 대학교에 있는 실험실에서 이 혼합물을 플라스크에 넣고 끓였다. 플라스크 안의 환경은 산소가 거의 없는 초기 지구의 대기를 모방한 것이었다. 플라스크 안의 화학물질들을 뒤흔들어 반응을 촉발하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수단으로 전기를 방전시켰다. 지구 초기의 대기에서 번개가 쳤던 상황을 모방한 것이다.  밀러의 수프 실험은 무기물질이 적절한 환경에서 약간의 자극을 받으면 한데 모여 유기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최초의 증거였다. 밀러와 그의 지도교수인 해롤드 유리Harold Urey가 며칠 후 수프의 성분을 분석해본 결과 단백질의 구성단위인 아미노산 몇 종류가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 이곳에서는 열수분출공에서 나온 수소와 바닷물에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만나서 반응을 일으켜 유기화합물을 만들어내기에 적당하다. 그뿐만 아니라 해저 암반에서 뜨겁게 데워진 물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끊임없이 공급한다.
    • 진화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 세포는 DNA를 정보전달물질로 채택했던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그 이전에는 DNA보다 간단한 물질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 후보가 바로 RNA이다. RNA는 이중 가닥으로 이루어진 DNA 중 한 가닥에 가까운 분자이다. 그런데 현대적인 세포의 전문화된 복제 기구가 없는 상태에서 RNA는 스스로 자신을 복제해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려고 RNA는 자기 자신의 복제를 촉매하는 효소 역할까지 해야 했다.
    • 과학자들은 무수히 많은, 각기 다른 염기 서열을 지닌 RNA 분자들을 샅샅이 뒤져가며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암호 서열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대부분의 ‘자기복제자’는 자신의 염기 서열 중 일부만을 복제할 뿐이었고, 그나마 복제의 정확성도 떨어졌다. 제대로 자기복제를 하는 RNA 분자를 찾으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최소한의 기능을 하는 세포, 즉 원세포protocell
    • 해수면 높이의 대기 1cm3에 약 1019개의 분자가 들어 있다. 한편 우주의 진공 상태는 그와는 극적으로 다르다. 성간 물질 1cm3에는 평균 1개의 입자가 들어 있다. 단 하나다. 그것은 모스크바 크기의 도시에 벌 한 마리가 윙윙대며 날아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성간 물질의 경우 온도는 –260°C까지 내려간다. 이런 조건이라면 사물은 별로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설사 두 분자가 만나더라도 부드럽게 서로를 스치고 지나갈 뿐 격렬하게 반응할 에너지가 부족하다.
    • 별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성간 물질interstellar medium은 기체 입자들이 균일하게 분포된 바다 같은 것이 아니다. 수소를 포함한 차갑고 밀도 높은 분자 구름이 있는가 하면, 별의 폭발이 일어난 곳 주변에는 극도로 온도가 높은 지역도 있다.
    • 성간 물질의 대부분(99%)은 기체로 이루어져 있다. 질량 기준으로 수소가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원소의 대부분은 헬륨이 채우고 있다. 그에 비해 탄소, 질소, 산소, 기타 원소는 미량으로 존재한다. 나머지 1%는
    • 먼지이다.
    • 성간 먼지interstellar dust는 규산염, 금속, 흑연 같은 물질을 함유한 작은 입자들이다. 이 먼지 입자들이 중요한 이유는 광대한 우주 속으로 개별적 분자들을 풀어놓기 때문이다. 이 분자들은 둥둥 떠다니다가 어딘가 붙어서 머무른다.
    • 서브밀리미터 어레이 전파망원경(서브밀리파, 즉 파장이 0.1~1mm인 전파를 잡아내는 망원경-옮긴이)
    • 우주화학자들이 정말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같은 탄소를 포함한 커다란 분자들이다. 왜냐하면 이 분자들은 유기 분자가 어떻게 처음 형성되었는지에 관한 비밀을 밝혀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화성의 물은 대개 지표면 아래에 얼음 상태로 갇혀 있거나 화성의 흙 입자에 달라붙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론적으로는 우주인이 화성의 흙을 몇 줌 떠서 가열하면 마실 물을 얻을 수도 있다.
    • (2015년 9월 28일 NASA가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과염소산염이라는 염류가 녹아 있어 화성 표면 온도가 –30~20℃ 정도로 올라가는 여름이면 액체 상태가 되어 표면을 흐를 수 있다-옮긴이)
    •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는 공통적으로 벤젠 고리구조를 함유한 다양한 분자들의 집단이다. 지구에서 이 분자들은 주로 불완전연소의 산물로 탄 토스트나 고기,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이후 이 화합물이 우주에서 발견되고 있다. 초기의 별이 만들어지는 지역에서도 검출되었으나 직접 확인되지는 않았다.
    • 단백질은 아미노산들이 펩티드 결합으로 줄줄이 연결된 분자이다.
    • 자연에 존재하는 단백질은 대략 2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있는 아미노산을 비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하고, 몸에서 합성하지 못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을 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한다.
    • 모든 아미노산은 공통적인 구조를 가진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RCH(NH2)COOH이다. 탄소 원자를 중심에 두고 아민(NH2)과 카르복시산(COOH), 수소가 붙어 있는 형태이다. 탄소에 붙어 있는 나머지 기, 즉 –R이 무엇이냐에 따라 아미노산의 종류와 그 독특한 특성이 결정된다.
    • 단백질 목걸이에 구슬이 꿰어진 순서, 즉 아미노산 서열을 단백질의 1차 구조라고 한다. DNA의 염기 서열과 마찬가지로 단백질은 아미노산 서열을 가진다.
    • 90%의 서열은 약 10개에서 50개 사이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기본 단위가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 단백질의 더 높은 수준의 구조는 아미노산 사슬이 접히거나 꼬이는 방식(2차 구조)과 전체적인 3차원적 구조(3차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 거미줄의 뼈대 부분을 이루는 튼튼한 줄에는 아미노산 사슬들이 광범위한 수소 결합으로 서로 결합되어 얇은 판상의 구조물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베타-병풍ß-sheet’ 구조라고 부르는 이 주제는 우리 피부, 머리카락, 손톱을 이루는 또 다른 구조 단백질인 케라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베타-병풍 구조보다도 더 흔히 나타나는 구조의 주제는 스프링처럼 꼬인 ‘알파-나선α-helix’ 구조로, 헤모글로빈(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이나 근육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에서 나타난다.
