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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프린트
    Books 2020. 4. 30. 00:12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124734

     

    스프린트

    구글은 어떻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가?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구글의 핵심 프로그램들은 어떻게 개발되었을까? 『스프린트』는 구글 수석 디자이너 제이크 냅이 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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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족과 지내는 시간만큼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금껏 진행했던 워크숍의 결과를 검토해본 나는 문제점 하나를 발견했다. 실제로 구현에 착수하여 성공을 거둔 아이디어들은 목소리가 컸던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최상의 아이디어들은 다른 곳에서 나왔다.
    • 책상에 앉아 있을 때, 커피숍에서 누군가를 기다릴 때, 혹은 샤워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찾아왔다. 이처럼 개인적으로 생각한 아이디어들이 더 괜찮았다.
    • 생각해보니 내가 일을 가장 잘했던 때는, 중요한 과제가 주어졌는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때였다.
    • 큰 소리로 아이디어를 말하고 설득하는 집단 브레인스토밍과 달리, 이 두 사례에서는 개인적으로 아이디어들을 발전시킬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그리 넉넉한 것은 아니었고 마감 시간이 눈앞에 어른거리니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일할 때는 지나치게 세부적인 내용까지 생각하거나 덜 중요한 다른 일에 정신이 팔리곤 하는데, 이때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었다. 엔지니어, 제품 관리자, 디자이너들이 모두 한 방에 모여 당면 문제에서 저마다 자신에게 해당하는 부분을 해결했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바로 대답해줄 수 있었다.
    • 이런 마법 같은 요소들 — 개인적으로 작업에 집중하기, 프로토타입 제작, 피할 수 없는 마감 시간 — 을 팀 워크숍에 추가하면 어떨까? 나는 이 워크숍을 ‘스프린트’라고 부르기로 했다.
    • “지구에서 최고의 기업가들을 찾아 이들이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키도록 돕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
    • 처음에 내가 원했던 것은 평소 직장생활을 효과적이고 의미 있게 하는 것이었다. 나와 내 팀, 우리 고객들을 위해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내 시간을 소중하게 쓰고 싶었다.
    • 월요일에는 문제를 지도로 나타내고 초점을 맞추어야 할 중요한 부분을 선택한다. 화요일에는 서로 경합을 벌이는 솔루션을 종이에 스케치한다. 수요일에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아이디어들을 테스트 가능한 가설로 바꾼다. 목요일에는 진짜 같은 프로토타입을 만든다. 금요일에는 진짜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한다.
    • 린 개발lean development(도요타의 제조방식을 본떠 낭비와 결함 제거, 신속한 개발과 학습에 따른 개선 등의 원칙을 개발에 도입한 방법론
    • ‘애자일’ 프로세스agile process(환경과 고객의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법론
    • 블루보틀 카페를 방문한 적도 없고 커피를 맛본 적도 없으며 아예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또 좋은 경험을 안겨줄 수 있다면, 그 외의 모든 상황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터였다.
    • 존과 제이크는 커피 재배 지역 간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몰랐고, 대니얼 버카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우리는 계속 함께 커피를 마셨지만, 우리 중 누구도 이런 쪽에 문외한임을 스스로 인정한 적이 없었다.
    • 첫 번째 스케치는 말 그대로 웹 사이트를 카페와 일치시키는 접근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나무 선반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블루보틀 카페의 실내 모습처럼 보였다. 두 번째 스케치에는 바리스타들이 고객들과 자주 나누는 대화가 반영된 글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제임스는 커피 내리는 방식에 따라 커피를 분류하고 “집에서 어떻게 커피를 내려서 드세요?”라는 질문을 컴퓨터 화면에 바로 옮겨놓은 스케치를 선택했다.
    • 모두가 높은 기대를 걸었던 나무 선반으로 장식된 상점, 과연 이 상점은 어떤 반응을 얻었을까? 우리는 그 프로토타입이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고객들은 달랐다. 그들은 “싼 티 나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두 포로토타입은 사정이 훨씬 나았다. “집에서 어떻게 커피를 내려서 드세요?” 디자인은 별 탈 없이 굴러갔다. 우리를 얼떨떨하게 만든 건 ‘글을 잔뜩 써놓은’ 디자인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었다. 고객들이 실제로 그 글을 전부 읽어보는 게 아닌가! 게다가 웹 사이트에서 제공한 추가 정보는 커피에 관한 블루보틀의 전문성과 생각을 돋보이게 했다. “블루보틀 사람들은 커피를 아는 사람들이네요”라는 한 고객의 코멘트에서 알 수 있듯이!
    • 스타트업들과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 기업이 안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스프린트에서 다루라고 권한다. 스프린트를 진행하려면 많은 에너지와 집중이 필요하다. 작은 성과를 노리거나 ‘하면 좋지만 안 해도 그만인’ 프로젝트를 선택하지 마라. 사람들은 그런 프로젝트에 최대의 노력을 쏟지 않는 법이다. 아마 애초부터 스프린트를 위해 일정을 비우지도 않을 것이다.
    • 적절한 외양이 만들어지면, 그 기반이 되는 시스템이나 기술을 생각해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외관에 초점을 맞추면, 실제 구현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신속하게 일을 진행하고 중요한 의문점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아무리 큰 과제라도 스프린트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 완벽한 스프린트 팀을 꾸리려면 먼저 대니 오션, 즉 결정 권한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 사람을 결정권자라고 부르며, 스프린트를 진행하고 활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정권자는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다.
    • 결정권자가 스프린트가 별 가치 없다고 생각한다면? 결정권자가 잠깐이라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잠깐! 이건 중대한 적신호다. 어쩌면 당신은 지금 부적절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럴 때는 서두르지 말고 결정권자와 상의하여 더 적절하고 중요한 과제를 찾아라.
    • 평소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만 팀을 구성해서는 안 된다. 스프린트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섞였을 때 가장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전문지식을 갖춘 몇 명의 추가적인 전문가와 함께 솔루션을 실행하는 쪽에서 일하는 핵심 인물들 또한 필요하다.
    • 반대자와 얼간이는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그저 당신과 의견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피하는 건 금물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스프린트 과정이 서로 상충하는 아이디어들을 자산으로 만들어준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 스프린트 팀에 포함할 사람이 일곱 명을 넘는 경우, 최종적으로 제외된 사람들이 월요일 오후에 ‘전문가’로 잠깐 참석하는 시간을 마련하면 좋다. 그 시간에 이 전문가들은 자기가 아는 것을 팀에 알려주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
    • 우리는 이 사람을 진행자라고 부른다. 진행자는 시간, 토론, 전체적인 절차를 관리할 책임이 있다. 진행자는 논의 내용을 요약하고 팀원들에게 한 토론을 끝내고 다음 단계로 옮겨갈 때라고 주지하는 등 자신 있게 회의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진행자는 중요한 역할이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을 읽으며 스프린트를 공부하는 당신이야말로 유력한 진행자 후보가 될 수 있다. 진행자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하여 한 사람이 결정권자와 진행자를 동시에 맡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평소 당신 팀과 일하지 않는 외부인을 진행자로 세우는 방법도 퍽 효과가 있다.
    • 조지 메이슨 대학교 연구원들은 사람들이 한창 리포트를 쓸 때 어떤 방해를 받으면 더 짧고 수준 낮은 리포트가 나온다는 걸 발견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연구원들에 따르면, 사람들이 일하다가 딴 데로 주의를 빼앗기면 본래 하던 일로 되돌아가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앗, 문자메시지가 왔네? 그럼 나머지 연구들은 이 문자에 답을 보낸 다음 알려주겠다!)
    • 스프린트는 일정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하나의 목표를 주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일할 수 있게 해준다. 여러 프로젝트 사이를 오가지 않아도 되고 갑자기 들이닥치는 방해요소도 없다.
    • 스케줄에서 5일을 확보하는 건 꼭 필요한 중요한 요건이다. 스프린트 팀원들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같은 방 안에 있어야 한다. 금요일의 테스트는 그보다 좀 더 빠른 9시에 시작된다.  
    • 중간에 주말이 끼어드니 연속성이 떨어졌고, 방해요소와 일을 미루는 습관이 슬슬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이 많아지니 우리가 떠올린 아이디어들에 더 애착을 느끼고 동료나 고객들에게 뭔가를 배우려는 의지가 줄어들었다. 5일이라는 기간은,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고 쓸모없는 논쟁을 배제할 만큼의 긴급한 느낌은 주면서도 동시에 팀원들이 지치지 않은 채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할 정도의 여유를 준다. 또한 기업들이 대부분 주 5일 근무라서 5일간의 스프린트를 기존 스케줄에 끼워 넣기 편리하다. 스프린트 팀에는 오전에 한 번의 짧은 휴식 시간(오전 11시 30분 무렵), 1시간의 점심 시간(오후 1시 무렵), 그리고 오후에 또 한 번의 짧은 휴식 시간(오후 3시 30분 무렵)이 주어진다. 일종의 ‘압력방출 밸브’ 역할을 하는 이 시간 동안, 사람들은 머리를 식히고 스프린트 외의 일들을 처리할 수 있다. 스프린트 회의실에서는 모든 사람이 스프린트에서 다루는 과제에 100퍼센트 집중할 것이다. 팀 전체가 랩톱을 닫고 휴대전화도 치워야 한다.
    • 이들 기기는 스프린트에 집중할 힘을 빼앗는다. 이 기기들의 화면을 보고 있으면 회의실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따라서 팀을 도울 수 없다. 게다가 저도 모르게 ‘이 일은 재미없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 우리는 이 규칙에 두 가지 예외를 두었다.   1. 휴식 시간에는 기기를 확인해도 된다. 2. 기기를 확인하기 위해 회의실을 나가도 된다. 언제든! 이렇게 한다 하더라도 어떤 비판도 없을 것이다. 전화를 걸든, 이메일을 확인하든, 트위터에 글을 쓰든, 무엇이든 해도 괜찮다. 회의실 밖에서 하기만 하면.  
    • 인간은 단기 기억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공간 기억력은 높다. 기록, 도표, 인쇄물 등으로 잔뜩 도배된 스프린트 회의실은 그 공간 기억력을 이용한다. 스프린트 팀에는 회의실 자체가 일종의 공유된 뇌라고 할 수 있다.
    • “프로젝트 자료들을 우리 모두 동시에 볼 수 있으면 파일 폴더나 노트북, 혹은 파워포인트에 그 자료들이 숨겨져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쉽게 패턴을 파악하고 창의적으로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우리는 많은 첨단기술 업체가 테이블축구 테이블, 비디오 게임, 심지어 음악실까지 마련하면서 — 다 재미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 정작 회사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방은 제공하지 못하는 것에 놀랐다.