    • 단백질은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활동의 상당 부분을 수행하고 조절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동물 세포의 20%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천 가지 종류의 단백질을 함유한다. 단 5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 사슬의 구슬을 조합하는 방법만도 300만 가지가 넘는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그보다 훨씬 긴 사슬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단백질의 어마어마한 다양성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 단백질이 세포 안에서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생물학적 촉매(효소)로서 세포 안의 화학 반응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 아미노산 구슬을 꿰어 단백질 목걸이를 만드는 세포 기구는 바로 리보솜이다. 리보솜의 역할은 각각의 구슬을 펩티드 결합-한 아미노산의 카르복시기와 다른 아미노산의 아미노기가 반응해서 물 분자를 방출하며 결합-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리보솜은 DNA 암호에 들어 있는 지침에 따라 매초 약 20개의 새로운 아미노산을 연결할 수 있다.
    • 특정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그에 대한 항체를 형성해서 다음에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가 또다시 침투할 때 금방 제압할 수 있다. 항체는 단백질에 기반을 둔 면역 글로불린 분자로 독감 바이러스의 특정 부분을 선택적으로 인식해서 그곳에 달라붙는다.
    • 효소는 살아 있는 생물의 체내에서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생물학적 촉매이다.
    • 효소 작용에 대한 피셔의 ‘자물쇠와 열쇠’ 이론은 그가 연구한 당 중 하나가 약간 다른 두 가지 구조적 형태(이성질체)를 띠고 있는데, 이 각각의 이성질체의 가수분해 반응에 각기 다른 천연 효소가 촉매 작용을 한다는 사실에 착안하고 있다. 효모에서 얻은 효소는 ‘알파’형 당 분자의 반응에만, 그리고 아몬드에서 얻은 효소는 ‘베타’형 당 분자의 반응에만 촉매 역할을 했다. 두 가지 형태의 당은 모두 같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의 구조도 동일하지만 같은 효소에 들어맞지 않았다. 피셔는 이 각각의 당 이성질체를 열쇠로, 그리고 그에 꼭 맞는 각각의 효소를 자물쇠로 간주했다.
    • 피셔가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사실은 효소가 모두 동일한 분자적 계통-효소는 모두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백질이다-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 1950년대에 미국의 생화학자 대니얼 코쉬랜드Daniel Koshland가 피셔의 오래된 모델을 수정했다. 코쉬랜드의 ‘유도 적합induced fit’ 모델은 오늘날까지 받아들여지는 이론이다.
    • 단백질과 효소는 온도나 다른 분자의 존재 같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온도가 체온보다 높아지면 인체 효소의 활성은 급격히 떨어진다. 코쉬랜드는 기질 분자가 자신에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효소를 만나면 효소의 모양을 살짝 변화시켜 더욱더 기질에 잘 들어맞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이것을 ‘유도 적합’ 모델이라고 부른다. 기질에 의해 유도된 구조 변화는 효소의 활성 부위, 즉 피셔 모델에서 자물쇠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요소 분자가 우레아제에 퍼즐 조각 들어맞듯 빈틈없이 꼭 들어가 박히는 것이 아니라 빈백beanbag 소파에 사람이 기대앉아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편안하게 모양을 잡듯 결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
    • 이 약물들은 효소의 활성 부위 바로 옆에 달라붙어 효소의 구조를 변경시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 결과 바이러스는 자신을 복제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DNA를 만들지 못한다.
    • 효소와 기질이 결합해 반응이 일어나는 부위로, 활성 부위는 몇 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을 수도 있다. 활성 부위의 구조를 변경시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효소와 기질의 적합성에 영향을 주어 반응이 잘 일어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H가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주변에 떠다니는 수소 이온의 수에 영향을 준다. 이 수소 이온은 활성 부위의 아미노산들과 상호작용을 해서 구조를 변화시킨다. 효소에 달라붙어 활성 부위를 직접 틀어막는 분자를 길항 억제제 또는 경쟁적 저해제competitive inhibitor라고 하는데, 이 분자가 효소의 활성 부위를 놓고 기질과 ‘경쟁’하기 때문이다. 한편 활성 부위가 아닌 효소의 다른 부분에 결합하지만 효소가 제 기능을 못 하도록 구조를 변화시키는 분자를 비길항 억제제 또는 비경쟁적 저해제non-competitive inhibitor라고 한다.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도 효소 활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활성 부위의 아미노산을 변화시키도록 유전암호가 변경된 경우라면 말이다.
    • 들어 고셰병Gaucher disease의 경우 유전자의 돌연변이
    • 당은 석유나 석탄 같은 연료로, 효율적으로 연소되어 에너지, 이산화탄소, 물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하다.
    • 우리가 음식으로 얻는 당의 대부분은 식물에서 온 것이다.
    • 당은 에너지를 내는 것 말고도 다른 용도와 역할을 가진다. 리보오스의 경우 유전 암호를 전달하는 DNA와 RNA 분자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당은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막의 수용체-예를 들어 바이러스를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 주는-를 형성하거나 마치 호르몬처럼 멀리 떨어진 세포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다. 놀랍게도, 식물은 시간을 측정하는 데 당을 이용한다.
    • 설탕은 식물이 양분을 저장하는 당의 형태와 같
    • 식품 성분표를 보면 포도당glucose, 과당fructose, 자당sucrose, 젖당lactose  등과 같이 접미사 ‘당’이 붙은 우리말 단어 또는 ‘-오스-ose’가 붙은 외래어 단어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들은 화학적으로 모두 탄수화물carbohydrates-수화된 탄소hydrated carbon-에 속한다. 어떤 것들은 짧은 사슬 형태이고, 또 어떤 것들은 고리 모양이다. 그러나 모두 기본적으로 탄소 원자들이 골격을 이루고, 이중결합으로 산소 원자가 결합되어 있다.
    • 포도당은 한 가지 종류의 당으로 이루어진 단당류이다. 반면 일반적으로 설탕이라고 말하는 자당 또는 수크로오스sucrose는 포도당 하나, 과당 하나가 글루코시드 결합glycosidic bond으로 연결된 이당류이다.
    • C6H12O6 + 6O2 → 6CO2+ 6H2O 포도당 + 산소 → 이산화탄소 + 물 (+ 에너지)
    • 산소가 없으면 포도당은 그리 효율적으로 연소하지 못하고 젖산으로 변화된다. 젖산은 효모 발효 때문에 생산되는 화학물질로 심한 운동을 한 후 근육 피로를 일으키는 물질이기도 하다. 우리 몸은 젖산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만, 그 효율은 훨씬 떨어진다.
    • 스포츠 과학에서는 운동 중에 유산소 대사와 무산소 대사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육상 선수가 400m와 800m 트랙을 달릴 때 정상적 대사 경로로 생산되는 유산소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근육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얻을 만한 산소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한편으로 무산소 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할 때 순간적으로 무산소 대사에서 에너지를 얻다가 약 30초가 지나서야 유산소 대사가 에너지 공급에 기여한다. 그러니까 보통 400m를 대략 45초에 달리는 최고 기량의 주자는 뛰는 구간 대부분에서 젖산 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얻을 것이다. 반면 800m 선수는 ‘정상적인’ 포도당 대사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 혈액 속에 포도당이 너무 많이 돌아다니면 우리 몸은 이것을 지방으로 전환시켜 지방세포 안에 비상 연료로 저장한다.