    • “시간이 얼마나 남았어요?” 1983년 가을, 잰 로저스Jan Rogers는 신시내티 집에 있을 때면 이런 질문을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받았다. 네 살배기 딸 로런Loran이 시간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기 때문이다. 잰은 떠올릴 수 있는 대답은 다 해주려고 애썼다. “작은바늘이 여기로 갈 때까지.” “알람이 울릴 때까지.”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를 두 번 볼 때까지.” 하지만 잰이 어떻게 설명해도 어린 로런은 도통 이해하지 못했다. 잰은 더 효과적인 시계를 찾아 나섰다. 디지털시계, 아날로그시계, 에그 타이머, 알람시계를 시도해보고,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네 살짜리 아이에게 이해시킬 시계를 찾아 신시내티 쇼핑몰들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그 무엇도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잰은 ‘포기 안 해. 필요하면 내가 시계를 만들지 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그날 저녁 잰은 종이와 마분지 더미, 가위를 들고 종이 식탁에 앉아 실험을 시작했다. “그때 만든 첫 번째 프로토타입은 아주 단순했어요. 빨간색 종이접시를 잘라 흰색 종이접시에 끼운 형태였거든요. 완전히 수작업이라 시간이 흘러가는 걸 제가 직접 접시를 돌려서 표현해야 했어요.” 로런은 엄마가 만든 이 장치로 드디어 시간 개념을 이해했다. 그리고 잰은 자신이 뭔가 중요한 발견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의 이 발명품을 ‘타임 타이머’라고 불렀다. 처음에 잰은 지하실에서 양면테이프로 부품들을 붙여 타이머를 제작했다. 그리고 느리지만 꾸준히 타임 타이머를 하나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잰은 수백만 달러짜리 사업체의 CEO이며, 암스테르담의 유치원에서부터 스탠퍼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교실에서 타임 타이머를 볼 수 있다.
    • “일을 진행하기 위해 저는 이 타이머를 사용할 겁니다. 타이머가 꺼지면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주제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라는 뜻이죠. 말하고 있는데 타이머가 울리면 그냥 하던 말을 계속 하세요. 제가 시간을 조금 더 드리겠습니다. 이건 가이드라인이지 화재경보기가 아니니까요.”
    • 월요일은 체계적인 논의를 통해 스프린트의 방향을 잡는 날이다. 월요일 아침에는 도착점에서 출발하기 활동을 시작하여 장기적인 목표에 합의한다. 그다음에는 과제를 표현하는 지도를 그린다. 오후에는 회사의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던져 그들이 알고 있는 내용을 공유한다. 마지막으로, 타깃을 선택한다. 타깃은 일주일 안에 해결할 수 있는, 야심차지만 관리 가능한 문제여야 한다.
    •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저마다 아는 내용을 공유하여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엉뚱한 부분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수 있다.
    • 스프린트 첫날은 계획 수립에 몽땅 바칠 것이다.
    • 월요일은 우리가 도착점에서 출발하기라고 부르는 활동으로 시작된다. 스프린트 주간이 끝날 때와 그 이후까지 바라보는 시간이다.
    • 도착점에서 출발하는 방법은 타임머신의 열쇠를 건네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프린트가 끝날 때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이 나와야 할까? 6개월이나 1년 뒤로 간다면, 이번 프로젝트 결과로 당신의 사업에 어떤 개선이 있어야 할까? 이런 미래의 모습이 분명해 보인다 해도, 월요일에 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가질 만한 가치가 있다. 먼저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목표부터 다루어보자.
    • “왜 이 프로젝트를 하고 있나요? 6개월, 1년, 혹은 5년 뒤에 우리가 어디에 있길 원하죠?”
    • 목표는 당신 팀의 원칙과 포부를 반영해야 한다. 목표가 지나치게 거창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원대한 목표를 세웠더라도 스프린트 절차는 적절한 출발점을 발견하고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일단 장기 목표를 정했으면 화이트보드의 맨 위쪽에 눈에 잘 띄도록 써놓아라. 그러면 목표는 스프린트 과정 내내 모든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안내하는 신호등 역할을 할 것이다.
    • 지금으로부터 1년이 흐른 뒤, 당신의 프로젝트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고 상상해보자. 실패 요인이 뭘까? 당신이 세운 목표는 왜 실현되지 않았을까? 모든 목표 뒤에는 위험한 가정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가정이 검토되지 않은 채 오래 방치될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 스프린트에서 당신은 그 가정들을 발견하고, 이들을 질문으로 바꾸어 답을 찾을 절호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목표와 마찬가지로, 이 질문들은 스프린트 과정 내내 솔루션을 찾고 의사결정을 내릴 때 지침이 된다. 당신은 이들 질문을 하나의 준(準)체크리스트로 삼아 일주일 내내 참조할 것이며 금요일의 테스트 이후에는 여기에 비추어 평가할 것이다.  
    • 이번 스프린트에서 우리가 답하고 싶은 질문들은 무엇인가?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현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미래로 날아가 우리 계획이 실패했다고 상상하면 그 실패 원인은 무엇일까?
    • 가정과 장애물을 질문으로 바꾸어보는 것이다.
    • Q: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면 무엇이 실현되어야 할까? A: 고객들이 우리의 전문지식을 신뢰해야 한다.   Q: 이를 질문으로 바꾸어 표현한다면 어떻게 될까? A: 고객이 우리의 전문지식을 신뢰할까?
    • 중요한 의문점과 미지의 일들은 불안감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전부 한곳에 나열해보면 한결 안심이 되고, 자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월요일이 끝날 무렵에는 이 지도를 이용해 광범위한 과제들을 스프린트에서 다룰 구체적인 타깃으로 좁히게 될 것이다. 또한 나중에 이 지도는 솔루션 스케치와 프로토타입 제작의 체계를 잡아줄 것이다. 지도를 제대로 그려놓으면 향후 활동에서 모든 요소가 서로 잘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암 환자는 전체의 4퍼센트에 불과했다. 따라서 의사와 연구원들은 나머지 96퍼센트의 암 치료 데이터를 얻을 수 없었다.
    • 요건에 맞는 사람은 누구라도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암 전문병원이 환자에게 맞는 임상시험을 찾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툴을 만들고자 했다.
    • “이 사람들은 수년간 같은 방식으로 일해왔죠.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이 기존 업무 절차를 바꾸려 하지 않을 거예요.”
    • 모든 세부사항과 미묘한 차이를 지도에 담을 필요는 없다. 대신 고객이 과정을 밟기 시작해서 끝낼 때까지 거쳐야 하는 주요 단계만 포함하면 된다.
    • 모두 고객 중심이다. 또한 맨 왼쪽에 핵심 행위자들이 열거되어 있고, 시작·중간·끝을 갖춘 하나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 어떤 업무를 다루건 간에 지도가 단순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도표들은 단어, 화살표, 상자 몇 개로만 이루어져 있다.
    • 1. 행위자 열거하기(왼쪽) ‘행위자’는 당신이 구현하려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주요 인물을 가리킨다. 대개는 여러 유형의 고객이지만, 때로는 그 외의 사람들이 — 예를 들어 영업팀 혹은 정부의 규제 담당자 — 중요 행위자가 될 때가 있다. 그러면 이들도 여기에 포함해야 한다. 물론 어떨 때는 로봇이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2. 결말 쓰기(오른쪽) 대개는 이야기의 중간 과정보다 결말을 파악하기가 훨씬 더 쉽다. 플랫아이언의 이야기는 치료로 끝나고, 새비오크의 이야기는 배달로 끝난다. 블루보틀의 결말은 커피 구매다.   3. 단어와 화살표(중간 중간) 지도는 예술작품이 아니라 기능적이어야 한다. 단어와 화살표, 그리고 가끔 상자 정도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전문적인 그림 솜씨가 필요하진 않다.   4. 단순해야 한다 지도에는 5개~15개 정도의 단계만 포함해야 한다. 20단계가 넘어가면 너무 복잡해진다. 지도를 단순하게 유지하면, 팀원들이 상충하는 솔루션에 갇히지 않고 문제의 구조를 파악하고 동의할 수 있다.   5. 도움을 청하라 지도를 그리면서 계속 팀에 물어보라. “이 지도가 맞는 것 같아요?”
    • 초안은 2분~30분 안에 재빨리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이후 문제를 논의하면서 계속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수정해야 한다 해도 놀라지 마라. 처음부터 정답을 알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정답이 아니더라도 어느 지점에서라도 시작은 해야 한다.
    • 당신의 팀은 회사 과제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지식이 여러 사람에게 분산되어 있다. 어떤 사람은 고객에 관해 잘 알고 있고 어떤 사람은 기술이나 마케팅, 업무 등에 빠삭하다. 일반적인 업무를 진행할 때는 팀들 간에 힘을 합쳐 그 모든 지식을 활용할 기회가 없다.
    • 월요일 오후는 우리가 전문가들에게 의견 구하기라고 부르는 활동에 대부분 할애된다. 스프린트 팀원들, 사내 전문가들, 전문지식을 지닌 외부인 한두 명을 초대해 한 번에 한 사람씩 연이어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하는 동안 스프린트 팀원들은 각자 메모를 한다. 이 인터뷰에서 스프린트의 타깃 선택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화요일에 솔루션들을 스케치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모은다.
    • 처음에 우리는 책임자들, 주로 CEO나 경영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모든 걸 파악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리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프로젝트에 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바로 결정권자가 아닌가? 음, 하지만 실상은 결정권자도 모든 걸 알지는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결정권자 자신이 만사를 훤히 꿰뚫고 있다고 생각한다 해도 말이다.
    • 중요한 과제에는 미묘한 측면이 많다는 것, 이를 모두 이해하려면 많은 사람에게서 정보를 얻어 통합해야 한다
    • 전략 먼저 결정권자와 이야기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라. 결정권자가 스프린트 전 과정에 함께하지 않는다면, 월요일 오후에는 참여하도록 준비시킨다. 결정권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면 유용하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만의 장점이나 기회는 뭘까요?”, “가장 큰 위험요소가 뭘까요?”   고객의 소리 고객과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고객의 입장에서 설명해줄 사람이 누구인가? 웬디와 같은 사람이 고객 전문가의 좋은 예다. 영업팀이건, 고객 지원이나 연구 부문, 그 외 어느 팀에 속하건, 이런 사람들의 통찰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당신 회사 제품의 제작기술을 이해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제품을 만드는 사람, 혹은 디자이너, 엔지니어, 마케팅 담당자 등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야 한다. 새비오크는 로봇 기술자들을, 블루보틀은 바리스타들을, 플랫아이언은 종양 전문의들을 인터뷰했다. 재무 전문가, 기술・물류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모든 요소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위해, 흔히 ‘일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꿰고 있는 전문가 2명~4명과 이야기한다.   이전의 노력 팀의 누군가는 이미 문제에 관해 상세히 알고 있는 예가 흔하다. 그 사람은 문제와 관련한 해결책이나 실패한 실험 혹은 현재 진행 중인 작업에 관해서도 알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기존의 해결책들 또한 검토해봐야 한다. 많은 스프린트 팀이 미완의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거나 실패한 아이디어를 수정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예를 들어, 새비오크는 스프린트를 실시하기 전에도 이미 로봇의 특성을 구성하는 개성을 표현할 아이디어를 거의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이들을 조합할 기회가 없었다.  