    • 우리의 두뇌는 여전히 포도당만을 연료로 삼는다. 뱃속 지방세포에 에너지를 잔뜩 축적해놓고도 스트레스 가득한 오후를 보내면 달콤한 케이크가 생각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2013년 영국의 요크 대학교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연구팀은 식물이 낮 시간 동안 당이 축적되는 정도를 가지고 24시간 주기의 시간 흐름을 파악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펩신
    • 펩신은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효소
    • 그의 연구 방향이 당시 과학자들 사이의 지배적인 가설, 즉 단백질이 유전물질일 것이라는 생각과 배치되었다. 단백질은 20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당시 뉴클레인 또는 DNA의 구성 성분은 이미 밝혀진 상태였다. 인산(DNA 사슬의 뼈대를 이루며 미셔의 실험에서 다량의 인이 나온 원인), 당 그리고 오늘날 유전암호를 구성하는 성분이라고 밝혀진 다섯 종류의 염기이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단백질 이론이 훨씬 더 그럴듯하게 보였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이 20종류나 되므로 다양한 생명의 기초가 될 화학적 다양성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 바이러스가 박테리아를 감염시켰을 때 주입하는 유전물질이 DNA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그 이듬해에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제안했다.
    • <네이처>에 발표한 이 구조를 밝히는 과정에서 젊고 명석한 화학자이자 X선 결정학 전문가인 로잘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이 기여한 부분이 너무나 간과되곤 한다. 왓슨과 크릭에게 이중나선구조의 영감을 준 것은 당시 런던의 킹스칼리지에서 근무하던 프랭클린이 찍은 사진이었다. 그녀의 동료인 모리스 윌킨스Maurice Wilkins가 프랭클린의 허락도 없이 사진을 왓슨에게 보여주었던 것이다. 당시 프랭클린은 실험실의 남성 과학자들과 한자리에서 점심을 먹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푸대접을 받았다. 또한 엄마와 고모의 설득이 없었더라면 여자는 대학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믿는 그녀의 아버지가 학비를 대주지 않아서 과학자의 길을 걷지 못할 뻔했다.
    • 데옥시리보핵산DNA은 두 가닥의 핵산 사슬이 밧줄처럼 꼬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핵산은 구슬 목걸이처럼 구성단위가 반복되어 연결된 사슬인데, 각 구성 단위는 염기, 당, 인산기로 이루어져 있다. 두 가닥의 사슬은 양쪽 염기 사이의 수소 결합으로 서로 결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염기 서열이 유전 암호를 형성한다. 염기 중 아데닌은 항상 티민과만 결합하고A-T 시토신은 구아닌과 결합하는 C-G 식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 두 가닥의 사슬 사이의 수소 결합이 끊어져서 가닥들이 분리되면서 암호의 복제가 시작된다. 각 가닥이 주형이 되어 세포 안의 효소를 이용해서 새로운 가닥을 형성하는 것이다. 단백질을 합성할 때는 세포내의 기구가 염기 서열을 읽어서 연속한 3개의 염기(코돈)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을 가져다가 합성 중인 단백질 사슬에 연결한다. 다수의 코돈(3개의 염기 세트)이1개의 아미노산을 가리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염기 서열 TCT, TCC, TCA, TCG 모두 아미노산 중 세린으로 번역된다.    
    • DNA의 각 염기에 당과 인산기가 결합된 형태를 뉴클레오티드라고 한다.
    • DNA의 경우 당이 데옥시리보오스이므로 DNA의 구성단위는 정확히 말하자면 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이다. RNA-세포가 DNA 암호를 단백질로 번역할 때 실질적으로 매개하는 단일 가닥 핵산-의 당은 리보오스이고, 따라서 RNA의 뉴클레오티드는 리보뉴클레오티드이다. 올리고뉴클레오티드는 뉴클레오티드 몇 개가 결합한 짧은 사슬을 말한다.
    • 생합성biosynthesis(천연물질의 합성)
    • 생합성은 사실 생물이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모든 생화학 경로-수많은 화학 반응과 효소 작용으로 이루어진-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화학자들은 대개 유용하거나 상업적 이용 가치가 있는 천연물질을 만들어내는 경로를 생합성이라고 부른다.
    • 항생제에서 염료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천연생산물은 이차적 대사산물이라는 화학물질이다. 주요 대사산물은 단백질이나 핵산처럼 생물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화학물질이다. 반면 이차적 대사산물은 생물이 딱히 어디에 쓰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 흙은 풍부한 항생물질의 원천이다. 아마도 토양 미생물이 다른 박테리아와 싸우기 위해 이런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미생물들이 공간과 영양분을 놓고서 서로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 알렉산더 플레밍이 처음 페니실린을 추출했던 곰팡이 종은 페니킬리움 노타툼Penicillium notatum이었다. 이것은 부엌에 놓아둔 빵에서 흔히 잘 자라는 종류의 곰팡이이다.
    • 캔털루프cantaloupe라는 멜론의 일종에서 주로 서식하는 페니킬리움 크리소게눔Penicillium chrysogenum이라는 곰팡이를 찾았다. 이 곰팡이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다양한 처치-X선을 쪼인다거나-를 한 끝에 결국 1,000배가량 더 많은 양의 항생제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종을 만들어냈다. 이 곰팡이는 오늘날까지 항생제 제조에 사용된다.
    • 맨 처음 대기 중에 산소를 공급한 생물은 오늘날 바다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플랑크톤인 남조류cyanobacteria의 조상뻘 되는 생물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론에 따르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산하던 플랑크톤이 진화과정에서 식물에 포획되어 식물 세포 속에서 노예 노릇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조류는 결국 식물 세포 안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체라는 소기관이 되었다. 식물이 남조류 노예의 도움을 받아 번성해서 지구를 뒤덮으면서 방대한 양의 산소를 대기 중으로 뿜어냈다. 그 결과 지구의 대기는 우리 조상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기로 채워지게 되었다.
    • 식물 입장에서 광합성의 중요한 산물은 당이다. 당은 빛의 에너지를 화학적 형태로 저장한 것으로 식물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분자이다.