    • 전문가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알고는 있었지만 잊었던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하고, 그리하여 생각하지도 못했던 통찰력을 얻게 된다. 또한 이 인터뷰 시간은 장기적으로 또 다른 큰 이점을 제공한다. 스프린트 초기에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하면, 이들은 자신이 결과에 이바지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나중에 솔루션을 실행하기 시작할 때면 이 사람들이 당신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줄 것이다.  
    • 1. 스프린트를 소개한다 전문가가 스프린트 팀의 일원이 아니라면, 스프린트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2. 화이트보드를 검토한다 전문가에게 장기 목표, 스프린트 질문들, 지도를 살펴볼 시간을 2분 정도 준다.   3. 전문가에게 말할 기회를 준다 당면 과제에 관하여 알고 있는 모든 걸 말해달라고 요청한다.   4. 질문한다 이때 스프린트 팀은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처럼 굴어야 한다. 각 전문가에게 자기 전문 분야에서 지도의 미진한 부분을 채워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지도에서 불완전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가? 스프린트 질문 목록에 추가할 것이 있는가? 어떤 기회가 보이는가? 이때는 “왜 그런가요?”와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말해주세요”와 같은 말이 효과적이다.   5. 화이트보드에 적힌 내용을 수정한다 스프린트 질문을 추가하고 지도를 수정한다. 필요하다면 장기 목표도 업데이트한다. 전문가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당신이 알지 못하는 것(혹은 잊어버린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러니 본래 논의 내용을 수정한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 모든 팀원이 각자 따로따로 메모했다고 상상해보자. 그래도 괜찮지만, 어떤 흥미로운 점을 한 사람만 관찰했을 때 나머지 사람들은 그 관찰 내용을 이용할 수 없다. 각자 기록한 내용은 저마다의 공책 안에 갇혀 있을 것이다.
    • 이 기법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How Might We(HMW)라고 부른다. 본디 1970년대에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에서 개발되었지만, 우리는 디자인 회사인 IDEO에서 이 기법을 배웠다. 먼저 팀원들이 각자 포스트잇을 가지고 한 장에 하나씩 메모한다. 그리고 하루가 끝날 즈음 모든 사람의 메모를 모아 정리한 뒤 가장 흥미로운 메모 몇 가지를 선택한다. 이렇게 눈에 띄는 메모들은 지도의 해당 부분에서 결정할 때 도움이 되고, 화요일에 스케치할 때는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것이다. 먼저 종이에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로 시작하는 질문을 쓴다. 예를 들어 블루보틀에서는 “어떻게 하면 카페에서의 경험을 재현할 수 있을까?”나 “어떻게 하면 커피가 신선하게 도착하게 할 수 있을까?” 등을 질문할 수 있다.
    • 작은 지면에 굵은 마커로 글을 쓰라고 하면 누구나 간단명료하고 읽기 쉬운 중요한 말만 쓰게 된다.
    • 1. 포스트잇의 왼쪽 위에 “어떻게 하면”이라고 쓴다. 2. 기다린다. 3.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질문으로 바꾼다.(머릿속으로) 4. 그 질문을 포스트잇에 쓴다. 5. 그 포스트잇을 떼서 옆에 놔둔다.
    • 전문가 인터뷰가 끝나면 각자 작성한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메모들을 곧바로 벽에 붙인다.
    • 그럼 이제 이 메모들을 분류할 차례다. 팀원들이 함께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질문들을 비슷한 주제끼리 한곳으로 모아보자. 이때 어떤 주제를 미리 알고 그에 따라 메모를 분류하는 게 아니라 분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주제가 나타날 것이다.
    • 1. 각 사람에게 커다란 점 스티커를 2개씩 나눠준다. 2. 결정권자에게는 점 스티커를 4개 준다. 결정권자의 의견이 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3. 모든 사람에게 목표와 스프린트 질문을 다시 읽어보게 한다. 4. 각자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질문에 조용히 투표한다. 5. 자신이 쓴 메모에 투표하거나 같은 메모에 스티커를 두 개 다 붙여도 괜찮다.  
    •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메모를 정리하고 나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마치 지각의 틈처럼 지도에서 두드러져 보일 것이다. 월요일에 마지막으로 하는 작업은 스프린트의 타깃 선택이다. 당신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 고객이 당신 회사와 함께 겪는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인가?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타깃이다. 스프린트의 나머지 부분은 여기에서 결정된 타깃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일주일 내내 당신은 이 타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타깃으로 결정된 순간과 사건을 중심으로 솔루션을 스케치하고, 계획을 세우고,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것이다.
    • 일단 팀원들이 쓴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메모들을 분류해보면, 스프린트의 초점을 어디에 맞출지 결정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지도에서 뭔가 대단한 일을 할 기회가 가장 많은 곳(그리고 아마도 실패할 위험이 가장 큰 곳)이 바로 우리가 초점을 맞추어야 할 지점이다.
    • 결정권자는 지도에서 타깃이 될 하나의 고객과 사건을 선택해야 한다. 결정권자가 무엇을 선택하건 그 타깃에 나머지 스프린트 활동의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다. 스케치, 프로토타입, 테스트가 모두 이 결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 결정권자에게 결정하도록 요청한다 많은 논의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결정권자가 결정할 수 있다면 가장 편하다. 어쨌거나 온종일 논의하고 여러 단계를 밟아왔으니 월요일 오후가 되면 결정권자 대부분은 에이미처럼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선택 전에 결정권자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구할 수도 있다. 그러면 신속하고 조용하게 ‘여론 조사’를 실시하여 팀원들의 의견을 모은다.   여론 조사(결정권자가 도움을 원할 때) 모든 팀원에게 각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객과 사건을 선택하여 종이에 쓰라고 한다. 모든 사람이 비밀리에 선택을 끝내면, 투표 내용을 지도에 화이트보드 마커로 표시한다. 투표 결과 의견 차이가 크게 나타나면, 이를 논의한다. 이 정도면 결정권자가 참고하는 데 충분할 것이다. 이제 결정권자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 일반적으로 한 번의 스프린트로 모든 질문의 답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타깃과 연결되는 질문은 분명 하나 이상 있을 것이다.
    • 화이트보드는 팀이 공유한 뇌라는 점을 기억하라.
    • 우리는 그 회사의 업무에 문외한인 외부인이지만, 때때로 우리가 던지는 멍청한 질문이 진짜 문제를 콕 짚을 때도 있다.
    • 월요일에 우리는 과제를 정의하고 타깃을 선택했다. 화요일은 솔루션을 생각하는 날이다. 화요일 아침은 기존 아이디어들을 검토하여 조합하고 발전시키는 활동으로 시작한다. 그런 뒤 오후에는 각자 4단계에 따라 스케치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예술성보다는 비판적 사고다. 여기에서 나온 스케치 중에서 가장 좋은 것들이 향후 프로토타입 제작과 테스트를 위한 설계도가 될 것이다.
    • 지금이 1900년대 초라고 상상해보자. 당신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사실… 썩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커피 가루가 이에 끼는 데다 맛이 써서 입안에 떫은 기운이 감돌기 때문이다. 카페인이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마시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 시절에는 커피를 갈아 주머니에 넣은 뒤 끓는 물에 담가 차처럼 우려내서 마셨다. 자칫 커피 맛을 망칠 여지가 많았다. 너무 오래 우려내거나 너무 빨리 망을 빼버릴 수도 있었고 컵 바닥에 찌꺼기가 잔뜩 남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천으로 된 필터에 커피를 걸러서 마셨는데, 이 필터는 구멍이 너무 많아 씻기가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1908년에 멜리타 벤츠Melitta Bentz라는 독일 여성은 찌꺼기투성이의 쓴 커피를 마시는 데 진저리가 났다. 틀림없이 더 좋은 방법이 있으리라고 생각한 벤츠는 아이디어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아들의 학교 공책에 붙어 있는 압지를 떠올렸다. 잉크가 번지지 않도록 물기를 빨아들이는 종이인 압지는 두껍고 흡수성이 좋은 데다 한 번 쓰고 버려도 될 만큼 저렴했다. 영감을 얻은 벤츠는 놋쇠그릇에 못으로 구멍을 낸 뒤 컵 위에 얹고 그 안에 압지를 깔았다. 그리고 갈아놓은 커피를 담고 뜨거운 물을 부었더니 부드럽고 찌꺼기가 없는 커피가 탄생했다. 게다가 용구를 씻기도 간편했다. 이리하여 벤츠는 종이로 된 커피 필터를 발명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가 만든 종이 필터는 커피를 내리는 가장 인기 있는(그리고 가장 좋은) 도구의 하나로 남아 있다.
    • 위대한 혁신은 기존 아이디어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꿨을 때 이루어진다.
    • 스프린트에서는 벤츠의 사례처럼 아이디어들을 조합하여 발전시키지만, 맹목적으로 베끼지는 않을 것이다.
    • 화요일 아침은 오후에 솔루션을 생각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기존 아이디어들을 찾는 활동으로 시작한다. 먼저 쓸모 있는 여러 구성요소를 찾은 뒤 이들을 이용하여 뭔가 독창적이고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점에서 화요일에 하는 일은 레고 블록 쌓기와 비슷하다. 기존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조합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우리는 번갯불 데모Lightening Demos라는 활동을 한다. 번갯불 데모는 팀원들이 다른 제품, 다른 분야, 그리고 회사 내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솔루션을 돌아가면서 3분간 소개하는 시간이다. 이 활동의 목적은 솔루션을 떠올리기 위한 재료를 찾는 것이지 경쟁제품을 모방하자는 것이 아니다.
    • 우리는 동종 업계 제품들을 살펴보는 데서는 그리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다른 환경의 비슷한 문제에서 최고의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아이디어를 얻은 적은 여러 번 있었다.
    • 먼 곳과 가까운 곳 모두에서 기존의 솔루션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면 틀림없이 뜻밖의 유용한 아이디어를 찾게 될 것이다.
    • 모든 팀원에게 솔루션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하라고 요청한다.(이런 제품이나 서비스는 즉석에서 생각보다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원한다면 월요일 밤에 과제로 내줄 수도 있다.) 이때 팀원들에게 동종 산업이나 분야 외의 영역에서 생각해보고 사내에서도 찾아보라고 일러준다.
    • 검토하는 모든 것에는 배울 만한 뭔가 좋은 점이 있어야 한다.
    • 각자 자기가 제안한 제품을 팀원 전체에게 소개하고 장점을 설명한다. 각 제품에 할당된 시간은 3분 정도여야 한다.(궁금한 점이 있으면 랩톱, 전화기, 그 외의 도구를 사용해도 된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이 기기들을 큰 스크린에 연결하곤 한다.)
    • 데모를 진행하는 중에도 화이트보드에 아이디어를 기록해야 한다. 데모를 진행하는 사람에게 “이 제품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중요한 아이디어가 뭘까요?”라고 물어본 뒤 영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를 재빨리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 위에는 간단한 제목을, 아래에는 출처를 기록한다.
    • 데모 진행 중에 화이트보드에 기록하면서 어떤 아이디어를 버릴지, 또는 어떤 아이디어들을 조합하여 발전시킬 만한지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 그런 판단은 나중에 스케치할 때 내릴 수 있고, 그편이 에너지가 훨씬 덜 소모된다. 지금은 판단도, 논쟁도 하지 말고 그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건 뭐든 포착하라.
    • 화요일 오후는 솔루션을 떠올리는 시간이다. 하지만 브레인스토밍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 언쟁을 벌이지도, 별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도록 판단을 유보하지도 않을 것이다. 대신 각자 시간을 들여 스케치를 할 것이다.
    • 추상적인 아이디어는 구체적인 세부사항이 없으므로 (당신이 내놓은 아이디어처럼) 과소평가되거나 (상사의 아이디어처럼) 과대평가되기 쉽다.
    • 우리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시끄럽게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보다는 혼자 일할 때 더 좋은 솔루션이 나온다는 걸 알고 있다.
    • 혼자 일할 때는 무언가를 조사하거나 영감을 주는 것들을 찾고 문제에 관해 생각할 시간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혼자 일할 때 따르는 책임감은 종종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우리를 자극한다.
    • 1958년에 예일 대학교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다. 이 연구에서는 동일한 문제를 놓고 개인이 혼자 해결할 때와 집단이 브레인스토밍할 때를 비교했는데, 그 결과 개인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개인들이 더 많은 솔루션을 내놓았을 뿐 아니라 더 뛰어나고 독창적인 솔루션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 스프린트에서 우리는 혼자 일하되, 모든 사람이 집중하고 일을 진척시키도록 돕는 구체적인 단계들을 따른다. 각자 혼자서 스케치할 때면 깊이 생각할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팀원 전부가 동시에 혼자서 일하면 모두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집단사고(응집력이 강한 소규모 의사결정 집단에서 대안 분석이나 이의 제기를 억제하고 합의를 쉽게 이루려는 심리적 경향 — 옮긴이)에 빠지지 않고 서로 경쟁하는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낼 것이다.
    • 크레이지 에이트는 각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8분 만에 8가지로 변형하여 재빨리 스케치하는 활동으로, 속전속결로 진행한다. 이 활동을 하면 처음 생각했던 적절한 솔루션을 더 발전시키거나 적어도 대안을 고려하게 된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크레이지 에이트에서 ‘크레이지’는 아이디어의 성격이 아니라 속도를 말한다.
    • 팀원들은 각자 편지지 크기의 종이 한 장을 앞에 두고 크레이지 에이트를 시작한다. 먼저 종이가 8칸으로 나뉘도록 세 번 접는다. 그리고 타이머를 60초로 맞춘 뒤 ‘시작’을 누르고 스케치를 시작한다. 칸마다 60초의 시간이 주어져서 8분 동안 8개의 스케치를 해야 하므로 빨리빨리 진행해야 한다.
    • 각 스케치는 고객이 당신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상호작용할 때 보게 되는 것을 3개의 포스트잇에 표현한 스토리보드다. 제품과 서비스는 스냅사진이라기보다 영화 쪽에 가까우므로 우리는 이런 스토리보드 형식을 좋아한다. 고객들은 한 정지화면에 등장했다가 다음 정지화면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한 장면에서 배우들처럼 돌아다닌다. 따라서 당신의 솔루션은 고객의 동선에 딱딱 맞추어 움직여야 한다.
    • 1.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 2. 익명으로 해야 한다
    • 3. 그림이 서툴러도 괜찮다
    • 4. 글은 중요하다
    • 로렘 입숨lorem ipsum(텍스트 공간에 임의로 넣는 의미 없는 글 — 옮긴이)을 이용하거나 “이곳에 글이 들어갈 것입니다”라는 뜻으로 구불구불한 선만 그려놓아서는 안 된다. 글은 당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글을 써넣어야 한다.
    • 5. 귀에 쏙 들어오는 제목을 붙여라
    • 우리는 월요일이나 화요일이면 금요일에 있을 테스트에 참여할 고객 찾기 작업을 시작한다. 이 말은 한 사람이 스프린트 외에 추가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미국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벼룩시장 — 옮긴이)
    • 각 기준에 대해 질문을 만든다. 이때 질문에 ‘정답’이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품권을 얻고 싶어서 이 조사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식당에 가는지 물어보는 대신 “보통 일주일에 몇 번 외식합니까?”라고 묻는다. 또한 음식 관련 블로그를 보는지 묻지 말고 “정기적으로 특정 주제의 블로그나 잡지를 읽고 있습니까?”라는 식으로 질문을 작성한다.  
    • 우리는 솔루션들을 한꺼번에 평가하고 한꺼번에 비판한 뒤 한꺼번에 결정을 내릴 것이다.
    • 수요일 오전의 목표는 프로토타입으로 만들 솔루션을 결정하는 것이다.
    • 현재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지만, 첫 출발은 달랐다. 이 회사의 첫 제품은 글리치Glitch라는 비디오 게임이었다. 글리치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인데 전투를 하지 않는 특이한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전투 대신 참가자들에게 그룹별로 협력하고 문제를 풀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독려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가 그렇듯이 말이지만, 선한 행위를 강조하는 이 별난 게임은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글리치가 대박을 터뜨리지 못할 게 분명해졌을 때, 이 회사는 이상한 행보를 보였다. 다른 게임을 만들거나 회사 문을 닫는 대신 곁다리 프로젝트, 즉 본디 사내용으로 쓰려고 개발했던 메시징 시스템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이 기업의 창업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이 메시징 시스템이 다른 기업에서도 효과적으로 쓰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이 시스템에 슬랙Slack이라는 이름을 붙여 세상에 내놓았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 선보인 슬랙은 기술 업체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출시한 지 1년이 지났을 무렵 6만 개가 넘는 팀에서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매일매일 슬랙을 사용할 정도였다. 업무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듣도 보도 못 한 놀라운 성과였다. 슬랙이 자사 제품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자평했을 때 언론도 고개를 끄덕였다.
    • 1. 미술관: 솔루션 스케치들을 마스킹 테이프로 벽에 붙인다. 2. 히트 맵 Heat map: 모든 솔루션을 조용히 살펴본 뒤 흥미 있는 부분에 스티커를 붙인다. 3. 스피드 비판: 각 솔루션에서 가장 스티커가 많은 부분을 신속하게 논의하고 포스트잇에 중요한 아이디어를 기록한다. 4. 여론 조사: 각자 하나의 솔루션을 선택하여 점 스티커를 붙인다. 5. 슈퍼의결권 행사: 결정권자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짐작했겠지만, 이때도 스티커가 활약한다.
    • 흥미를 불러일으키려고 스티커나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건 아니다. 스티커를 사용하면 지루하고 기나긴 언쟁을 벌이지 않고도 각자의 의견을 정하고 표현할 수 있다. 또한 포스트잇을 이용하면 단기 기억력에 의존하지 않고 중요한 아이디어를 기록해둘 수 있다.
    • 스케치들을 벽에 거는 것이다.
    •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여러 폐단이 뒤따른다. 자기 아이디어를 언변 좋게 주장하거나 카리스마가 강한 사람이 있으면, 듣는 사람의 마음이 그쪽으로 쏠리기 쉽다. 또한 아이디어와 그걸 낸 사람을 연결하거나(“제이미는 늘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야.”) 심지어 그 아이디어가 무엇에 관한 것인지 알기만 해도 편견이 생길 수 있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자신의 평범한 아이디어에 관해 멋들어진 주장을 펼치거나 이해하기 힘든 아이디어를 그럴싸하게 설명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현실에서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가 영업 현장에 나가 고객에게 그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설득하지는 않을 것이다. 스프린트에 참가한 전문가들에게 곧바로 와 닿지 않는 아이디어라면 고객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 히트 맵에는 한계점이 있다. 히트 맵은 사람들이 왜 어떤 아이디어를 좋아하는지는 알려주지 못한다. 또 당신이 스케치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 설명해주는 게 아니라서 스케치를 이해하려면 팀원들과 논의해야 한다. 그러려면 당연히 소리 내어 이야기가 오가야 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화요일 아침부터 대체로 피해오던 방법이다. 이 점을 잊지 않았길 바란다. 소리 내어 이야기를 나누는 건 위험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토론하고 논쟁하려는 타고난 충동이 힘을 받으면, 시간이 물 흐르듯 지나가버린다.
    • 벽에 붙여놓은 각 스케치를 검토할 때 돋보이는 아이디어를 서기가 포스트잇에 기록할 것이다. 이 메모들은 여러 용도로 쓰인다. 일단 이 메모들은 팀원들이 솔루션을 표현할 때 쓰는 공통용어가 될 것이다. 또한 이렇게 메모하면 모든 팀원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주의 깊게 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토론이 더 신속하게 진행된다.
    •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랑스러운 솔루션을 제시한 당사자는 비판이 끝날 때까지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이런 독특한 방법을 쓰면, 시간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했던 쓸데없는 소리를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솔직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스케치 작성자가 자기 아이디어를 설득하려 들면 나머지 팀원들은 그 아이디어를 비판하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 스피드 비판 시간에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결과는 유망한 아이디어들을 기록하는 것뿐이다. 어떤 아이디어가 프로토타입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입씨름할 필요가 없다. 그런 논의는 나중에 할 것이다. 즉석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떠올리려고 노력해서도 안 된다. 그냥 각 솔루션에서 돋보이는 부분을 적기만 하면 된다.