    • 6CO2 + 6H2O → C6H12O6 + 6O2 이산화탄소 + 물 (+빛) → 포도당 + 산소
    • 엽록소가 빛을 흡수해서 분자에서 분자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연쇄적 반응을 개시한다. 식물이 초록색인 이유는 엽록소가 가시광선 가운데 녹색을 제외한 다른 파장의 빛만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녹색 파장의 빛은 반사되며 그래서 우리 눈까지 전달되어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 빛이 엽록소에 부딪히면서 에너지를 전달해준다. 이른바 ‘안테나’ 엽록소라는 수많은 분자가 이 빛에너지를 포획한 다음 엽록체 안에 있는 광합성 반응의 중심에 해당되는 좀 더 특화된 엽록소로 전달한다. 이 특화된 엽록체에서 떨어져 나온 전자가 일련의 전자 전달 반응을 촉발한다. 이 반응에서 분자들은 마치 수건돌리기 놀이에서 수건을 전달하듯 전자를 연속적으로 주고받는다. 이 산화 환원 반응의 사슬은 궁극적으로 NADPH나 ATP 같은 분자 형태로 화학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리고 이 분자들이 당을 합성하는 반응을 주도한다. 이 과정에서 물 분자가 ‘쪼개져서’ 우리가 들이마시는 산소가 생성된다.
    • 반응은 오래전 식물에 붙들려 노예가 된 남조류의 후손인 엽록체 안에 있는 막에 위치한 광계photosystem라는 곳에서 일어난다. 이 과정 중에 수소 이온(양성자)들이 생성되어 막의 한쪽에 모인다. 그런 다음 단백질이 쌓인 수소 이온을 막의 반대편으로 내보내는데, 이 수소 이온 펌프가 ATP 합성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 엽록체에서 만들어진 화학에너지(ATP와 NADPH)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 당을 합성하는 반응을 주도한다. 이 반응에서 이산화탄소에서 얻은 탄소를 당 분자의 골격을 구성하는 데 사용한다. 이 ‘탄소 고정’ 절차 덕분에 지구의 대기가 완전히 이산화탄소로 포화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이 반응에서 생산된 당 연료는 식물의 세포에서 생명활동에 사용되거나 녹말로 전환되어 저장된다.
    • 포도당 합성 과정에서 손실되거나 소모된 에너지를 고려한다면 효율성은 5% 이하이다. 그나마 그것이 광합성 효율의 최대치이고 대부분의 경우 그보다 더 떨어진다.
    • 식물의 광합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한 복합체는 산소를 생산하고 또 다른 복합체는 에너지를 함유한 분자인 NADPH와 ATP를 생산한다. 거대한 효소에 해당되는 이 복합체들을 광계 Iphotosystems I과 광계IIphotosystems II라고 한다.
    • 광계 II에서 P680이라고 부르는 쌍을 이룬 엽록소 색소가 들뜬 상태가 되어 전자 하나를 내놓고 양전하를 띤다. 이렇게 P680이 들뜬 상태가 되면 다른 곳으로부터 전자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데, 그에 따라 물에서 전자를 빼앗으면서 산소를 방출하게 한다. 한편 광계 I은 광계 II에서 오거나 그 자체의 빛을 포획하는 엽록체 분자로부터 온 전자를 받아들인다. 광계 I의 특화된 엽록소 분자의 쌍은 P700이라고 부른다. P700 역시 전자를 내놓아 또 다른 전자 전달 연쇄 반응을 촉발한다. 마지막으로 이 전자들은 페레독신ferredoxin이라는 단백질로 전달되어NADP+를 환원시켜 화학에너지의 통화 단위라고 할 수 있는 NADPH를 만든다.
    • 스스로 먹이(당)를 만들어 그로부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식물과 박테리아를 독립 영양 생물autotroph이라 한다.
    • 신경 세포를 따라 전해지는 ‘전기 자극’은 전하를 띤 이온이 세포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인 것을 알게 되었다. 신경 세포막에 있는 이온 채널은 자극이 도착하면 나트륨 이온이 세포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하고 자극이 지나가면 칼륨 이온을 밖으로 내놓는다.
    • 우울증의 경우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부족 때문이라는 가정이 제기되었다. 그 결과 세로토닌의 농도를 높임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1987년 항우울제인 프로작Prozac이 출시되었다.
    • 에틸렌(폴리에틸렌을 구성하는 분자)은 과일을 숙성시킬 뿐만 아니라 식물의 성장에도 깊이 관여한다. 대부분의 식물 세포가 이 호르몬을 만든다. 그리고 식물 호르몬은 동물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세포막 표면에 있는 수용체 분자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자극을 전달한다.
    • ‘쿼럼 센싱quorum-sensing’
    • 이 분자와 그 수용체를 이용해서 같은 종의 박테리아끼리 의사소통을 한다.
    •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남성과 여성의 외모와 생리적 특성의 차이를 만드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지만 사실 두 물질의 분자구조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두 분자 모두 4개의 고리로 이루어진 구조로 그중 하나의 고리에 붙은 작용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흔히 테스토스테론을 ‘남성 호르몬’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성의 몸이 이 호르몬을 조금 더 많이 만들어낼 뿐이다. 사실은 여성이 에스트로겐을 만들기 위해서 테스토스테론이 필요하다. 두 호르몬의 분자구조가 그토록 비슷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흥미롭게도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아침에 가장 높고 또한 전통적인 ‘여성’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한 달 주기에 걸쳐서 변화한다.    
    • 20세기가 시작될 무렵만 해도 미국 전역에 등록된 자동차의 대수는 고작 8,000대에 지나지 않았고, 겨우 시속 32km 이하의 속도로 굴러다녔다.
    • 189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판 아메리칸 석유 & 운수 회사가 최초의 유정을 시추한 이후, 1897년 무렵 유정의 수는 500개 이상으로 늘었다.
    • 자동차의 엔진에서 휘발유는 공기와 접촉하며 연소한다. 공기가 연소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준다. 연소 결과 이산화탄소와 물이 나온다.
    • C7H12 + 11O2 → 7CO2 + 8H2O 헵테인(헵탄) + 산소 → 이산화탄소 + 물
    • 이것은 산화 환원 반응의 한 예이다. 왜냐하면 헵테인의 탄소 원자가 산화되고 산소는 환원되기 때문이다.
    • 벤젠 고리를 이루는 6개의 탄소는 안정적인데, 이런 구조는 방향족탄화수소aromatic hydrocarbon라고 불리는 천연 또는 합성 화합물에서 널리 나타나는 특성이다.
    • 대기에 방출되는 질소산화물의 절반가량이 도로의 차량에서 나오고 있다.
    • 미국 안에서만 해마다 30억 배럴,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을 2,000개 채울 수 있는 양의 휘발유를 태우고 있다. 미국 국민 1인당 하루에 1갤런(3.8리터) 이상을 쓰는 셈이다.
    • 열경화성, 즉 한 번 성형되면 열을 가해도 다시 녹여서 모양을 바꿀 수 없는 플라스틱이다.