    • 1. 모든 사람에게 한 표씩 준다.(커다란 점 스티커를 붙여 자기 의사를 밝히는데, 우리는 분홍색 스티커를 좋아한다.) 2. 모든 사람에게 장기 목표와 스프린트 질문들을 상기시킨다. 3. 잠재력이 크지만 위험성이 있는 아이디어들에 대해서는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다. 4. 타이머를 10분으로 맞춘다. 5. 각자의 선택을 비밀리에 써본다. 스케치 전체를 선택할 수도 있고 스케치 안의 한 아이디어를 고를 수도 있다. 6. 시간이 다 되거나 모든 사람이 선택을 끝내면 스케치에서 자신이 선택한 부분에 스티커를 붙인다. 7. 각자 왜 그 부분을 선택했는지 간단하게 설명한다.(한 사람당 약 1분 동안)
    • 결정권자는 여론 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아이디어를 선택할 수도 있고 여론 조사 결과를 무시할 수도 있다. 표를 여러 아이디어에 나누어 던질 수도 있고 하나에 표 3개를 다 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결정권자가 원하는 대로 어떤 식으로든 해도 괜찮다.  
    • 두 개의 상충하는 아이디어가 있을 땐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대신 두 가지 모두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금요일의 테스트에서 각 프로토타입이 고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는지 볼 수 있다.
    • 1. 각 팀원에게 종이 한 장과 펜을 준다. 2. 각자 3분 동안 조용히 아이디어들을 쓴다. 3. 각자 2분 동안 자신의 아이디어들을 정리해 가장 좋은 것 2개~3개 정도로 줄인다. 4. 각 팀원이 선택한 가장 좋은 아이디어들을 화이트보드에 적는다. 7명이 참여한 스프린트라면 전부 15개~20개 정도의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5. 화이트보드에 적힌 아이디어 중 각자 가장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을 2분 동안 맘속으로 정한다. 6.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자신이 선택한 아이디어를 말한다. 그때마다 화이트보드의 해당 아이디어 옆에 점 스티커를 붙인다. 7. 결정권자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항상 그렇듯, 결정권자는 팀원들의 투표 결과를 따라도 되고 따르지 않아도 된다.
    • 수요일 오후에는 이런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계획을 짠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선택된 스케치들을 엮어서 하나의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것이다. 이 스토리보드는 화요일에 스케치했던 3칸짜리 스토리보드와 비슷하지만, 더 길다. 모두 10개~15개의 칸으로 이루어지며, 각 칸의 내용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 영화제작소 픽사Pixar는 애니메이션의 제작 작업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스토리보드를 완성하는 데 몇 달을 보낸다. 픽사가 이런 사전 작업에 많은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애니메이션을 다시 렌더링하거나 유명 배우들을 불러 목소리를 재녹음하는 것보다 스토리보드를 고치는 편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 우리는 이 스토리보드를 이용해 완성된 프로토타입을 머릿속에 그릴 것이다. 그래서 프로토타입이 실제로 제작되기 전에 문제점과 혼란스러운 점을 찾아낼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다루면 목요일의 활동에 더 여유 있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코치 마크coach mark: 애플리케이션을 처음 써보는 사용자를 위해 사용법을 간단하게 알려주는 장치.
    • 시작 화면이 그럴싸하면 고객들이 지금 프로토타입을 써보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스스로 우연히 이 제품을 발견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앱의 프로토타입이라면 앱 스토어에서, 새로운 시리얼 박스의 프로토타입이라면 식료품점 선반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그런데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의 프로토타입이라면? 현실에서 슬랙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신규 고객 중에는 기사를 읽고 슬랙을 알게 된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메르시는 가짜 <뉴욕타임스> 기사를 시작 화면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사무용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동향’에 관한 기사라면, 우리의 두 프로토타입인 슬랙과 개더를 소개할 완벽한 기회가 될 수 있었다.
    • 플랫아이언의 시작 화면은 임상연구 간호사들이 새 시스템으로부터 알림을 받는 이메일 수신함이 되었다. 새비오크는 고객이 호텔에 체크인했는데 칫솔을 가지고 오지 않은 상황을 시작 화면으로 했다. 테스트하고 싶은 실제 솔루션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한두 단계 거슬러 올라간 상황을 시작 화면으로 하는 것이 요령이다.
    • 당신의 솔루션을 경쟁 제품들과 함께 보여주는 건 대개는 항상 좋은 생각이다. 실제로 금요일에 당신의 팀이 만든 프로토타입과 경쟁사 제품들을 나란히 놓고 고객들에게 테스트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 빈틈을 채워야 한다고 결정했다면 ‘다음 기회에’ 스케치들이나 기존 제품에 있는 아이디어를 이용한다. 즉석에서 새 솔루션을 떠올리는 건 피한다. 수요일 오후에 새 아이디어를 내놓으려고 애쓰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활용 측면에서 부적절하다. 물론 각 칸에 무언가를 그려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빈틈을 메우고 앞서 선택된 스케치들의 내용을 확충하여 프로토타입에 믿을 만한 스토리가 담기도록 해야 한다.
    • 수요일 오후는 내내 스토리보드를 그릴 것이다.
    •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로 일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으려 하지 말고 이미 떠올린 좋은 아이디어들로 작업하라.   문구 작업을 다 함께 하지 않는다 스토리보드에는 대략적인 제목과 중요한 문구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하지만 팀원 전체가 함께 문구를 다듬으려 하지 마라. 단체로 문구 작성을 하면 시간 낭비는 말할 것 없고 두서없이 실없는 소리가 나오기 일쑤다. 그 대신 솔루션 스케치에 들어 있는 문구를 사용하거나 그냥 문구 작성을 목요일까지 미루어라.   세부사항을 충분히 포함한다 목요일에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죠?” 또는 “여기서 어떻게 하죠?”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스토리보드에 세부사항을 충분히 담는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모든 칸의 내용을 완벽하게 꾸미거나 뉘앙스까지 일일이 확인할 필요는 없다. “그런 세부사항은 내일 이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사람이 결정하면 됩니다”라고 말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도 된다.   결정권자가 결정을 내린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한정된 에너지를 이미 오전에 많이 써버려서 스토리보드 만들기가 힘들 수 있다. 이 작업을 더 쉽게 하려면 결정권자에게 계속 의지한다. 슬랙의 스프린트에서는 브레이든이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예술가’였지만, 메르시가 결정했다. 메르시에게는 또 다른 일거리가 주어진 셈이지만, 그렇게 하니 신속한 진행이 가능하고 일관된 의견이 유지되었다. 좋은 아이디어들을 전부 담지 못하더라도 앞뒤가 맞고 뜻이 통하는 스토리보드가 나올 수 있다. 무엇을 포함할지 입씨름하느라 하루를 보낼 수는 없다. 결정권자가 일부 사항에 관해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결정을 맡길 수는 있지만, 민주주의 정신을 고수하지는 말지어다.
    • 확실하지 않을 땐 모험을 해본다 때로는 이것저것 다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기억하시라. 스프린트는 위험요소가 있지만, 큰 성과를 불러올 만한 솔루션들을 테스트하기에 좋다. 따라서 당신이 평소에 우선시하던 방식을 바꿔야 할 것이다. 당장 다음 주에라도 구축할 수 있을 만큼 위험도가 낮고 간단한 해결책이라면 프로토타입에서 이를 구현해도 많은 것을 배우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쉬운 승리 대신 대담하고 큰 판돈을 걸어라.   스토리는 15분 이하로 만든다 15분 정도 안에 프로토타입 전체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한다. 15분이라면 짧아 보일지 모른다. 특히 고객과의 인터뷰 시간이 60분 정도인데 테스트 시간이 15분이라면 더 짧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인터뷰 분위기를 잡고 마지막에 차츰 마무리하는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고객이 생각하면서 이야기하고 질문에 대답할 시간까지 고려해야 한다. 15분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더 많은 시간이 들 것이다. 그리고 테스트 시간에 제한을 두는 데는 또 다른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15분이라는 방침을 고수하면 당신은 가장 중요한 솔루션에만 초점을 맞추고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없는 부분까지 건드리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경험에서 얻은 법칙 하나를 귀띔하자면, 스토리보드의 각 칸이 테스트에서 약 1분 정도를 차지한다.)  
    • 정신력은 아침에는 충전된 상태이다가 결정할 때마다 조금씩 줄어드는 배터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이런 현상을 ‘결정 피로감decision fatigue’이라고 부른다).
    • 솔루션을 실제로 구축하느라 몇 주, 몇 달, 심지어 몇 년을 보내는 대신 가짜로 꾸며낼 것이다. 옛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술집의 외관처럼 진짜 같아 보이는 프로토타입을 하루 만에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금요일에 고객들 — 영화 관객들처럼 — 은 주변 상황은 잊어버리고 이 가짜에 반응할 것이다.
    • 제대로만 가고 있다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자. 모든 아이디어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지금 엉뚱한 아이디어를 놓고 모험하는지, 혹은 괜찮은 아이디어인데 그저 확신하지 못하는지 일찍 아는 편이 낫다. 부적절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건 진짜 바보짓이다.
    • 가장 큰 문제는 당신이 어떤 일에 — 프로토타입이건 실제 제품이건 — 시간을 더 많이 쓸수록 그 일에 애착이 커져서 테스트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을 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루 동안 일한 결과에 대한 피드백은 선뜻 받아들이지만, 3개월 동안 매달린 일에는 집착하게 된다.
    • 배관이나 배선 작업도, 구조 공사도 필요 없다. 그냥 외관만 제작할 것이다.
    • 1. 어떤 것이든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 진부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이 그러하다. 믿어라! 당신 회사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할 방법이 있다는 확신과 낙관을 품고 목요일을 시작하면,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프로토타입을 만들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겠다. 그 방법들이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맞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지략을 발휘해 다른 좋은 방법을 생각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낙관적인 태도로 프로토타입 사고방식을 취한다면 방법은 늘 존재한다.   2. 프로토타입은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버릴 생각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지 마라. 이 솔루션이 잘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프로토타입 준비에 며칠 혹은 몇 주를 쓰고 싶은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추가로 공을 들여 얻을 수 있는 보상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고, 그러는 동안 당신은 패자가 될지 모르는 솔루션과 점점 더 깊이 사랑에 빠질 것이다.   3. 테스트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정도로만 구축하라, 더 이상은 금물 프로토타입은 질문의 답을 얻으려고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초점을 유지해야 한다. 완전히 기능하는 제품을 만들 필요가 없다. 고객이 반응할 수 있는, 진짜처럼 보이는 외관만 있으면 된다.   4. 프로토타입은 진짜처럼 보여야 한다 금요일의 테스트에서 신뢰성 있는 결과를 얻으려면 고객들에게 상상력을 동원하게 해서는 안 된다. 고객들에게 진짜 같은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반응이 나올 것이다.  
    • 시장에서 핏스타의 성공은 품질에 달려 있다. 하지만 스프린트에서의 성공은 핵심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을 만큼 프로토타입이 진짜처럼 보이는지에 달려 있었다.
    • 기존의 세련된 미적 감각 — 성인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 은 유지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끌 요소를 추가하여 진료실을 꾸밀 몇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다. 두 사람은 진료실에 크레용과 종이를 놔두었고, 바나나, 사과, 프루츠 바, 코코넛 워터도 준비했다. 장난감이 가득 든 보물 상자도 마련했지만, 로비가 너무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탁자 아래에 넣어두었다. 가정의학 전문의 두 명이 와 있었고, 원메디컬 직원 두 명이 로비를 맡았다. 모든 사람에게 대본을 줬다. 이렇게 프로토타입이 준비되었다. 그때 아이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다섯 가족을 모집했다. 테스트는 시작부터 말 그대로 장애물에 부딪혔다. 헤이스 밸리 병원 출입구에는 휠체어는 다닐 수 있지만, 유모차는 지나가기 힘든 작은 턱이 있었다. 크리스는 “아이들이 유모차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다음 놀란 건 유모차 안에 얼마나 많은 것이 들어 있는지 알았을 때였다. “가족들이 미리 준비해 왔더라고요. 장난감도 들고 오고 아이들이 갈아입을 옷도, 간식도 가져왔어요. 형제자매, 조부모, 유모도 함께 왔죠.” 성인에게 알맞게 꾸며진 로비가 금세 북적북적 복잡해졌다. 그래서 원메디컬 팀은 가족병원은 로비를 약간 다르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원메디컬은 접수 데스크 직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과소평가했었다. 아이들은 병원에 들어오자 불안해했다. 낯선 장소인 데다 어린아이들은 진료실을 보면서 아픈 예방주사를 연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운이 좋았어요. 마침 프로토타입 제작 스태프들이 이 상황에 딱 맞는 사람들이었거든요. 탤린Taleen과 레이철Rachel(원메디컬의 진료실 관리자들)이 반갑게 아이들을 맞아 안심시켜주었어요. 대본에 없던 일이었지만, 그 덕분에 가까스로 궁지에서 벗어났죠.”
    • 검사실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었다. 원메디컬은 기존의 검사실처럼 검사용 침대와 회전의자를 놔두는 대신 의사가 책상 뒤에 앉아 환자와 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도록 독려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검사실에 들어오자 책상이 걸림돌이 되었다. “아이들은 만질 수 있는 건 죄다 만졌어요. 서랍이란 서랍은 다 열어봤고요.” 그래도 아이들이 재미있어했기 때문에 책상이 그리 큰 문제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뒤 크리스와 스프린트 팀이 가족들을 인터뷰했을 때 이런 검사실의 구조가 아이들보다 부모들에게 더 큰 문제라는 게 드러났다. 부모들이 의사의 설명을 찬찬히 듣고 안심해야 하는데 검사실이 혼잡스러우니 의사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미묘한 차이지만, 부모들을 안심시키는 데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다행히 이 문제는 쉽게 바로잡을 수 있었다. 몇 달 뒤 개원한 원메디컬의 첫 가족병원은 한곳에서 성인과 아이들을 함께 진료할 수 있었고 원메디컬 팀의 가정의학 전문의들로 의료진을 꾸릴 수 있었다. 하지만 로비에 더 넓은 공간이 생겼고 검사실에는 성가신 책상이 사라졌다. 물론 출입구에 턱도 없었다.
    • 1. 적절한 도구를 선택한다. 2. 나누어서 정복한다. 3. 서로 연결한다. 4. 시범운영을 해본다.
    • 프로토타입은 실제 제품이 아니라 진짜처럼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 걸 잊지 마시라. 공급 체인이나 브랜드 가이드라인, 혹은 영업 교육에 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든 화소를 완벽하게 만들 필요도 없다.
    • 사회자는 스프린트 팀원들에게 다음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제작 담당(2명 이상) 연결 담당(1명) 저술 담당(1명) 자산 수집 담당(1명 이상) 인터뷰 담당(1)   제작 담당은 프로토타입을 구성하는 각 요소(화면, 페이지, 부품 등)를 만드는 사람이다. 주로 디자이너나 엔지니어가 해당하지만, 솜씨를 발휘해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맡을 수 있다.
    • 연결 담당은 제작 담당자가 만든 구성요소를 모아 매끄럽게 이어 붙이는 일을 한다. 보통 디자이너나 엔지니어가 맡지만, 프로토타입의 형태에 따라 거의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이 일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꼼꼼한 사람이 가장 적합하다. 연결 담당자는 오전에 모든 팀원이 따라야 하는 스타일 지침을 제시한다. 그리고 제작 담당자들이 구성요소들을 완성하면 점심을 먹은 뒤 이들을 연결하고 매만지기 시작한다. 모든 스프린트 팀에는 저작 담당이 필요하다. 저작 담당자는 스프린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 과학이나 기술, 그 외 전문 산업 분야에서 저작 담당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파운데이션 메디신의 암 진단 보고서 프로토타입을 생각해보자. 누구라도 의학 분야의 글을 그럴싸하게 쓰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지식을 보유한 제품 관리자가 스프린트에서 저작을 담당하도록 했다. 또한 목요일에는 자산 수집 담당이 적어도 한 명 필요할 것이다. 그리 매력적인 역할은 아니지만(‘자산 수집 담당’이라는 이름은 근사해 보이지만) 신속한 프로토타입 구축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역할 중 하나다. 프로토타입에는 사진, 아이콘, 혹은 완전히 처음부터 만들 필요는 없는 샘플이 포함될 수 있다. 자산 수집가는 웹, 이미지 라이브러리, 자사 제품들, 그 외에 이러한 구성요소를 찾을 수 있는 곳들을 샅샅이 뒤진다. 그러면 제작 담당들이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각종 구성요소를 수집하느라 작업을 중단할 필요가 없어서 진행이 빨라진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담당은 완성된 프로토타입을 이용해 금요일에 고객 테스트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목요일에는 인터뷰 대본을 작성해야 한다.(대본의 구성은 16장에서 상세하게 다루겠다.) 인터뷰 담당자는 프로토타입 제작에는 참여하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야 금요일의 테스트에서 감정이 개입되지 않을 것이고, 테스트 중에 마음이 상하거나 기분이 좋더라도 그런 감정을 고객에게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 시범운영의 주 관람자는 금요일에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눌 인터뷰 담당자다. 인터뷰 담당자가 프로토타입과 스프린트 질문들을 잘 알고 있어야 인터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 1996년 8월 어느 날 저녁, 나이절 뉴턴Nigel Newton이라는 출판업자가 한 더미의 서류를 들고 런던의 소호 지구에 있는 사무실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그 서류 중에는 검토해야 하는 책의 샘플 50페이지가 들어 있었지만, 뉴턴은 그 책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벌써 8개의 다른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은 원고였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샘플 페이지들을 읽은 건 뉴턴이 아니었다. 뉴턴은 여덟 살짜리 딸 앨리스Alice에게 원고를 건네주었다. 한 시간 뒤 방에서 나온 앨리스의 얼굴은 흥분으로 빛나고 있었다. “아빠!” 앨리스가 말했다. “다른 어떤 책보다 훨씬 더 재밌어요.” 앨리스는 계속 그 책 이야기를 했다. 책을 끝까지 읽고 싶었던 앨리스는 뉴턴이 나머지 원고를 구할 때까지 — 몇 달 동안 — 아빠를 졸라댔다. 결국 딸의 강력한 지지에 솔깃해진 뉴턴은 작가와 약소한 금액에 계약을 맺고 500부를 출판했다. 이렇게 해서 가까스로 세상에 나온 책이 바로 《해리 포터와 현자의 돌 Harry Potter and the Philosopher’s Stone》이다.
    • 앨리스는 〈해리 포터〉의 잠재력을 분석하려 들지 않았다. 표지 그림이나 유통, 영화 판권, 테마파크 따위가 머릿속에 없었고 그저 자기가 읽은 것에 정직하게 반응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예측하려 애썼지만, 그 예상들이 빗나갔다. 앨리스는 실제로 아이여서 올바른 판단이 가능했다. 그리고 앨리스의 아버지는 현명하게도 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팀원 중 한 사람이 인터뷰 담당자가 되어 표적 고객 다섯 명을 한 번에 한 명씩 인터뷰한다. 인터뷰 담당자는 각 고객에게 프로토타입을 사용하게 하고 고객의 생각과 느낌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동안 다른 방에서는 나머지 팀원들이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고객의 반응을 기록한다.
    • 제이컵 닐슨Jakob Nielsen은 사용자 연구 전문가로, 1990년대에 웹 사이트 사용성 분야(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웹 사이트 디자인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를 개척한 사람이다. 닐슨은 일하면서 수천 건의 고객 인터뷰를 봤는데, 어느 시점에 가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몇 번의 인터뷰를 해야 가장 중요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래서 닐슨은 제품 연구 83건을 분석해보았다. 인터뷰를 10번 했을 때, 20번 했을 때 등으로 나누어 얼마나 많은 문제가 발견되었는지 도표를 그려보니 놀랍게도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85퍼센트의 문제가 단 다섯 명을 인터뷰한 뒤에 발견된 것이다
    • 많은 사람을 테스트한다고 더 높은 통찰력을 얻는 건 아니었다. 닐슨은 “테스트로 발견할 수 있는 정보는 일정량을 넘어서면 곧 점차 줄어든다. 같은 조사에서 다섯 명 이상을 인터뷰해도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별로 없다. 투자수익률이 확 떨어지는 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나머지 15퍼센트를 알아내느라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니 85퍼센트만 고치고 다시 테스트하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 다섯 중에 두세 사람이 똑같은 반응을 분명하게 나타내면 —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 ‘왜’를 아는 건 중요하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왜 효과가 없는지 모르면 바로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 우리는 수백 차례 보았다 — 그의 인터뷰 기술이 연습으로 얻은 것임을 알 수 있다.
    • 1. 친근한 환영인사로 인터뷰를 시작한다. 2. 고객의 전반적인 배경에 관해 자유로운 대답이 가능한 일련의 질문을 던진다. 3. 프로토타입(들)을 소개한다. 4. 고객이 프로토타입에 반응하도록 세부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5. 고객의 주된 생각과 인상을 포착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 중요한 건 인터뷰 담당자와 고객이 나란히 앉아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인터뷰는 그룹 활동이 아니라 두 사람 간의 대화다. 팀원 중 한 사람이 온종일 인터뷰할 수 있고 두 사람이 교대로 할 수도 있다.(당신이 찾는 건 중요하고 분명한 패턴이므로 이런 작은 변화로 데이터가 손상될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잡담부터 시작해 스프린트와 관련한 개인적 질문으로 옮겨 가는 게 효과적이다. 고객이 인터뷰가 시작되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냥 자연스러운 대화처럼 느끼면 인터뷰 담당자가 제대로 하는 것이다.