    • 열을 가해서 다시 성형할 수 있는(열가소성) 플라스틱
    • 폴리에틸렌 제조 방법은 ICIImperial Chemical Industries(영국 최대 화학공업 기업-옮긴이)에 근무하는 영국 과학자가 우연히 발견했다. 기체 상태의 에틸렌을 고압으로 가열하면 에틸렌의 중합체, 즉 폴리에틸렌이 생성된다. 에틸렌은 원유의 화학적 크래킹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대부분 폴리에틸렌은 석유 정제 회사에서 생산한다. 그러나 에틸렌(그리고 폴리에틸렌)은 재생 가능한 자원, 예를 들어 사탕수수 같은 식물에서 얻은 알코올을 화학적 방법으로 전환시켜서 얻을 수도 있다. 
    • 플라스틱은 화학적으로 불활성인 물질이다. 그러므로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환경 속의 어떤 것과도 반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안일한 태도 때문에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땅에 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들어 갔다.
    • 많은 플라스틱이 생분해되지 않는다. 단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작은 조각으로 쪼개져서 미세플라스틱이 될 뿐이다. 이런 미세플라스틱은 땅에서 새나 포유류의 내장을 막히게 할 수 있다. 폴리에틸렌은 특히 생분해가 가장 안 되는 플라스틱이다. 사탕수수대로 만든 ‘그린 폴리에틸렌’도 마찬가지이다.
    • 폴리에틸렌이 환경 속에 계속 남는 이유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폴리에틸렌의 분자구조가 전적으로 탄소와 수소만의 사슬로 이루어지고,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작용기chemical group가 전혀 붙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생물은 주로 카르보닐기(C=O)와 같이 산소를 포함한 작용기에 달라붙는다. 촉매와 열을 이용해서, 심지어 햇빛을 이용한 광산화를 통해 폴리에틸렌을 산화시키는 것도 미생물이 분해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이다. 또 다른 방법은 단순히 산화시키지 않은 플라스틱도 잘 소화하는 특별한 미생물을 찾는 것이다.  
    • 이 물질들은 대개 케라틴이라는 우리 머리카락이나 손톱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케라틴은 플라스틱처럼 구성단위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구조를 가진다.
    • 포테이토칩과 같은 과자의 포장지를 재활용할 수 없는 이유는 많은 경우에 포장재에 금속층을 함유하기 때문이다. 금속을 넣는 이유는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산소가 들어가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포장재는 재활용하지 않는 한 결국은 땅속에 매립될 운명이다. 과자 봉지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인데, 1993년 이탈리아의 화학자들이 젖산나트륨과 포도당을 첨가하자 박테리아가 폴리에틸렌 위에서 생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론적으로는 미생물이 과자 봉지나 다른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어 없애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CFC는 20세기 전반에 냉장고에 사용되던 독성 기체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냉각제이다. 염소 원소를 함유한 이 화합물은 햇빛을 받아 분해되면서 매우 활성이 강한 염소 라디칼을 대기에 방출한다. CFC가 개발되기 전에 냉장고 제조업체는 염화메틸methyl chloride, 암모니아, 이산화황을 냉각제로 사용했다. 이들은 모두 밀폐된 장소에서 사람이 흡입하면 매우 위험한 기체들이다.
    • 제네럴모터스의 연구원인 토머스 미즐리Thomas Midgley Jr.가 할로겐 원소를 함유한 비독성 화합물인 디클로로디플루오로메탄dichlorodifluoromethane(CCl2F2)을 합성했다. 이 길고 어려운 이름은 줄여서 ‘프레온’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되었다. 1930년까지는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것이 최초로 개발된 CFC 화합물이었다.
    • 사람이나 동물이 프레온 기체에 노출되어도 직접 해를 입지는 않는다.
    • 영국 남극 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은 1950년대 후반부터 남극 대기권의 오존층을 관찰했다. 1985년이 되자 오존의 양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었다.
    • 1987년 세계 각국은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Montreal Protocol on Substances that Deplete the Ozone Layer를 비준했다. 의정서는 CFC의 사용을 점진적으로 금지하는 구체적인 시간적 계획을 담고 있었다.
    • CFC를 대신해서 HFChydrofluorocarbon(수소화불화탄소)를 사용한다. 오존층을 손상시키는 주범이 염소 원자였으므로 HFC가 주로 대체제로 많이 사용된다.
    • HFC는 오존층을 손상시키지는 않지만 그중 일부는 이산화탄소보다 1,000배나 더 강력한 온실가스라는 것이다.
    • 오존층의 구멍은 몬트리올 의정서 협의 사항이 이행되면서 평균적 크기는 더 이상 늘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구멍의 크기가 최대치에 달했던 시기는 2006년 9월로 2,700만 km2에 이르렀다. NASA의 과학자들은 2065년이 되어야 오존층의 구멍이 1980년대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 CFC는 햇빛을 받아 분해되면서 염소 라디칼을 방출한다. 염소 라디칼은 자유롭게 떨어져 나온 염소 원자로 짝을 이루지 않은 전자 또는 ‘채워지지 않은 결합’을 갖고 있어서 반응성이 매우 강하다. 이 염소 라디칼이 연쇄반응을 촉발해서 오존(O3) 분자에서 산소 원자 하나를 끌어낸다. 염소 원자는 일시적으로 산소와 결합해서 염소와 산소 화합물을 형성하지만 곧 분해되어 더 많은 염소 디칼을 생성하고, 이것이 또다시 더 많은 오존 분자를 파괴한다. 브로민(브롬, Br)도 비슷한 반응을 일으킨다. 남극에서는 겨울에는 햇빛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은 양만 도달한다. 그러다가 봄이 되어 낮 동안 햇빛이 비치면서 반응이 재개된다. 나머지 계절 동안 CFC에서 떨어져 나온 염소는 얼음 구름 안에 안정적인 화합물 일부로 갇혀 있다. 오존은 햇빛에 의해 자연적으로 분해될 수도 있지만, 거의 같은 비율로 다시 오존 상태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염소 라디칼이 존재할 경우 균형이 깨져서 오존이 파괴되는 쪽으로 기울어져 버린다.
    • ‘융제ablative’
    • 애브코트Avcoat
    • 많은 복합물질이 두 가지 주요 성분으로 이루어진다. 한 가지는 ‘매트릭스’로 주로 다른 성분을 붙잡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두 번째 성분은 대개 매트릭스를 보강하는 섬유나 입자로 복합물질에 강도와 구조를 부여한다.
    • 뼈는 수산화인회석hydroxyapatite이라는 무기질에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이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 ‘위스커whisker(고양이나 쥐 같은 동물의 수염-옮긴이)’
    • 보통 우리가 탄소 섬유라고 할 때는 탄소 섬유로 강화된 고분자물질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에폭시와 같은 합성수지나 그 밖의 다른 결합 물질에 위스커를 고정해놓은 소재를 말한다.
    • 미국 기업인 듀폰의 스테파니 퀄렉Stephanie Kwolek이 아라미드aramid(합성 방향족 폴리아미드-옮긴이)를 발견했다. 듀폰은 이 제품에 대한 특허를 획득하고, 1970년대에 케블라라는 상표로 시판했다. 퀄렉은 원래 타이어의 재료로 쓸 물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방탄 섬유 물질을 발견했다. 나일론보다 질기고 타이어의 회전에 따른 마찰에도 끊어지지 않는 섬유였다. 케블라는 흠 없이 규칙적이고 질서정연한 화학구조로 되어 있고, 그에 따라 역시 규칙적인 수소 결합이 형성되기 때문에 매우 높은 강도를 보인다. 
    • 차폐장치
    • 벨연구소가 태양 전지의 개발을 발표한 것은 1954년으로 약 6%의 효율로 태양 빛의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켰다. 태양 전지는 곧 인공위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 183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알렉상드르-에드몽 베크렐Alexandre-Edmond Becquerel이 처음으로 광전기성 효과photovoltaic effect를 발견했다. 벨연구소에서는 러셀 올Russell Ohl을 중심으로 이 현상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는데, 1939년 올은 단파장 라디오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물질을 찾고 있었다. 올은 규소 시료로 전기 흐름을 측정하면서, 실험실 안에 선풍기를 켜 놓았다. 선풍기는 창문과 원통형 규소 시료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올은 규소 시료에서 선풍기의 날이 돌아가면서 햇빛을 통과시키는 주기에 맞추어 전압이 상승하는 것을 발견했다. 한동안 머리를 긁적이며 의아해하던 올과 동료들은 규소가 햇빛에 노출될 때 전류를 흘려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오늘날은 규소를 이용한 광전기 현상 기술이 최고 수준으로 에너지 전환율을 약 20%까지 끌어올린 상태
    • 유기 태양 전지의 효율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져서 개발이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효율성이 12%를 넘기 힘든 상태일 뿐만 아니라 규소 재질의 태양 전지판은 수명이 25년 정도 되지만 유기 태양 전지는 간신히 그 절반 정도의 수명에 도달한 수준이다. 대신 유기 태양 전지는 원하는 거의 모든 색으로 만들 수 있고 구부리거나 휘어지는 장점이 있다.
    • 광합성에서는 천연 색소인 엽록소가 빛에너지를 추출한다. 햇빛을 받아 들뜬 상태가 된 엽록소는 전자와 함께 그 들뜬 상태를 전달해서 일련의 화학 반응을 연쇄적으로 일으켜서 화학에너지를 만든다.
    • 포르피린porphyrin
    • 페로브스카이트는 유기물/무기물 하이브리드 물질로 브롬이나 요오드 같은 할로겐 족 원소와 금속을 포함한다. 지금까지 태양 전지에 사용된 것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페로브스카이트는CH3NH3PbI3라는 화학식을 가진 물질로 납을 함유하고 있다. 그런데 납은 독성이 있어서 페인트 같은 제품에 납의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이 수십 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 이 유기물과 무기물의 하이브리드 재료는 금세 놀라운 수준인 16%의 에너지 전환율을 달성했고, 50%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이 태양 전지는 만들기도 쉬우며, 물체 표면에 뿌려서 코팅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 중에 있다.
    • 바다수세미
    • 입체이성질체-원자의 배열순서는 같지만 일부 작용기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붙어 있는 이성질체
    • 1990년대에 이르자 화학자들은 약물을 만드는 새로운 전략을 고안해냈다. 자연의 생합성이나 특정 분자를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돌고 돌아가는 길고 복잡한 경로의 화학적 합성에 의존하는 대신 각기 다른 분자들의 ‘도서관’을 만든 다음 특정 성질을 가진 분자를 찾기 위해 모든 분자를 조사해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예를 들어 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에 맞는 문자를 찾으려 할 때 유용하다.
    • 튜불린tubulin
    • 튜불린은 세포의 구조를 지지해주는 단백질로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하다.
    • 1981년에서 2010년 사이에 허가를 받은 새로운 약물 중 64%가 어떤 방식으로든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 보통 비아그라로 더 많이 알려진 실데나필Sildenafil은 ‘포스포디에스테르 가수분해효소phosphodiesterase 5형 억제제’라고 하는데, 이 약물은 포스포디에스테르 가수분해효소 5형PDE5이라는 효소가 기능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1980년대에 이미 화이자의 과학자들은 PDE5가 혈관의 근육이 이완되도록 하는 화학물질을 분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비아그라는 이 PDE5가 화학물질을 분해하지 못하도록 해서 효과를 낸다. 혈관이 이완되면 혈액이 원활하게 흘러들어 간다. 화이자의 연구팀은 처음에는 심장병의 치료제로 이 약물을 연구했다. 그들은 1992년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데나필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그러자 곧 두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다. 첫째, 이 약물은 고혈압이나 협심증을 치료하는 데에는 별다른 쓸모가 없었다. 둘째, 남성 환자의 경우 잠재적으로 유용한 특이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 GPCRs(G단백질 공역 수용체G-coupled protein receptors)
    • GPCRs는 세포막에 자리 잡고서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수용체들의 광범위한 집단이다. 처방 약물의 1/3 이상은 GPCRs를 목표물로 삼는다.
    • 나노 기술이라는 용어는 1974년 일본의 엔지니어가 만들어내기 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파인만은 개별 원소 하나하나를 움직인다든지 미세한 기계적 외과 의사 역할을 할 나노 기계를 만든다든지 핀 머리에 백과사전 전체의 내용을 새겨 넣는다든지 하는 아이디어에 관해 이야기했다.
    • 1981년 주사형 터널 현미경scanning tunnelling microscope이 발명되자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원자나 분자 수준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 나노입자란 이름 그대로 매우 작은, 1~100nm 정도 크기의 입자를 말한다. 이것은 원자와 분자 수준의 크기
    • ‘버키볼buckyball’(약 60개의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1nm 폭의 구형 분자)
    • 현탁액(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 나노 규모에서 물질은 큰 덩어리로 존재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어쩌면 가장 명백한 이유는 나노 크기의 미세한 입자나 물질은 (단위부피당) 표면적이 훨씬 더 넓기 때문에 그와 같은 차이를 만들지도 모른다. 나노 크기 물질의 화학을 다룰 때 그것은 매우 중요한 성질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은 나노 물질이 아예 겉보기나 행동 자체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 오늘날 은 나노입자는 의복에 항균 소재로 점점 더 많이 사용된다. 이 작은 입자들이 세탁을 통해 물로 방출된 다음, 환경 속에서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지식은 많이 쌓여 있지 않다.
    • 나노튜브는 탄소로 이루어진 매우 가는 튜브로 놀라울 정도로 튼튼하고 전기를 전달할 수 있다. 탄소 나노튜브는 전자 제품에서 실리콘(규소)을 대체해서 집적 회로에서 트랜지스터로 사용될 수 있다.