    • 마이클은 일반적인 잡담(“어떤 일을 하세요?”)으로 대화를 시작한 뒤 화제를 피트니스 쪽으로 옮겨갔다.(“몸을 위해 하는 일이 있나요?”) 마이클은 질문을 던지면서 미소를 짓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을 맞추면서 고객이 편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 “프로토타입들을 좀 보시겠어요?”   이렇게 허락을 구함으로써 마이클은 서로 간의 관계를 한 번 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간다. 고객이 마이클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것. 또한 테스트하는 것은 고객이 아니라 프로토타입이라는 것. 그리고 이 말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 “여기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습니다. 제가 이걸 디자인한 사람이 아니라서 어떤 대답을 하셔도 제 기분이 상하거나 우쭐거릴 일이 없고요. 숨김없이 솔직하게 피드백해주시는 게 가장 도움이 됩니다.”
    • “제가 이걸 디자인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구절이 중요하다. 고객이 이들 아이디어에 인터뷰 담당자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솔직한 반응을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인터뷰 담당자는 목요일에 프로토타입 제작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실제로 관여했다 해도 “제가 이걸 디자인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 또한 인터뷰 담당자는 고객에게 생각을 입 밖으로 내서 말하라고 일러주어야 한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생각을 말로 표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떻게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는지 말해주세요. 혼란스럽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도 알려주세요. 마음에 드는 부분이 보여도 말해주시고요.”   소리 내어 말하면 인터뷰 효과가 특히 높아진다. 고객이 프로토타입의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어디에서 성공을 거두는지 눈으로 보는 것도 유용하지만,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들으면 아주 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앱 스토어에서 우연히 핏스타를 발견했다고 해봅시다. 왜 그 앱을 사용해보고 싶다는 결정을 하게 될까요?”   이렇게 살짝 찔러보면 고객은 앱 설명을 읽고 평가한 뒤 설치하고 사용해본다. “왜 결정을 하게 될까요?”라는 구절은 고객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돕는다. 우리는 단계마다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할 때보다(“이 앱을 설치하세요. 이제 가입하세요. 이름을 입력할 차례입니다”) 이처럼 간단한 과제를 던져주었을 때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이렇게 고객이 자유롭게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면 인터뷰가 흥미로워진다.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과제들을 지시하면, 그걸 따라 하는 고객이나 지켜보는 스프린트 팀이나 지루하기 마련이다. 고객이 작업을 해나갈 때 인터뷰 담당자는 질문을 던져서 고객이 생각을 말로 내뱉도록 도와야 한다.   “이게 뭔가요? 무엇을 위한 건가요?” “여기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리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걸 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 “뭘 보고 있나요?” “다음엔 뭘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죠?”   이때 대답하기 쉽고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터뷰 담당자는 정답을 얻으려 안달하지 말고 고객이 작업을 계속하면서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인터뷰를 마무리하기 위해 간단하게 정리하는 질문을 한다. 인터뷰하는 동안 보고 들은 게 너무 많아서 그중 가장 중요한 반응과 성공한 부분, 실패한 부분을 추려내기 어려울 수 있다. 정리 질문들을 던지고 고객의 대답을 들으면 인터뷰 중에 들었던 모든 이야기를 살피고 추려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음은 마이클이 던진 정리 질문들이다.   “이 제품이 당신이 지금 사용하는 제품과 비교해 어떻습니까?” “이 제품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이 뭔가요? 싫은 점은요?” “이 제품을 친구에게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이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 세 가지 마법의 소원이 있다면 뭘까요?”
    • 테스트 시간 동안 인터뷰 담당자는 계속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 중립을 지키면서도(“멋지네요!”, “잘했어요!”와 같은 말이 아니라 “으응”, “음음” 같은 말을 한다) 고객이 계속 말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기록할 필요는 없다. 기록은 스프린트 회의실에 있는 나머지 팀원들이 해줄 것이다.
    • 인터뷰의 힘과 관련해 우리가 좋아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우리의 친구이자 디자이너인 조 게비아Joe Gebbia의 경험담이다. 2008년에 조는 두 친구와 함께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세 사람은 자신들이 새로운 온라인 마켓과 관련하여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웹 사이트를 구축해서 오픈했고 완벽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몇 달에 걸쳐 개선 작업을 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이 서비스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몇 안 되는 고객을 얻고 약간의 매출을 올렸지만, 제자리걸음이어서 — 일주일에 200달러밖에 벌지 못했다 — 임대료를 낼 돈조차 부족했다. 창업자들은 자금이 다 떨어지기 전에 사업이 호전되기를 바라며 다소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기술적인 작업을 멈추고 사무실을 나가 소수의 고객을 직접 찾아간 것이다. 이들은 고객들을 만나 인터뷰했고, 한 번에 한 명씩 고객이 자사 웹 사이트를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았다. 조는 이 인터뷰를 “괴롭지만, 정신이 번쩍 드는” 경험이었다고 표현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죠.” 이들이 만든 웹 사이트는 오류투성이였다. 간단한 문제 — 달력에서 날짜를 선택하는 등 — 사람들이 헷갈리기 일쑤였다. 사무실로 돌아온 조와 공동창업자들은 일주일 동안 가장 눈에 띄는 문제를 고친 뒤 새 버전을 내놓았다. 그러자 매출이 일주일에 400달러로 두 배나 늘었다.
    • 힘을 얻은 세 사람은 한 차례 더 인터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웹 사이트를 개선했다. 그러자 매출이 1주에 800달러로, 1,600달러로, 3,200달러로 계속 두 배로 뛰었다. 그리고 이런 성장률은 계속되었다. 이 스타트업이 바로 에어비앤비Airbnb다.
    • 조는 “우리가 꿈꾸는 비전과 고객들 간에는 거리가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둘을 조화롭게 하려면 사람들과 이야기해봐야 합니다.”
    •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비전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비전과 결합해야 하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비전과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실제 이용자들에게 효과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 1. 좋은 초대자 노릇을 하라 당신이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고객이라고 잠깐 상상해보자. 당신은 새로운 제품(무엇인지 확실히 모르는)을 사용해보기 위해 난생처음 와보는 건물에 들어섰다. 그리고 지금 처음 만난 사람들의 관찰을 받을 것이다. 두 시간 전까지는 이런 만남도 괜찮을 듯 보였지만 막상 와서 보니 정말 그럴지 잘 모르겠다. 인터뷰 담당자는 초대자, 고객은 손님이다. 마이클은 인터뷰 시작 전에 먼저 고객의 긴장을 푸는 데 최선을 다한다. 미소를 많이 짓고 몸짓에도 신경 쓴다. 미리 박하사탕을 먹어두어 입 냄새를 상쾌하게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고객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돕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진다.   2. 주관식Open ended으로 질문한다 고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려면 유도신문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원하는 답을 유도하기 위해 묻는다는 걸 뻔히 알 만한 질문은 오히려 쉽게 피해갈 수 있다.(“이게 마음에 들죠, 그렇지 않나요?”라고 묻는 사람은 분명 없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의도하지 않았는데 유도신문을 하게 되는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당신 회사의 웹 사이트를 보고 있는 고객을 인터뷰한다고 해보자. 당신은 고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 시제품에 가입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을 것이다.
    • 인터뷰 담당자: “이 사이트를 보니 지금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드나요? 아니면 정보가 더 필요한가요?” 고객: “어, 정보가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아, 여기 FAQ가 있네요. 이걸 읽어볼게요.”   이런 대화는 언뜻 보면 괜찮을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선다형 질문(“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vs. “정보가 더 필요하다”)은 고객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지금 당신은 고객이 두 옵션 중 한 가지를 하기 원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힘들겠지만, 객관식 질문은 피해야 한다. 이런 질문들은 실제로는 거의 항상 유도신문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이렇게 묻는 대신 고객이 자유롭게 대답하도록 질문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인터뷰 담당자: “이 사이트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 고객: “잘 모르겠네요. 제 말은… 우리 회사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담당자: “왜 그럴까요?” 고객: (흥미로운 이유를 댄다)   이 시나리오는 우리가 지금 막 지어낸 것이지만, 수십 번 목격했던 상황이다. 주관식으로 물어보면 솔직한 반응과 이유를 알아낼 가능성이 더 크다. 지금까지 한 설명이 좀 복잡하게 들릴 수 있지만, 유도신문을 피하라는 마이클의 조언은 딱 두 가지 규칙으로 요약된다.   선다형 질문이나 “예 / 아니오” 질문을 하지 않는다. (“···할 겁니까?” “···한가요?” “그게 ···입니까?”)   육하원칙 질문을 던진다. (“누가···?” “무엇을···?” “어디에서···?” “언제···?” “왜···?” “어떻게···?”)   어떤 일에서건 그렇듯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건 연습할수록 더 쉬워진다. 인터뷰 담당자에게 유용한 한 가지 간단한 요령은 “누가”, “무엇을”, “어디에서”, “언제”, “왜”가 들어가는 샘플 질문들을 대본에 써 놓는 것이다.
    • 3. 어정쩡한broken 질문을 던진다 마이클 마골리스는 어정쩡한 질문을 던지는 데 대가다. 이 방법은 인터뷰 담당자가 뭔가 물어보는 말을 건네긴 건네지만, 고객의 판단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거나 대답에 영향을 미치는 말을 하기 전에 멈추는 것이다.   고객: “흠!” 마이클: “그럼, 뭐가···”(목소리가 잦아든다.) 고객: “음, 가격이 그렇게 높다는 걸 알고 놀랐어요.”   마이클은 진짜 질문을 던지지 않고도 고객에게서 솔직하고 유용한 대답을 얻었다. 그리고 고객은 질문이 모호한 탓에 마이클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았다. 이 예와 같은 상황에서 고객이 무언가에 반응하는데 그게 뭔지 말하지 않을 때는 “지금 가격을 보고 있나요?”라고 물어보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어정쩡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고객을 어느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지 않고서도 자기 생각을 말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또한 그저 말없이 있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항상 대화로 침묵을 메워야 한다고 강박을 느낄 필요는 없다. 말을 멈추고 지켜보며 기다리고 고객에게 귀를 기울여라.