    • 나노튜브를 트랜지스터에 사용하는 것의 어려움 중 하나는 나노튜브가 완벽한 반도체 물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가 금속성 나노튜브를 형성해서 전류의 누출이 일어난다. 한 미국의 연구팀이 나노튜브에 산화구리 나노입자를 집어넣으면 반도체 성질이 개선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 원자폭탄 개발에 관여했고 챌린저 우주왕복선 사고 조사에도 결정적으로 공헌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미세 규모에서 사물을 조작하고 제어하는 문제’라는 제목의 유명한 강연을 펼쳤다. 1959년의 일로, 당시 그의 생각은 터무니없고 공상과학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졌다.
    • 그래핀은 지금까지 원자 한 층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물질이다. 오직 탄소만으로 만들어진 그래핀은 지구 상에서 가장 가볍고 얇으면서 또한 가장 강한 물질이다. 1m2의 그래핀 1장(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루어진)으로 해먹을 만들 경우 고양이를 태울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유연하다고 한다. 그 무게는 고양이의 수염 한 가닥 정도밖에 되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 그래핀 해먹은 투명하기 때문에 고양이를 태울 경우 마치 고양이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 그래핀은 전기전도성이 구리보다도 우수하다.
    • 다른 과학자들도 그래핀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그래핀을 얻는 방법에 상당히 가까이 접근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가임이 이 슈퍼 물질을 발견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가임과 그의 동료이자 노벨상 공동수상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는 흑연에서 그래핀을 얻는, 상업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렵지만 신뢰할만한 방법을 발견했다. 그들이 한 일은 단지 흑연 한 덩어리를 구한 다음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가 떼어내서 흑연 표면에서 그래핀 한 층을 벗겨낸 것뿐이다. 흑연은 연필심과 같은 물질인데, 기본적으로 한 층의 원자로 이루어진 그래핀 층이 수백, 수천 장 포개져 있다. 각 층은 약한 결합으로 서로 뭉쳐져 있어서, 단지 테이프만으로 표면 근처에 있는 몇 층의 그래핀을 분리해낼 수 있다. 가임과 노보셀로프는 흑연 한 조각의 표면을 깨끗이 하기 위해 사용한 테이프를 자세히 들여다본 후에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 그래핀이 그토록 전기전도성이 우수한 까닭은 그래핀의 납작하면서 마치 닭장의 철망(구멍이 육각형인 철조망)처럼 생긴 구조 속에 각 탄소 원자가 하나씩 자유로운 전자를 갖는다는 사실까지 파고들어 갈 수 있다. 이 자유 전자들이 그래핀 표면을 신나게 돌아다니면서 전하 전달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면 그래핀의 전기전도성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컴퓨터 칩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실리콘 같은 반도체 물질은 어떤 조건에서는 전기를 통하게 하고 어떤 조건에서는 통하지 않게 하기 때문에 유용하다. 그래서 재료과학자들은 그래핀의 전기적 성질을 조절하려고 불순물을 첨가하거나 다른 매우 얇은 물질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워 넣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 강철보다 300배는 더 강하면서 1m2당 무게가 1mg도 채 나가지 않는 물질에 다른 용도가 없을 리가 없다.
    • 그래핀의 구조는 보통 닭장 철망chicken-wire처럼 생겼다고 묘사된다. 흑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탄소 원자들은 한 장의 납작한 층을 이루며 끊기 어려운 매우 강력한 결합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각 탄소 원자는 주변의 세 탄소 원자와 결합해서 육각형 패턴이 반복되는 구조를 이룬다. 그 결과 각 탄소의 최외각 껍질에 있는 4개의 전자 중 하나가 남아서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닭장 철망 구조가 그래핀에 강도를 부여한다면 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전자가 그래핀의 높은 전기전도성의 원인이다. 탄소 나노튜브 역시 매우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닭장 철망 한 장을 둘둘 말아 원통형으로 만든 것과 비슷하다. 그래핀은 원자 하나 두께이고 완전히 평평하기 때문에 2차원 물질로 간주된다. 반면 거의 다른 모든 물질은 3차원 물질이다. 또한 그래핀이 지구에서 네 번째로 풍부한 물질인 탄소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 역시 그래핀을 매력적인 소재로 부각시킨다. 적어도 탄소가 고갈될 일은 없을 테니까.
    • 21세기의 제조업은 어떨까? 대량 맞춤mass customization이 그 답이다.
    • 모든 3D 프린팅 기술이 공통으로 가진 특징은 3차원 물체를 2차원 단면으로 분해한 디지털 파일 정보에 따라 만들려는 제품의 구조를 한 층, 한 층 쌓아올린다는 것이다.
    • 스테레오리소그래피stereolithography
    • 히드로겔hydrogel
    • 이 정도 수준에서는 ‘잉크’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한 가지 해결책은 전기방사법electrospinning으로 전하를 띤 고분자를 방사하여 반대 전하를 띤 물체 표면에 프린트하는 방법이다. 물체 표면에 패턴을 넣어서 고분자 물질이 달라붙는 것을 조절할 수 있다.
    • 최근에는 3D 프린터로 생산한 두개골 보철물을 이식받은 환자까지 있다. 2014년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 의과대학은 두개골 일부가 두꺼워져서 뇌를 손상시키는 병을 앓고 있는 한 여성 환자의 두개골 상당 부분을 3D 프린팅으로 만들어낸 두개골 보철물로 대체했다고 발표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공사장 사고로 두개골의 절반 정도를 잃어버린 남자 환자가 3D 프린터로 만든 티타늄 소재의 두개골 보철물을 이식받았다.
    • 그들은 무엇보다도 ‘중량 대비 출력power-to-weight’ 비율에 집착한다. 자전거를 조금이라도 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매년 7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프랑스 일주 사이클 대회-옮긴이)’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중량 대비 출력이 대략 체중 1kg당 6.7와트(6.7W/kg)는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우리가 보기에 그 정도의 수치를 내기 위해서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처럼 페달을 밟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바람만 휙 불어도 자전거에서 떨어질 것처럼 비쩍 말라야 한다.
    • 비쩍 마른 위긴스는 체중이 약 70kg 전후였는데 460W의 출력을 냈다. (엄청난 수치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헤어드라이어를 가동시키는데 적어도 브래들리 위긴스 두 명분의 출력은 필요하다.) 중량 대비 출력 체중으로 따지면 6.6W/kg의 힘을 내는 셈이다.
    • 2011년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우승한 브래들리 위긴스Bradley Wiggins
    • 실제로 가장 이상적인 로봇은 크기는 그리 크지 않으면서 큰 힘을 낼 수 있는 로봇이다. (게다가 온갖 노력을 기울여서 일단 그런 로봇을 만들어낸다면 아마도 미소를 짓거나 멋진 표정을 짓도록 하는데 근육 일부를 쓰고 싶어질 것이다.)
    • 진짜 근육처럼 재빨리 이완했다 수축할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강철처럼 튼튼하면서 너무 뻣뻣하지 않아야 한다. 그다음 그 물질에 에너지를 공급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 모든 인공 근육에는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소재는 근육을 수축하려면 끊임없이 전기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 대부분의 인공 근육-액추에이터actuator(작동 장치)라고도 한다-은 소재가 고분자 중합체이다. 전기 활성 고분자electroactive polymer 분야에서 과학자들은 전류를 흘려주면 모양과 크기가 변하는, 부드러운 물성을 가진 재료들을 연구하고 있다.
    • 벨루소프-자보틴스키Belousov-Zhabotinski 반응
    • 나노튜브 실은 자신의 중량의 10만 배가 되는 물체를 들어 올리고 전기를 흘려주면 1/40초 만에 수축한다. 이 왁스로 채운 나노튜브 실의 어마어마한 성능을 중량 대비 출력으로 환산하면 4,200W/kg에 이른다. 이것은 인간 근육 조직의 출력 밀도power density의 몇천 배에 해당하는 값이다.
    • 폴리에틸렌의 꼬이고 휘감기는 성질 때문이다. 덕분에 폴리에틸렌을 꼬아 만든 실은 비틀림 성질을 갖게 되어 잡아당기는 힘을 잘 견딜 수 있다. 많은 인공 근육이 전기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그러나 폴리에틸렌 실은 단순히 온도 변화에 반응한다. 폴리에틸렌 인공 근육을 수축하려면 열을 가하고,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이완한다. ‘근육’을 튜브 안에 넣으면 물을 이용해서 재빨리 식힐 수 있다. 다만 엄청나게 빠른 근육의 움직임을 재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빠르게 온도를 변화시킬 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 유전공학은 동물 실험에서 어떤 질병에 특정 유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내는 데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그 후로 DNA 서열 분석과 합성법이 발달하면서 이 기술은 단일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체 전체를 아우르도록 발전했다.
    • 기존의 유전공학이 하나의 유전자를 변화시켜서 그것이 해당 동물, 식물 또는 박테리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는 것이었다면, 합성생물학은 DNA 암호 수천 개의 ‘글자’(염기)를 편집해서 그 생물이 예전에 전혀 만들어낸 적 없는 분자를 생산하는 대사의 암호를 담는 유전자를 도입한다.
    • 한 추정치에 따르면 300만 개 이상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인간 유전체 전체의 서열을 확인하는데, 약 1,000달러 정도가 들 뿐이며 DNA를 합성하는 데에는 염기쌍 하나당 약 10센트 정도가 든다고 한다.
    • 합성생물학자들은 유전자를 개량하거나 유전자 일부를 빌려오고 싶은 생물의 DNA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새로 만들어낸 DNA도 쉽게 검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합성생물학자들은 원하는 DNA 서열을 전문 합성 회사에 보낸 다음 완성된 DNA를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 합성생물학자들이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은 합성생물을 조립하는 데 쓰는 표준 부품에 해당하는 유전자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그 목적으로 이미 2003년 표준 생물학 부품 등록부Registry of Standard Biological Parts가 만들어졌다. 이름은 어딘가 섬뜩하지만 사실 이 등록부는 합성생물학계에서 ‘사용자 검증을 거친’ 유전자 서열을 수천 가지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일 뿐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우리가 그 기능을 알고 있고 서로 연결 가능한 DNA 조각들을 마치 레고 조각 끼워 맞추듯 서로 이어 붙여서 완전히 새로운 생물을 만들어내려는 아이디어이다.
    • 지금까지 합성생물학이 만들어낸 가장 복잡한 수준의 생물은 균류 정도이다. 
    • DNA 합성에서 비용을 크게 절감시킨 획기적 발달 중 하나는 포스포라미다이트phosphoramidite 단량체 분자를 이용하는 합성화학 과정의 발견이다. 각 단량체는 보통의 DNA를 구성하는 바로 그 뉴클레오티드 같은 것이다. 다만 이 분자는 활성을 띤 부분을 마개로 덮어놓았다. 구슬을 꿰듯 점점 길어지는 DNA 사슬에 새로운 뉴클레오티드가 추가될 때 이 화학적 마개가 벗겨진다. 적절한 염기(A, T, C, G 중 하나)를 달고 있는 첫 번째 뉴클레오티드는 유리구슬에 고정되어 있다. 그다음 새로운 뉴클레오티드의 보호마개가 벗겨지고 결합되는 과정을 거쳐서 첫 번째 뉴클레오티드에 부착된다. 이런 식으로 원하는 암호를 형성하는 순서대로 뉴클레오티드 구슬이 하나, 하나씩 꿰어진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방법으로 짧은 사슬만이 만들어진다. 그런 다음 수많은 짧은 사슬이 서로 연결해서 긴 사슬을 만든다.
    • “운행 수단으로 인간의 다리를 재발견하라. 걸어 다니는 사람은 음식을 연료로 쓰고 별다른 주차 공간도 필요 없다.” -역사학자이자 철학자 루이스 멈퍼드Lewis Mumford
    •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가 상당한 기여를 할 수는 있겠지만, 이 에너지들은 연료가 아니다. 이렇게 얻은 에너지를 전기 공급망에 공급할 수는 있겠지만, 자동차의 연료 탱크에 주입해서 차를 타고 다니는 데 사용할 수는 없다. 화석 연료는 바로 여기에 이점을 가졌다. 에너지가 액체 형태로, 화학에너지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 현재로써는 이리저리 운반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는 다름 아닌 화석 연료이다. 단위 무게당 가장 많은 양의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것이 석유 제품이다.
    • 아무리 태양광 발전소와 풍력 터빈을 많이 건설해도 여전히 연료는 따로 필요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에너지 시스템은 모두 연료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니까 청정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면 에너지 시스템의 전면적 수정 없이 기존의 하부구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잠재적 해결 방법의 하나는 주기율표 맨 위에 있는 가장 작고, 가장 단순한 원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수소이다.
    • 피셔-트롭시 공정에서 합성가스syngas라고 부르는 수소와 일산화탄소(CO)의 혼합물을 이용해서 탄화수소 연료를 만들 수 있다. 이 아이디어가 가능해진다면 수소 연료를 공급하는 시설을 포함한 하부구조 전체를 새롭게 건설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방법으로 합성가스를 만들 수 있다. 이산화탄소와 물을 2,200℃까지 끓이면 두 분자는 수소, 일산화탄소, 산소로 분해된다.
    • 그런데 이 방법에도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그처럼 높은 온도에 도달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둘째, 산소가 수소와 가까이 있으면 심각한 폭발 위험이 있다. 최근 개발된 물 분해 장치들도 이런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 ‘솔라 시뮬레이터solar simu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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