    • 4. 호기심 어린 마음가짐 좋은 인터뷰어가 되기 위한 마지막 조언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가짐과 관련이 있다. 목요일에 팀은 프로토타입 마음가짐을 가져야 했다. 금요일에는 팀원들, 특히 인터뷰 담당자는 호기심 어린 마음가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호기심 어린 마음가짐을 갖는다는 건, 고객들과 이들의 반응에 몰입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고객의 말과 행동의 예기치 못한 세부사항들에 집중하면 생길 수 있다. 항상 “왜?”라고 물어보라. 뭔가를 가정하거나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각 인터뷰를 하기 전에 고객에게서 얻을 정보가 얼마나 흥미로울지 예상해보라. 몸짓을 이용해 친근한 느낌을 높이고 상대방을 잘 받아들인다는 인상을 심어주라. 미소를 짓고 몸을 기울여라. 팔짱을 낀 채 있지 마라. 호기심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고 심지어 학습할 수도 있다.
    • 슬랙은 자사 소프트웨어를 잠재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이번 주를 시작했다. 슬랙을 사용할 때의 많은 이점(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고 팀워크가 향상되며 업무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등)은, 고객이 이 소프트웨어를 모험 삼아 팀원들과 함께 한 번 사용해본 뒤에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실험해보는 건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서 슬랙은 처음부터 이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분명히 보여주어야 했다. 금요일에는 두 가지 솔루션이 경합을 벌였다. 슬랙의 제품 관리자인 메르시 그레이스는 고객에게 슬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단계별 안내서인 ‘끈질긴 투어’라는 아이디어를 선호했다. 반면 슬랙의 창업자이자 CEO인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봇 팀’이라는 아이디어를 보고 좋은 예감을 받았다. ‘봇 팀’은 컴퓨터의 제어를 받는 캐릭터들로 팀을 만들고 고객이 이 팀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슬랙을 시험해보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 금요일에 하는 일이 바로 이것, 스프린트의 결론 찾기다. 금요일에는 실제 고객에게 프로토타입을 보여주고,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고, 스프린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울 기회가 주어진다.
    • 모두 함께 인터뷰를 보면 된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동시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어 훨씬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 또한 일곱 사람이 머리를 맞대니까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 팀원들이 결과를 자기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므로 진실성과 신뢰성 문제도 피해갈 수 있다. 금요일이 끝날 무렵 스프린트 팀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정보에 근거해 결정할 수 있다. 이때는 인터뷰 결과(그리고 스프린트의 결과)가 아직 모든 사람의 단기 기억 속에 뚜렷하게 남아 있다.
    • “흥미로운 부분이 들리거나 보이면 포스트잇에 쓰세요. 고객이 한 말을 써도 되고 관찰한 것을 써도 됩니다. 일어난 일에 각자의 해석을 써도 되고요.” 이때 긍정적인 내용은 초록색, 부정적인 내용은 빨간색, 중립적인 내용은 검은색, 이런 식으로 내용에 따라 다른 색의 마커를 사용한다. 검은색 마커밖에 없다면 포스트잇 구석에 플러스나 마이너스 표시를 하고 중립적인 내용이라면 그 부분을 비워두면 된다.
    • 첫 번째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 스프린트 회의실의 대형 화이트보드에 가로 다섯 칸(인터뷰할 고객 한 명당 한 칸), 세로 몇 칸(프로토타입별로 한 칸, 혹은 프로토타입의 부분별로 한 칸, 혹은 답을 찾으려 하는 스프린트 질문별로 한 칸)의 표를 그린다.
    • 인터뷰하는 동안 스프린트 회의실은 조용해야 한다. 인터뷰 시간은 주의 깊게 듣고 상세하게 기록하는 시간이지 떠들썩하게 반응하거나 즉석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때가 아니다. 또한 인터뷰 중인 고객을 존중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고객에게는 당신의 말이 안 들린다.(영상은 ‘한 방향’으로만 전송되어야 한다.) 하지만 고객이 프로토타입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건 고객이 아니라 당신 팀의 잘못임을 명심해야 한다.
    • 다들 포스트잇을 읽을 수 있을 만큼 화이트보드 가까이에 서야 한다. 이제 5분 정도 조용히 메모들을 읽는데, 모두에게 메모장과 펜을 나누어주고 자신이 발견한 패턴을 기록하게 한다. 이때 3명 이상의 고객에게 공통으로 나타난 패턴을 찾아야 하지만, 두 명의 고객이 같은 반응을 보였더라도 특별히 강한 반응이었다면 기록해둔다. 각자 5분 동안 패턴을 찾고 나면 팀원들에게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공유하고 패턴을 큰 소리로 읽게 한다. 발견한 모든 패턴을 또 다른 화이트보드에 나열하고 각각에 대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중립적인 것인지 표시한다. 패턴들이 나열되면 이제 결과를 이해할 시간이다.
    • 슬랙은 스프린트에서 두 가지 결과를 얻었다. 첫째, 한 솔루션은 효과가 없다는 걸 발견했다. 그 덕분에 몇 달간 기술적인 작업을 하느라 쓸데없는 노력과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다. 또 다른 프로토타입은 결함이 있는 성공작이었다. 3주 뒤에 슬랙 팀은 ‘끈질긴 투어’를 개선하기 위한 후속 스프린트를 하러 모였다. 스프린트에서 이들은 메시징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효과적으로 설명했다. 도표들을 개선했고 설명서를 분명하게 고쳐 썼다. 그런 뒤 이 개선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자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 다섯 고객 전부가 새 웹 사이트를 이해했다. 이후 슬랙은 이 웹 사이트를 구축하여 오픈했다.
    • 로봇 제작업체인 새비오크는 스프린트에서 보기 드문 결과를 얻었다. 테스트한 거의 모든 아이디어가 성공적이었다. 이후 새비오크 팀은 이 아이디어들을 구현하여 시장에 내놓는 데 노력을 쏟았다. 그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결국 언론의 많은 조명을 받았고 호텔 고객 또한 늘어났다.
    • 블루보틀 커피에서는 세 가지 프로토타입이 전형적인 ‘혈투’를 벌였다. 그중 하나는 테스트 결과 실패해서 다행이었고, 나머지 둘은 성공했지만 결함이 있었다. 블루보틀은 성공한 두 프로토타입에서 최상의 요소를 택해 하나의 웹 사이트에 통합했고 그 결과 매출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 플랫아이언의 스프린트 질문은 자못 거창했다. 암 전문 병원이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 업무 흐름을 바꿀 것인가? 이건 위험부담이 큰 문제였다. 업무 흐름을 바꾸도록 임상연구 간호사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임상시험에 더 많은 환자를 등록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힘을 합쳐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뒤 임상연구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했다. 그 결과 결함이 있지만, 흥미로운 성공을 거두었다. 임상연구 간호사들은 프로토타입의 모든 부분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이 아이디어에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덕분에 플랫아이언은 소프트웨어의 설계와 개발 작업을 계속해야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6개월 뒤, 병원들은 환자들과 임상시험을 연결하는 실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 프로토타입이 실패하더라도 무언가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 또한 실패작을 볼 사람도 다섯 명뿐이다.
    • 프로토타입은 성공적이었다. 첫 번째 테스트에서 12초 동안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갔다. 두 번째 테스트도, 세 번째 테스트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테스트를 시작한 지 몇 시간 뒤 이들은 그날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테스트를 했다. 만세! 4타수 4안타였다. 마지막 테스트에서는 프로토타입이 49초 내내 잘 돌아갔다. 두 사람은 날아갈 듯 기뻤다. 1903년, 오빌 라이트Orville Wright와 윌버 라이트Wilbur Wright가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하늘에 띄운 순간이었다.  
    • 라이트 형제의 첫 출발은 야심만만했지만, 사실 무모하기도 한 목표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는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두 사람은 답을 찾아야 하는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1899년에 형제는 자신들처럼 하늘을 날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고, 스미스소니언협회Smithsonian Institute에 공기역학과 관련한 기술 논문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오늘날로 치면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Ask the Experts’를 이용한 셈이다. 형제는 연과 행글라이더를 연구하고 새를 관찰하는가 하면 배의 프로펠러를 공부해 기존의 아이디어들을 찾았다. 그런 뒤 이 아이디어들을 결합하고 조합하여 개선했다. 이후 몇 년 동안 형제는 프로토타입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점차 발전해나갔다. 한 번에 한 단계씩 과제를 해결하고 장애물을 뚫고 나갔다. 비행기가 충분한 양력을 받을 수 있을까? 사람이 비행기의 진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엔진을 추가할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형제는 수없이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두 사람은 하나의 구체적인 문제에 답을 찾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사용했다. 장기 목표를 꿋꿋이 고수했고 노력을 계속했다.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 같은가? 라이트 형제가 스프린트를 이용해 비행기를 발명한 건 아니다. 하지만 형제는 스프린트와 비슷한 도구들을 사용했다. 사용하고, 사용하고, 또 사용했다. 질문을 생각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하는 것이 생활이 되었다.
    • 논의를 테스트 가능한 가설로 바꾸는 방법을 찾을 것이고, 중요한 질문들에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이번 주에 답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야심 찬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해줄 다른 사람들의 전문지식과 집단의 능력에 신뢰가 생길 것이다.
    • 우리는 모두 하루, 1년, 삶에서 쓸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아침에 출근할 때면 오늘 당신이 쓰는 시간과 노력이 가치 있으리라고 생각해야 한다. 당신이 사람들의 생활에 차이를 불러오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 구글 벤처스에서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들이 세상을 더 좋게 바꾸길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신도 세상을 변화시키길 바란다.
    •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역사적인 비행에 성공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존 T. 대니얼스John T. Daniels는 이런 말을 했다. “두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힘든 노력과 상식 덕분이었죠.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우리 모두 라이트 형제처럼 자기 아이디어에 믿음을 가지고 진심으로 에너지를 전부 쏟아 부으면 과연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
    • 우리는 당신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당신이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 ‘포커스 그룹’은 10명 정도의 고객이 모두 함께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것이다. 포커스 그룹에서는 집단역학의 단점이 나타난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은 입을 다물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말을 많이 한다. 또한 자기 의견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고 누군가의 솔직한 감정이 반영되지 않은 집단의 의견이 형성된다. 반면 스프린트의 금요일 테스트에서는 일대일 인터뷰를 하고 고객의 반응을 관찰한다. 이런 인터뷰에서는 당신이 보는 것들을 믿을 수 있다.
    • 군더더기 없이 일에만 집중한다. 허세를 부리지 않고 본질에만 집중한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문제에만 집중해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과정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그 과정을 개선할 수 없는지, 체계화할 수 없는지를 고민한다. 항상 더 나은 방법을 찾는다. 또 이들의 강점은 이렇게 해서 찾은 깨달음이나 노하우를 자기만 혼자 쓰는 것이 아니고 주위와 적극적으로 공유해서 퍼뜨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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